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일반직 공무원 증원이 최근 몇 년 새 사실상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직 증원 규모는 2021년 538명에서 2023년 1명으로 급감했다. 2024년 9명, 2025년 29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지난 2일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수사 부담이 커지면서 현장을 뒷받침할 인력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38명에서 단 1명으로…줄어든 경찰 일반직 증원
AI 생성 이미지
5일 CBS노컷뉴스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광희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 일반직 정원 증원 규모는 2019년 264명, 2020년 453명, 2021년 538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2022년 103명으로 줄더니 2023년에는 단 1명에 그쳤다. 2024년 9명, 2025년 29명으로 다시 늘었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5.4%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경찰청이 인력 보강을 위해 내년도 정기 직제 개편에서 요구한 일반직 공무원은 207명이다. 정기 직제는 각 부처의 요구를 행정안전부가 검토하고, 기획예산처가 예산을 편성해 정부 예산안에 반영한 뒤 국회 심의를 거쳐 12월에 최종 확정된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정부 예산안에 반영한 내년도 경찰청 정원 증원 규모는 경찰관과 일반직을 합쳐 215명이다. 이 가운데 일반직이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 일선서 간부급 경찰은 "경찰청도 장기적으로 경무나 정보화장비 같은 부서는 일반직으로 대체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도 "예산 등 문제로 경찰청 측에서 요구한 207명에 한참 못 미치는 인원이 증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행정은 일반직, 치안은 경찰관"…현장 경찰 늘려야
황진환 기자일반직은 경찰관 신분이 아닌 공무원으로, 경찰 조직에서 인사·예산·정보통신 등 다양한 행정·지원 업무를 맡는다.
경찰 안팎에서는 그동안 경찰관은 범죄 예방과 수사 업무를, 일반직 공무원은 행정 업무를 맡는 분업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내근 행정 업무를 일반직이 맡으면 지구대·파출소, 112종합상황실, 여성·청소년, 수사·형사 등 민생치안 현장에 경찰관을 더 많이 배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경찰청지부 김대령 노조위원장은 "경찰에 더 많은 수사 인력이 필요한데 현재 일반 행정 업무를 보는 경찰관이 4만 명 정도 된다"며 "13만 경찰 조직의 1/4에 해당하는 이 인원이 수사 부서나 지구대·파출소에 배치되면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역시 이번 자료에서 "일반직 전환 가능 직위를 면밀히 분석해 추가 발굴하고 일반직 비중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일반직 증원이 거의 이뤄지지 않으면서 구조 개편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반직 신규 채용 3년 만에 3분의 1로…수사 현장 '인력난'
이미 조직 내에 있는 일반직 현원도 거의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일반직 현원은 2022년 말 5963명에서 올해 9월 6037명으로 1.2% 느는 데 그쳤다.
이는 신규 채용이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일반직 신규 채용은 2022년 991명에서 2023년 732명, 2024년 558명, 지난해 341명으로 3년 만에 3분의 1 수준이 됐다.
그사이 경찰이 처리해야 할 사건은 늘고 있다. 경찰에 접수된 사건은 2022년 239만 건에서 지난해 321만 건으로 약 3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사 인력은 3만 4695명에서 3만 6823명으로 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단순 계산하면 수사 인력 1명당 연간 접수 사건은 68.9건에서 87.1건으로 늘어난 셈이다.
일반직 2만 명까지 늘려야…"경찰은 치안·수사에 집중"
연합뉴스
경찰관이 수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반직 공무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령 위원장은 "일반직 공무원을 현재 약 6천명에서 1만 5천~2만명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며 "일본은 조직 내 12%가 일반직 공무원인데 한국은 현재 4%로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일반직 공무원 증원 방법을 두 가지 제시했다.
먼저 행정 업무를 맡던 경찰관이 퇴직하면 해당 정원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경찰관보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일반직으로 자리를 채우고, 절감한 예산으로 수사 부서나 인력이 부족한 지역의 지구대·파출소에 경찰관을 충원하자는 것이다.
또 다른 방안은 트라우마나 부상 등으로 현장 근무가 어려워 행정 업무를 맡고 있는 경찰관이 시험을 거쳐 일반직으로 전환활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행법에는 이런 제도가 없지만, 행정법·행정학 등의 시험을 거쳐 일반직으로 전환하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비는 경찰관 정원은 현장 인력 충원에 쓸 수 있다.
이광희 의원은 "경찰관은 치안과 수사 현장에, 전문 행정은 일반직공무원에게 맡기는 것이 경찰 개혁의 출발점"이라며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행정직 정원 확충과 채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