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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법인 투기 잡는다더니…적발 후 제재는 '지자체 재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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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지난해 사업범위 위반 272건 적발…부동산업 위반 27건
지자체장 해산 청구 '의무 아닌 재량'…문대림 의원, 법 개정 추진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김명지 기자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김명지 기자
농업법인의 불법적인 농지 이용이 정부의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률상 사업범위를 벗어난 농업법인이 적발된 경우에도 정부가 직접 제재할 권한이 없는 데다, 지자체의 후속 조치 역시 재량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농해수위·제주시갑)이 6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농업법인(농업회사·영농조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농업법인의 사업범위 위반은 27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부동산업 금지 조항을 위반한 사례는 27건이었다.

특히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계기로 농업법인의 부동산업을 금지하는 조항이 마련된 이후 2022년부터 4년간 적발된 사업범위 위반은 모두 2374건에 달했다. 이 중 부동산업 금지 위반은 279건이었다.

현행법상 농업법인이 정해진 사업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하면 해산명령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해산 청구 여부는 지자체장의 재량에 달려 있다.

농어업경영체법에 따르면 시장·군수·구청장이 법원에 농업법인의 해산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무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지자체가 업무 부담이나 자체 판단 등을 이유로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위법 행위가 적발된 법인이 그대로 존속할 수 있는 구조다.

농식품부가 실태조사를 통해 위반 사실을 확인하더라도 직접 제재할 수단이 없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지자체가 실제 해산 청구 등 행정조치를 했는지 중앙정부가 확인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돼 있지 않다.

농업법인이 소유한 농지는 전체 농지 가운데 약 0.2%(1만1540곳)에 불과하지만, 법인 명의를 활용한 기획부동산 투기는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왔다.

농업법인을 설립해 개발 예정지 인근 농지를 저가에 매입한 뒤 지분을 쪼개 되파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농식품부도 최근 농지 전수조사 보완대책을 발표하면서 농업법인의 부동산업 영위를 투기 행위로 간주하고, 해당 농지에 대해 처분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문 의원은 농업법인에 대한 관리·감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해산 청구를 의무화하고 농식품부 장관에게 직접 해산 청구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농어업경영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개정안에는 현재 지자체장의 재량으로 돼 있는 해산 청구를 의무 규정으로 바꾸고, 농식품부 장관도 직접 법원에 해산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문 의원은 "농지를 투기 수단으로 악용한 농업법인을 적발하고도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전수조사 취지를 살릴 수 없다"며 "농지 투기는 엄정하게 대응하되, 성실하게 농사를 짓는 농민과 농업법인에 불필요한 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 대상과 요건을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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