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혁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관련해 합동 현장조사 TF 최종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군 당국이 최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사고를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으로 최종 판단하면서도 해당 지뢰지대 제거에 그친 것은 향후 단계별 대응을 위한 계산된 조치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5일 이번 사고에 대한 최종 수사 발표를 통해 정밀 감식 결과 등을 근거로 이같이 결론짓고 사고지역 지뢰 제거작전을 전격 단행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폭발 지점이 위성계측(GPS) 등으로도 군사분계선(MDL) 이남 10여m임이 확인됐고, 지뢰의 종류도 북한 수지반보병지뢰(플라스틱 대인지뢰)로 판명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未)폭발 상태로 발견된 지뢰 2발은 각각 3cm와 5~10cm 깊이로 땅에 묻혀있었고, 폭발한 지뢰와의 간격 등으로 미뤄 유실이 아닌 전형적인 매설 형태였다고 지적했다.
합참은 이에 따라,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유엔군사령부와 긴밀한 공조 하에 이날 오후 해당지역 지뢰지대를 폭파 방식으로 제거했다.
또 북한이 MDL 이남에 설치한 지뢰지대를 자발적으로 없애지 않을 경우, DMZ 평화와 우리 장병 안전을 위해 해당 지뢰들에 대한 제거작전을 지속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경고에도 북한이 지뢰 제거에 자발적으로 응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제로에 가깝다.
북한은 MDL 기준선에 대한 인식 자체가 우리와 다르기에 이를 경계선으로 한 각자 관할구역에 대한 해석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은 지난달 30일 "우리 군인들은 단 한 번도 국경선을 넘은 적이 없다"면서 "(한국군의) 자작광대극"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가 5일 25사단 DMZ 작전간 지뢰 폭발상황 관련 합동 현장조사 TF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이날 수행된 MDL 이남 북한군 지뢰 제거 작전의 영상을 캡처한 장면. 연합뉴스따라서 우리 군이 판단하는 MDL 이남의 북한군 지뢰지대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북한 측 반응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 주장하듯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같은 고강도 상응 조치를 꺼내 들 경우, MDL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남북관계는 무력충돌 직전의 위기 국면으로 다시 악화될 공산이 크다.
물론 북한은 우리 측의 지뢰 제거에 해당 지역의 관할권을 주장하며 강경 대응할 수 있다. 최근 김여정 담화는 북한군에 대한 경고사격이 아닌 실지사격을 전제하면서도 '가차없는 보복'을 위협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가 유엔사와 공조 하에 유연하게 대처한다면 MDL 문제에 대한 접근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MDL 기준선 설정을 위한 우리 측 군사회담 제의에 묵묵부답이다.
북한은 하루 평균 최대 7천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248km MDL 일대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에 여념이 없다. 현재 공정은 40~60% 수준으로 향후 2년 내 완료될 것으로 합참은 예상했다.
북한이 이처럼 요지부동인 상황에선 MDL 월선에 따른 정전협정 위반이 그나마 대화 통로를 만들어낼 거의 유일한 수단으로 보인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최근 국회 답변에서 "(북한이 MDL 대화 제의에) 아직까지 답이 없는데, 저는 이번 (지뢰폭발) 건을 계기로 '서로 확인을 하자' '좀 테이블로 나와라' 이거는 강력하게 주장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뢰 사고를 '불의의 사고'로 부르며 전략적 인내 기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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