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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호통' 소리만 남는 '국감'에, 기업잡는 세무조사…유통·식품업계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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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세무조사…긴장감 도는 유통·식품업계
홈플러스 납품업체와 입점상인 피해도 쟁점
"쇼츠나 유튜브가 국회의원들의 중요한 홍보 수단, 국감도 더욱 더 호통치는 장면으로 갈 것"
국세청 세무조사로 업계의 대응 부담도 커져

홈플러스 김광일 공동대표(MBK파트너스 부회장)와 오는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 조주연 대표(오른쪽). 홈플러스 제공홈플러스 김광일 공동대표(MBK파트너스 부회장)와 오는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 조주연 대표(오른쪽). 홈플러스 제공
국세청의 대규모 세무조사에 이어 6일부터 27일까지 국정감사가 열리면서 유통·식품업계에 긴장감이 감돈다. 기업인들이 국감 증인으로 잇따라 채택된 가운데 홈플러스 납품업체와 입점상인 피해, 쿠팡의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 거부, 식품 원재료 담합 등이 주요 쟁점으로 거론된다.

이번 국감에서는 홈플러스 납품업체와 입점상인 피해도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납품업체와 입점상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상적인 영업 기반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서울회생법원이 지난달 2일 회생계획안을 인가했지만 점포 폐점과 매각이 예정돼 있어 납품업체와입점상인의 영업 불안은 여전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7일 중소벤처기업부 국감에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납품업체와 입점상인에 대한 지원 대책과 경영 부실에 대한 책임 등을 물을 예정이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관련해 질의를 받게 될 예정이다.

쿠팡의 공정위 현장조사 거부도 정무위에서 다뤄진다.

공정위는 쿠팡이 '가격 맞춤형 쿠폰(PMC·Price Matching Coupon)'의 할인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겼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착수했지만, 쿠팡은 사전통지 절차를 문제 삼아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서울고법은 지난달 23일 쿠팡의 현장조사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쿠팡이 제기한 현장조사 결정 취소 소송은 별도로 진행된다.

정무위에서는 이와 관련해 주성원 쿠팡 총괄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다뤄진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약 3755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등과 관련해 쿠팡에 과징금 6246억8100만원을 부과했다. 과방위는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 브렛 앤서니 매티스 쿠팡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를 증인으로 부른다.

과방위는 개인정보 관리 감독 질의를 위해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김정훈 정보보호최고책임자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외주 고객상담업체에 위장 취업한 범죄 조직원이 약 1천건의 고객정보를 무단 조회·유출하고 이를 이용해 사적 보복 범죄를 벌인 사건이 쟁점이다.

식품업계에서는 설탕·밀가루 가격 담합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7일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에 조영식 CJ제일제당 부사장, 이운익 삼양사 대표를 증인으로 부른다. 공정위는 지난 2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의 설탕 가격 담합에 과징금 약 3960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올해 밀가루 제조·판매업체 7곳에 6710억원, 전분·전분당 제조업체 4곳에 7476억원의 과징금도 각각 부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감 때마다 답변은 잘 듣지 않고 그냥 윽박지르고 '나가세요' 하는 방식이 매년 반복되긴 하는데 나랏일이니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참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지금 경영 활동에 집중해야 되는 엄중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데 의원들이 호통치는 그 순간을 위해, 국감을 준비하고 참석해야 하는 상황이 상당히 부담이기는 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쇼츠나 유튜브가 국회의원들의 중요한 홍보 수단이 되면서 국감도 더욱 더 피감자들에게 호통치는 장면들 위주로 가게 될 거 같다"며 "의정 활동으로 홍보하는 거니까 이런 문화가 쉽게 바뀔 것 같진 않다"고 했다.

업계 "큰 기업은 건드리지도 못하면서 만만한 곳만 세무조사, 기막힌 상황"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모습. 연합뉴스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모습. 연합뉴스플랫폼 기업 최고경영진도 다수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윤구 구글코리아 사장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았다. 두 기업 모두 탈세 의혹을 받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국내에서 벌어들인 1조원대 이익을 독일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로 이전하면서 국내에서 원천징수해야 할 1천억원대 세금을 내지 않은 '역외탈세' 혐의를 받는다. 해외 계열사에 업무지원 용역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관련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은 혐의도 있다. 구글코리아는 국내 광고, 유튜브 구독 서비스, 앱 마켓 인앱결제 수수료 등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외로 이전하고 국내 매출을 축소해 법인세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히 국세청의 세무조사로 업계의 대응 부담도 커졌다. 국세청은 지난달 14일 물가 불안을 조장하면서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41개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농축산물 유통업체 23곳, 가공식품·외식 프랜차이즈·배달 플랫폼 16곳, 패션 플랫폼 2곳이다. 중견기업 8곳과 중소기업 33곳이며, 이 중 2곳은 코스피 상장사다. 국세청은 이들의 탈루 혐의 금액을 약 1조원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종합식품업체인 풀무원은 원재료비와 물류비 상승을 이유로 가공식품 가격을 크게 올렸지만, 실제로는 국내외 특수관계법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제품 원가에 포함해 소비자에게 떠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무신사 등 패션 플랫폼 업체 2곳도 조사를 받고 있다. 패션 플랫폼 업체에는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가격 인상 유도, 매출 누락, 특수관계법인에 대한 광고비·용역비 과다 지급 혐의도 적용됐다.

특히 무신사는 올해 정기세무 조사 대상이었다가 갑자기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윗선의 의지가 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이재명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관련 스타벅스 프로모션 비판에 이어 7년 전 고(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 문구를 사용한 무신사의 광고를 거론하며 공개 비판하자, 무신사는 "7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 내부 프로세스의 부재와 경솔한 판단이 남긴 상처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사실을 깊이 새기고 있다"며 사과하고 박종철센터를 방문해 재차 사과했다.

조만호(앞줄 첫번째)·조남성(뒷줄 두번째) 무신사 대표 등 임직원 5명이 지난 5월 22일 서울 관악구 박종철센터를 방문해 이현주 센터장(앞줄 두번째)을 만났다. 박종철센터 인스타그램 캡처조만호(앞줄 첫번째)·조남성(뒷줄 두번째) 무신사 대표 등 임직원 5명이 지난 5월 22일 서울 관악구 박종철센터를 방문해 이현주 센터장(앞줄 두번째)을 만났다. 박종철센터 인스타그램 캡처세무조사를 받는 업계 관계자는 "국세청 조사관 수십여 명이 들이닥쳐 수개월 동안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기업으로서는 압박이 심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영업이익도 얼마 되지 않아 사업에만 집중해도 될까 말까 한 상황에서 공정위 조사에, 세무조사까지 들이닥쳐 기업 운영 자체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도 "국가 산업이 반도체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나머지 기업들은 정말 힘든 상황인데 정부 차원에서 큰 데들은 건드리지도 못하면서 '물가 잡는다'며 소비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효과가 큰 만만한 업체만 갖고 세수가 얼마나 확보가 됐다는 둥 하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참 기막힌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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