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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전 4승 누리호, 이제 가성비도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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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체는 4연속 날았는데

한화 참여 확대…남은 과제는 비용·제작기간 단축
꾸준한 발사 수요 확보가 발사 사업 이어갈 관건
공공위성 발사 장기 구매와 기업 실적 검증 제안도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우주로 날아가는 모습. 최원철 기자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우주로 날아가는 모습. 최원철 기자
"국내에서 개발하긴 했는데, 수입하는 게 더 싸서 아직은 수입하고 있습니다."

7일 누리호 발사 10여분 전,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발사체 부품은 모두 국산인지 물었다. 그러자 참관 현장 해설을 맡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태규 부장은 티타늄 탱크를 예로 들어 이렇게 설명했다. 발사대가 육안으로 보이는 나로우주센터 연구동에서 국회 과방위원들이 현장시찰을 겸해 발사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발사 직전 나온 국산화 관련 문답은 누리호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누리호는 이날 5차 발사에 성공하며 4차례 연속 성공 기록을 쌓았다. 이제는 제작·운용의 효율을 높이고 꾸준한 발사 수요를 확보할 차례다. 앞으로 '가성비'까지 갖춘 우주 수송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7일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7일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위성 5기 정밀 투입…민간도 발사 운용

이번 누리호는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목표 궤도에 투입했다.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마지막으로 5호가 이날 오후 5시 52분 남극 세종 지상국과 교신하면서 5기 모두 초기 교신에도 성공했다. 함께 실은 큐브위성 10기 가운데 1기는 분리되지 않아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주탑재위성 분리 과정에서는 누리호 3단이 총 180도 회전했다. 위성을 35~40초 간격으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내보내 충돌을 피하고 이후 군집 배치를 돕는 기동이다. 목표 궤도에 도달한 뒤 여러 위성을 정해진 조건에 맞춰 투입하는 능력까지 보여줬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7일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7일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번에는 민간의 발사 운용 참여도 확대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 18명은 항우연의 관리·감독 아래 발사통제센터 조작 장치를 직접 운용했다. 지난 4차 발사에서 제작·조립을 주관했던 한화가 발사 준비와 운용으로 참여 범위를 넓힌 것.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김선 우주사업총괄 부사장은 발사 뒤 언론 브리핑에서 "발사체를 잘 만들었다고 해서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발사 준비와 운영 과정에서 수많은 핵심 업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더 자주 쏘려면…제작·시험 과정부터 개선


민간 참여 확대가 비용 절감과 제작 기간 단축으로 이어지려면 생산 효율을 높여야 한다. 소재 수급과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에도 대응해야 한다.

누리호 엔진 부품 제작업체 비츠로넥스텍의 방정석 부장은 취재진과 만나 "소재 수급과 물가 상승으로 비용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계획에 따라 자재를 확보하고 일정도 맞춰야 했다"고 토로했다.

발사 횟수를 늘리려면 제작부터 시험·검사, 발사 준비까지 전 과정을 손봐야 한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브리핑 중 "지금은 발사체를 일일이 수작업해서 만드는데, 1년에 두 번씩 쏘려고 하면 지금의 제작 과정으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기업의 강점을 활용해 공정을 최적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5차 발사가 진행되는 모습. 최원철 기자한국형발사체 누리호 5차 발사가 진행되는 모습. 최원철 기자
우주청은 누리호의 신뢰성을 높이는 일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 과정에서 반복 발사와 제작·운용의 효율 개선을 통해 상업 발사 서비스로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2028년까지는 정부 주도로 발사하고, 2029년부터 민간 주도로 전환하되 이후에도 항우연의 지원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와 관련, 유튜브 채널 '안될과학' 운영자인 강성주 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같은 설계와 공정을 반복하면서 제작 기간을 줄이고 품질과 신뢰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발사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발사 수요는 누가 채우나…공공구매와 경쟁

위성을 싣는 기업들도 발사 빈도를 늘려달라고 주문한다. 이번에 큐브위성을 띄운 무인탐사연구소 이재호 대표는 "지금처럼 1년에 한 번이 아니라 좀 더 자주 쏘아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향후 달 탐사에 앞서 자체 기술을 검증하는 것이 이번 비행의 목적이라고 했다.

우주청은 내년 하반기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추가로 올리는 6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2032년까지 매년 1회 이상 발사를 추진해 신뢰성을 높이고 민간 주도의 상업 발사 서비스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7일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7일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발사 횟수를 늘리는 것과 함께, 생산라인을 유지할 만큼 꾸준한 수요를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다. 정부가 개발한 기술과 공공 발사 물량을 민간에 연결하는 과정에서는 지원 범위와 조건도 명확히 해야 한다.

항우연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도 한화가 모든 장비를 운용한 것은 아니다. 맡길 수 있는 장비와 항우연이 계속 맡아야 하는 장비를 엄격히 구분했다"며 "민간이 처음부터 뛰어들기 어려운 시장을 정부가 먼저 열고, 이후 기업이 참여해 효율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이전과 공공 수요가 특정 기업의 혜택에 머물지 않도록, 발사 물량을 구매하는 기준과 사업자의 역량을 검증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안형준 우주공공팀장은 "국내 위성 발사수요만으로 다수의 발사체 기업이 각각 독립적인 생산라인과 발사체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며 정부의 장기 공공구매를 제안했다. 다만 "실제 발사 실적과 기술성숙도, 비용경쟁력을 검증하면서 경쟁을 거쳐 역량 있는 사업자가 성장하도록 하는 단계적 산업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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