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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사법화' 美중간선거 과열조짐…치열한 법정 공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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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주장해온 트럼프의 돌발 행동 예측불허
투표소 앞 주방위군 배치, 외부 해킹 이유로 투표용지 압수 등
WSJ "선거 전문가들, 상하원 둘러싸고 법적 분쟁 대비"
WP "승패는 유권자들에게 달렸지만 대법원도 상당한 역할할 듯"

지난달 중순 노스캐롤라이나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지난달 중순 노스캐롤라이나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후반기 국정동력 수위를 판가름할 중간선거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과정 전반을 놓고 치열한 법정 분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통령 선거 2년 뒤 시행되는 중간선거는 말 그대로 현 정권과 집권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美언론들 "이미 선거 관련 소송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통상 공화당에 불리한 선거가 될 것이란 예상이 많은데, 문제는 상하원 의석을 민주당에 얼마나 내어줄지다.

이란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물가와 강경한 이민정책 등을 놓고 일단 미국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이번 중간선거가 부정 선거로 흐를 수 있다는 취지 메시지를 과거 수차례 발송한 만큼, 선거가 임박할 수록 예상치 못한 변수가 튀어나올 수도 있다.

결국 선거를 둘러싼 모든 갈등의 해결은 궁극적으로 법원, 특히 대법원 최종심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간선거는 연방 상원의원 100석 중 35석, 연방 하원의원 435석 전체를 놓고 여당인 공화당과 야당인 민주당이 맞붙는다.

미국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진영 갈등이 첨예해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정치 슬로건이 난무하다.

선거 과정 단계별로 변수가 튀어나올 때마다 이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선거 전문가들이 핵심 상원 또는 하원 선거 결과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각 선거의 승패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하겠지만, 대법원 역시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이미 양당이 전국에서 제기한 선거 관련 소송이 쏟아지고 있다"며 "대법원이 의회 장악권을 결정할 수 있는 초접전 선거에 끌려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토안보부 요원이나 주(州)방위군 투표소 배치?

미국 민주당 연방 상·하원 지도부. 연합뉴스미국 민주당 연방 상·하원 지도부. 연합뉴스
이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투·개표 과정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이란전쟁 장기화와 관세 남발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생활고, 그리고 불법이민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국정지지율은 최저치를 찍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공화당 소속 후보들도 이같은 상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특단의 대책으로 중간선거 직전 국토안보부 요원이나 주(州)방위군을 투표소에 배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상 중간선거는 대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데 민주당 성향의 유권자들이 투표소 방문을 자제하게 되면 그만큼 공화당에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민주당은 당장 소송과 함께 긴급 신청으로 맞선다는 계획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꾸준히 주장해온 '적대 세력에 의한 투표 시스템 해킹' 이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개표 직전 투표용지를 압수하는 조치에 나선다면 대규모 법적공방이 불가피해지고 선거 결과 발표 자체가 무한정 늘어질 수 있게 된다.

실제로 NYT는 "유권자 위협과 투표용지 압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간선거 최종 결정은 결국 연방대법원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대법원. 연합뉴스미국 워싱턴 DC의 연방대법원. 연합뉴스
이와 함께 개표 직후 공화당의 참패가 예상되면 부정선거 가능성을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행동을 보일지도 예측 불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공개된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선거를 앞두고 내란법을 발동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에 대해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거나 확정하지 않는다. 나는 그것(내란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WP는 "트럼프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접전인 선거에서는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이의 제기와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이미 상하원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개입에 대응하기 위한 150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토안보부 요원과 주방위군을 투표소에 배치하거나, 외국 적대세력의 투표 시스템 해킹 발표 후 연방 당국이 일방적으로 투표용지를 압수하는 사태에 대한 대응책도 포함됐다.

민주당은 또 선거관리를 담당하는 각 주정부의 민주당 소속 법무장관들을 중심으로 선거 당일과 그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변수에 대한 모의 대응 훈련도 마쳤다.

미국에서 선거 관련 소송은 최종적으로 대법원까지 가는 경우가 많아 역대 주요 선거에서도 대법원이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대법원은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중단을 명령해 당시 공화당 조지 W. 부시가 민주당 앨 고어를 누르고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던 2020년 대선에선 대법원이 펜실베이니아주의 우편투표 관련 이의 제기를 기각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한 4개 경합 주의 선거 결과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중간선거 관련된 최종심에서 대법원이 개별 사건에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현재 미 연방대법원은 보수 성향 6명, 진보 성향 3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됐다는 평가를 받지만, 보수 성향 대법관들이 항상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았다.

최근 사례를 보면 대법원은 미 연방우정청이 우편투표 용지를 심사하도록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는 제지했지만, 유권자의 시민권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연방 이민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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