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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시개발 '감시 주도권' 놓고, 시의회 건교·해도위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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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도시계획 기능 '도시공간계획실'로 통합…건교위 소관으로 재편
한진CY·부산대 부지 등 주요 개발 현안 다룰 상임위 놓고 신경전
조상진 "업무 75% 원래 건교위" vs 윤지영 "1대부터 해도위 소관" 맞서
민주당 박상현 반대로 본회의 전자투표까지…여야 넘어 해도위 의원들 이탈표

29일 부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전재수 부산시장의 조직개편으로 신설되는 '도시공간계획실'의 소관 상임위원회를 건설교통위원회로 할지, 해양도시안전위원회로 할지를 두고 찬반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29일 부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전재수 부산시장의 조직개편으로 신설되는 '도시공간계획실'의 소관 상임위원회를 건설교통위원회로 할지, 해양도시안전위원회로 할지를 두고 찬반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
부산시의 조직개편으로 도시계획과 개발 인허가 관련 기능이 신설되는 '도시공간계획실'에 집중되면서 부산시의회 상임위원회 간 주도권 다툼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기존 건설교통위원회와 해양도시안전위원회로 나뉘어 있던 도시계획 관련 부서가 건교위 소관으로 재편되자 해도위가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29일 본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전자투표까지 진행됐다. 표면적으로는 상임위 소관 조정 문제지만, 한진CY 부지와 부산대 부지 등 부산의 굵직한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도시계획 부서를 시의회 어느 상임위가 감시·견제할지를 둘러싼 '힘겨루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시계획 기능 한곳에…쟁점은 '어느 상임위가 맡느냐'

부산시의회는 29일 제340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부산광역시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처리했다. 이날 본회의 개최와 해당 조례안 상정은 시의회 공식 의사일정에도 명시됐다.

개정안은 부산시 조직개편에 맞춰 상임위원회별 소관 실·국과 기관을 다시 나누는 내용이다.

CBS 종합취재결과, 신설되는 도시공간계획실과 주택건축국, 교통국, 신공항국, 건설본부 등은 건교위가 맡고, 해도위는 시민안전실과 해양수도전략실, 시민생활국, 도시기반시설국, 푸른도시국 등을 소관하게 된다. 부산도시공사는 기존 건교위에서 해도위로 옮겨진다.  

갈등의 출발점은 전재수 부산시장 취임 이후 추진된 시 조직개편이다.

부산시는 기존 도시혁신균형실을 도시공간계획실로 확대·재편하면서 미래공간전략국과 미래디자인본부, 도시계획국 등에 흩어져 있던 도시계획 기능을 한 조직에 모으기로 했다.

문제는 시의회 소관이었다.

그동안 도시계획 관련 업무는 건교위와 해도위에 걸쳐 있었다. 특히 도시계획국은 해도위 소관이었다. 하지만 조직개편으로 도시계획 기능이 도시공간계획실에 통합되면서 신설 실 전체가 건교위 소관으로 정리됐다.

시의회 공식 개정안에도 종전 해도위 소관이던 도시계획국이 빠지고 건교위에 도시공간계획실이 새롭게 배치된 것으로 나타난다.  

도시공간계획실은 향후 부산 전역의 공간계획은 물론 주요 개발사업과 연관된 도시계획 업무를 맡게 된다. 한진CY 부지와 부산대 부지 개발 등 대규모 사업의 도시계획 절차도 이 조직과 연결되는 만큼 어느 상임위원회가 이를 소관하느냐에 따라 시의회 내부의 견제·감시 범위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해도위 내부에서는 "1대 시의회 때부터 다뤄 온 도시계획 업무를 통째로 넘기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발이 나왔다.

윤지영 해도위원장은 도시계획 업무가 오랫동안 해도위 소관이었다는 점을 들어 도시공간계획실 역시 해도위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왔다. 반면 조상진 건교위원장은 도시공간계획실에 통합되는 업무의 상당 부분이 기존 건교위 소관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하나의 실을 두 상임위가 나눠 맡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도시공사 해도위로 넘겼지만…본회의서 결국 '찬반 투표'

양측의 충돌이 커지자 시의회 내부 조정도 이뤄졌다.

결국 부산도시공사는 건교위에서 해도위로 넘기고, 건설본부는 기존 해도위에서 건교위로 옮기는 절충안이 마련됐다. 시의회 운영위원회 역시 "상임위원회 간 심도 있는 논의와 조정을 거쳐" 소관을 정비했다고 밝혔으며, 건설본부는 건교위, 부산도시공사는 해도위 소관으로 조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상현 민주당 부산시의원. 부산시의회 제공박상현 민주당 부산시의원. 부산시의회 제공
하지만 갈등은 본회의까지 이어졌다.

해도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현 의원이 상임위 소관 조정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조례안은 전자투표에 부쳐졌다.

투표 결과 재석 의원 47명 가운데 찬성 42명, 반대 1명, 기권 4명으로 가결됐다.

반대표는 박 의원이 던졌다. 기권표는 해도위 소속 민주당 남명숙 의원과 국민의힘 성현달·이열 의원, 민주당
한갑용 원내대표 등에게서 나왔다.

정당에 따라 표가 갈린 것이 아니라 상임위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이탈표가 나온 셈이다. 본회의장에서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의 기권을 놓고 박종철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당 소속 의원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는 모습도 연출됐다.

해도 "건교위 공룡 상임위 된다" vs 건교 "업무 75% 원래 건교위"

박상현 의원은 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상임위 간 업무와 예산 규모의 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재편된 상임위별 소관 부서를 보면 건교위에서 1조 원이 넘는 예산을 심의하게 되는 등 상임위 간 격차가 너무 커진다"며 "건교위가 사실상 공룡 상임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의회 조상진 건설교통위원장(국민의힘·남구) 부산시의회 제공부산시의회 조상진 건설교통위원장(국민의힘·남구) 부산시의회 제공
반면 조상진 건교위원장은 도시공간계획실로 묶이는 기능 상당수가 이미 건교위 소관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도시공간계획실 내 업무의 약 75%는 기존에도 건교위에서 담당하던 것이고, 해도위 소관 업무가 추가로 들어오는 정도"라며 "하나의 실이 신설됐는데 이를 다시 두 상임위로 나눠 담당하는 것도 맞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윤지영 해도위원장은 최종 표결에서는 찬성표를 던졌지만 도시계획 기능 이관 자체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윤 위원장은 "오랫동안 해도위가 맡아 온 도시계획 업무가 건교위로 넘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밥그릇 싸움' 넘어 도시개발 견제권 재편

이번 충돌은 단순히 시청 실·국 몇 곳을 건교위와 해도위 등 어느 상임위가 맡느냐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게 시의회 안팎의 시각이다.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 중간 윤지영 위원장. 부산시의회 제공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 중간 윤지영 위원장. 부산시의회 제공
부산시 조직개편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도시계획 기능을 도시공간계획실로 모으는 것이고, 이 조직이 건교위 소관으로 정해지면서 향후 주요 도시개발 정책에 대한 예산 심사와 행정사무감사, 업무보고 등 의회 차원의 견제 창구 역시 건교위로 상당 부분 집중되기 때문이다.

실제 개편안에 따르면 건교위에는 도시공간계획실과 주택건축국, 교통국, 신공항국, 건설본부가 배치된다. 반면 해도위에는 도시계획국이 빠지고 부산도시공사가 새로 넘어온다.    

부산도시공사를 해도위에 배정하는 것으로 일정 부분 균형을 맞췄지만, 도시계획의 큰 방향과 민간 개발사업의 인허가 절차와 맞물리는 핵심 시정 업무를 건교위가 맡게 됐다는 점에서 상임위 간 신경전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재수 시장의 첫 조직개편이 부산시 행정조직뿐 아니라 시의회의 '권한 지도'까지 바꿔 놓으면서, 여야 대립과는 다른 상임위원회 간 도시개발 견제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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