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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땐 울고, 흔들리면 배운다…두 에세이가 건네는 삶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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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하림의 여행·다이빙·울음 '세상이 끝나도 울면 다 된다'
김보리의 외국어·바느질·목공 '배워서 나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문학동네 제공문학동네 제공
"삶이 힘겨우면 언제든 도망치면 된다. 도망칠 힘 정도만 남겨두면 한 번에 되는 건 없어도 안 되는 것도 없다."

시집 '여름 키코'로 사랑받은 시인 주하림이 첫 산문집 '세상이 끝나도 울면 다 된다'를 펴냈다. 어린 시절의 상처와 불안, 여행과 다이빙을 하며 조금씩 자신을 회복해간 시간을 담은 책이다.

주하림은 부모의 잦은 갈등과 좁은 집에서 친척들과 부대껴 지낸 기억, 성인이 된 뒤에도 쉽게 가시지 않았던 답답함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런 시간을 버티게 해준 것은 할머니와 할아버지, 여동생, 상담 선생님처럼 곁을 지켜준 사람들이었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는 여러 나라를 여행한다. 낯선 도시에서는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잠시 다른 사람이 된 듯 살아볼 수 있었다. 그렇게 익숙한 환경을 떠나며 과거의 상처와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운다.

여행 끝에 만난 바다는 또 다른 전환점이 된다. 다이빙을 배우고 전문 자격증까지 딴 그는 물속에서 숨을 조절하고 압력에 적응하는 일이 삶과 닮았다고 느낀다. 무조건 버티는 대신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는 법을 익힌 것이다.

책 곳곳에는 과거의 자신에게 건네는 문장이 나온다. "네가 망가지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어", "그래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울면 된다. 울면 다 된다" 같은 말들이다.

이 책은 상처를 완전히 없애는 방법을 말하지 않는다. 힘들면 잠시 내려놓고, 도망쳐도 되고, 다시 숨을 고르면 된다고 말한다. 주하림이 여행과 바다에서 배운 것은 결국 자신을 덜 미워하고 오래 돌보는 방법이다.

주하림 지음 | 문학동네


뜻밖 제공뜻밖 제공
스무 살 첫 실연 뒤 김보리가 붙잡은 것은 영어책이었다. 단어 사이에 한숨과 눈물을 끼워 넣으며 그는 처음으로 "배움이 약이 된다"는 걸 알았다.

산문집 '배워서 나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는 그렇게 시작된 30여 년의 배움 기록이다. 외국어와 여행, 읽기와 쓰기, 바느질과 목공, 피아노, 걷기와 요가, 자전거와 수영까지 삶의 고비마다 무엇인가를 배우며 자신을 다독여온 시간을 담았다.

뚜렷한 성취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서점학교와 번역 기초 과정, 바리스타 자격증, 영화비평 입문, 어반 스케치, 셔플댄스, 1인 출판사 수업 등 배우다 만 것도 많다. 하지만 저자는 그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우울이 길어지면 걷고, 마음이 소란할 때는 손을 움직였다.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며 제주도를 한 달간 걸었고, 쿠알라룸푸르에서 어학원을 다녔다. 서울 부암동에는 생애 첫 자기만의 방인 '삼층서가'도 열었다.

저자에게 배움은 무엇이 되기 위한 사다리라기보다 삶이 굳지 않게 하는 '숨구멍'에 가깝다. 화분 바닥의 물구멍처럼 마음에 공기가 통하게 하고, 흔들릴 때 다시 중심을 잡게 해주는 일이다.

그는 "무언가 하고 있다는 실감만으로 막연한 불안이 덜어진다"며 "배움은 취미가 되고 취향이 되어 삶이 가난하지 않다"고 말한다.

김보리 지음 | 뜻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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