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 출범 첫날인 2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에 현판이 붙어 있다. 류영주 기자공소청 출범으로 검사의 직접수사권이 사라졌다. 이에 따라 재판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새롭게 발견되면 어떻게 수사로 연결할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공소청 검사는 공소유지를 위해 사건관계인의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받는 '사실관계 확인'을 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재판 도중 위증이나 수사 단계에서 놓친 공범·주범 등 별개의 범죄 혐의가 포착되더라도 공소청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없는 만큼, 수사기관과의 연계가 공소유지의 새로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사실관계 확인' 증거 못 써…법정 증거조사는 별개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공소제기 여부나 재수사 요구 여부를 결정하거나 공소유지에 필요한 경우 피의자·사건관계인·전문가·사법경찰관의 의견을 듣거나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취득한 진술과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그렇다고 재판 도중 증인이 기존 진술을 뒤집었을 때 검사가 이를 다툴 방법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검사는 법정에서 해당 증인을 신문해 진술의 신빙성을 다툴 수 있고, 다른 증인을 신청하거나 감정·사실조회 등 법정에서 이뤄지는 증거조사를 활용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법과치유 오지원 대표변호사는 "법원에 사실조회 신청을 한다든지 그런 식의 활동들을 재판 단계에서 해왔는데 그걸 수사라고 보지는 않았다"며 "감정 신청이나 사실조회 신청까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저촉되는 건 아니라고 법원이 선을 그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현직 판사도 "재판이 열리면 검사의 수사권은 의미가 없다"며 "중요한 참고인이 새로 나오면 그 사람을 증인으로 세워 증인신문을 하는 방법으로 공소유지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증·숨은 공범 나오면?…검사가 직접 못 판다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 청사에 공소청 간판이 새롭게 설치돼 있다. 류영주 기자문제는 재판에서 단순히 진술이 달라지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위증 혐의가 드러나거나, 기존 수사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공범·주범이 새롭게 등장하는 경우다.
실제 법정에서의 위증이 기존 사건에까지 영향을 미친 사례도 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재심이 진행 중인 이른바 '필리핀 청부살인' 사건이다. 김모씨는 필리핀에서 호텔 사업을 하던 박모씨를 청부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징역 22년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이후 원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인물이 호텔 지분 관계 등에 관해 허위 증언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해당 증인의 위증 혐의 유죄 확정 등은 김씨 사건의 재심이 개시되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재판 과정에서 증인이 단순히 기존 진술을 번복하는 것을 넘어 실제 위증 혐의가 드러나거나, 기존 수사에서 찾지 못했던 공범·주범의 존재가 새롭게 포착될 수도 있다.
기존에는 공판 과정에서 새로운 범죄 혐의를 포착한 검사가 이를 직접 수사로 이어갈 수 있었지만, 공소청 출범 이후에는 직접수사가 불가능하다. 공소청 검사는 별도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해야 한다. 법정에서 범죄 단서를 직접 포착한 검사와 실제 수사를 맡는 사람이 달라지는 셈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경찰관은 법정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로 인지해 수사해야 하는 사건은 구조적으로 수사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이런 사건들이 묻힐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일 검찰청 폐지와 함께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하면서 수사와 기소는 완전히 분리됐다. 기존 검찰이 수사하던 사건은 사건의 성격과 관할에 따라 중수청과 경찰 등 각 수사기관으로 이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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