하퍼 리 '앵무새 죽기이' 초판본. Oxfam영국 런던의 한 자선단체 중고서점에 기부된 책 상자에서 하퍼 리의 대표작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 미국 초판본이 발견돼 영국 국립도서관 소장품이 됐다.
23일(현지시간 22일) BBC와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에 따르면 이 책은 런던 포토벨로 로드에 있는 옥스팜 서점에 기부된 미국 고서 상자에서 발견됐다.
서점 부매니저 구르프리트 칼컷이 책을 정리하던 중 '앵무새 죽이기'가 눈에 띄자 판본을 확인했고, 매장 책임자 올리비아 헤이스먼-워커가 발행 시기와 표지 디자인, 제본 등을 조사해 미국 초판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헤이스먼-워커는 "기부된 책이 많아 자칫 지나칠 수도 있었다"며 "표지는 세월의 흔적이 있었고 가장자리도 닳아 있었지만, 안쪽 페이지는 매우 좋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 책은 이후 판매 목록에 올랐고 상태 감정을 거쳐 영국 국립도서관인 브리티시 라이브러리 산하 에클스 아메리카·오세아니아 연구소가 구입했다. 기부 상자에 담겨 서점으로 들어온 책이 영국의 국가 소장품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셈이다.
정확한 거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브닝 스탠더드는 '앵무새 죽이기' 미국 초판본이 상태에 따라 수천 파운드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전했다. 옥스팜은 판매 수익을 빈곤과 분쟁,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는 지역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헤이스먼-워커는 "이 책이 옥스팜 서점을 거쳐 브리티시 라이브러리의 국가 소장품이 됐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중고 서가와 기부 물품 속에 어떤 보물이 숨어 있을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 하퍼 리(1926-2016)와 초판본 '앵무새 죽이기'. Oxfam1960년 출간된 '앵무새 죽이기'는 1930년대 미국 앨라배마를 배경으로 인종차별과 정의, 성장의 문제를 다룬 소설이다. 백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누명을 쓴 흑인 남성 톰 로빈슨을 변호하는 변호사 애티커스 핀치와 그의 자녀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작품에는
"누군가를 정말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걸어봐야 한다"(You never really understand a person until you consider things from his point of view, until you climb inside of his skin and walk around in it)는 문장이 등장한다. 타인의 삶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기에 앞서 그 사람의 처지에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작품의 핵심 메시지를 압축한 구절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앵무새 죽이기'는 출간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았고, 전 세계에서 4천만 부 이상 팔렸으며 40개 언어로 번역됐다. 인종차별과 편견, 양심과 정의의 문제를 다룬 미국 현대문학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퍼 리의 대표작으로는 '앵무새 죽이기'와 2015년 출간된 '파수꾼'(Go Set a Watchman)이 있다. 미국 대통령 자유훈장을 받은 그는 2016년 89세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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