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김성수 대법관 취임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황진환 기자대법관 임명을 두고 벌어진 청와대와 대법원의 충돌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서 '재제청 거부' 관련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하면서 민주화 이후 대법원장이 직접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하는 초유의 사례가 나오나 싶었지만, 조 대법원장은 관례대로 국정감사에서 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주화 이후 없었다…曺도 관례대로 '국정감사 답변' 거부
대법원 국정감사가 6일 열린다. 최대 이슈는 단연 '대법관 임명' 문제다.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청와대가 거부하더니 재제청을 요구했고, 그러자 이번엔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상황이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8월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제청했지만, 청와대는 이를 거부하고 다른 후보자를 재제청하라고 밝혔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에 고심하던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2일 재제청을 거부했다.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가 재제청을 요구한 문서에는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았고,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청와대의 법적, 절차적 하자를 지적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거세게 반발하자 조 대법원장은 "여러분들이 궁금한 게 많다고 들었다. 그런 내용들을 앞으로 국정감사를 통해서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대법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답변하지 않는다'는 관례가 깨지나 싶었지만, 조 대법원장 역시 관례를 따르기로 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법원장은 국정감사 인사말을 한 뒤 자리를 떠나고, 법원행정처장이 대신 질의응답하는 것이 관례였다.
曺 "협의 내용 공개도 부적절"…싸움판 될 국감장
여기에다 조 대법원장은 국정감사 불출석 의사를 전하며 "이재명 대통령과의 협의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연일 재제청 거부 관련 입장을 밝히라고 조 대법원장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은 입장을 밝힐 의사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어서, 이날 국정감사는 여야의 공방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지난해 벌어진 '대법원장 이석 금지' 상황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13일 열린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관례를 깨고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금지했고, 그에게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왜 대통령 선거 전에 파기환송했는지' 등의 질문을 쏟아낸 바 있다. 결국 조 대법원장은 이석하지 못하고 90분 동안 자리를 지켜야 했다.
다만 조 대법원장이 기관장 인사말이나 마무리 발언를 통해 재제청 관련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국정감사 역시 혼란이 불가피한 가운데 재제청 관련 이슈 장기화는 물론 대법관 공백 사태도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성수 대법관 임명으로 대법관 공백은 2명에서 1명으로 줄었지만, 대법관 미충원 상태가 이어지며 소부 운영 등 재판 부담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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