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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농협 비료회사, 세금 2천억 투입해도 적자…성과급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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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부담 덜라고 세금 들어간 남해화학 비료사업, 4년 적자

원료값 반토막 난 해에도 세금 지원
값 정하고·사주고·보조하고 '한 지붕' 농협


농가 부담을 덜라며 세금 1945억원이 들어간 농협 자회사 남해화학의 비료 사업이 4년 내리 적자를 낸 반면, 임원진은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대주주인 농협은 배당을 꼬박꼬박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 1945억 투입 비료사업 4년 연속 적자…임원진은 성과급 잔치

15일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농협중앙회와 남해화학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2025년 남해화학이 공급한 비료에 투입된 보조금은 정부 1167억원과 지자체 778억원을 합쳐 1945억원이다.

같은 기간 남해화학 무기질비료 부문은 해마다 영업손실을 냈다. 2022년 190억원, 2023년 199억원, 2024년 180억원, 2025년 254억원으로 4년간 823억원이다. 올해도 8월까지 219억원 적자를 기록해 5년 누적 적자는 1042억원을 넘는다.

남해화학은 농협중앙회가 100% 보유한 농협경제지주가 지분 58.02%를 가진 농협 자회사다. 농협을 통해 공급되는 무기질비료 물량의 41%를 차지하는 업계 1위 업체다.

보조금은 원료값 급등으로 비료값이 뛰자 농가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도입됐다. 그런데 원료값이 반토막 난 뒤에도 세금 지원은 끊기지 않았다. 2024년 남해화학의 입상요소 도입 단가는 톤당 363달러로 2022년(809달러)보다 55% 떨어졌다. 암모니아(949달러→406달러)와 염화칼륨(794달러→316달러)도 60% 가까이 내렸다.

반면 농협 무기질비료 평균 판매가격은 톤당 111만원대에서 77만~81만원대로 30% 안팎 내리는 데 그쳤다. 보조금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던 원료값 부담이 크게 줄었는데도 그해 남해화학 비료에는 세금 170억원이 들어갔다. 그러고도 비료 부문은 180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원료값 부담이 줄고 세금 지원까지 받았는데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임원진 성과급은 최고 수준이었다. 김창수 사장은 지난해 보수 3억1499만원 가운데 1억4711만원을 성과급으로 받았다. 비료 부문이 180억원 적자를 낸 2024년 근무분인데, 지급률은 최근 5년 중 최고 수준인 기본급의 120%였다. 적자가 254억원으로 5년 중 가장 컸던 2025년 근무분 성과급도 올해 같은 120%로 지급됐다. 김 사장이 2024년 3월 취임 이후 받은 보수는 7억713만원이다.

강남경 전 부사장은 올해 1~3월 석 달 일하고 1억7660만원을 받았다. 이 중 1억3792만원이 퇴임 성과급이다. 비료 부문이 5년 내내 적자였지만, 이 기간 사장 성과급 지급률이 100%를 밑돈 건 전임 사장의 퇴임 정산 때(72.53%) 한 번뿐이다. 직원 성과급도 불었다. 지난해 직원 성과급 총액은 48억5361만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다. 1인당 평균 828만원이고, 직원 평균 연봉은 9831만원이다.

값 정하고, 사주고, 보조하고…농협 울타리 안에서 돈이 돌았다

    
비료 사업이 해마다 적자를 내는데 임원진은 성과급을, 대주주 농협은 배당을 챙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모든 단계에 농협이 관여하는 구조가 있다. 비료를 사는 쪽도, 파는 쪽도, 값을 정하는 쪽도, 보조금을 보태는 쪽도 농협이다. 임원 성과급 기준도 농협이 정한다. 사는 쪽과 파는 쪽, 감시해야 할 쪽이 한 집안이다 보니 적자를 내도 책임을 묻거나 값이 적정한지 따지는 견제가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료를 파는 길부터 농협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무기질비료는 전체 공급량의 약 97%가 농협을 통해 농민에게 팔린다. 농협경제지주가 업체에서 비료를 사들인 뒤 지역농협을 통해 농민에게 파는 구조다. 그 길에 들어가는 비료의 41%를 대는 곳이 농협 자회사인 남해화학이다. 유통도 농협이 쥐고, 가장 많이 납품하는 업체도 농협 자회사인 셈이다. 남해화학은 올해 농협경제지주와 3151억원 규모의 무기질비료 구매납품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가격도 농협과 생산업체가 입찰과 협상을 통해 정한다. 가격이 오르면 인상분의 80%를 정부(30%)·지자체(20%)·농협(20%)·비료업체(10%)가 메워주고, 농민은 20%만 낸다. 남해화학은 오른 가격을 고스란히 매출로 받으면서 인상분의 10%만 부담하면 된다. 농민 부담이 크게 늘지 않으니 판매량도 지킬 수 있다. 값을 깎으려는 압박이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남해화학이 벌어들인 돈은 대주주 농협에 배당으로 돌아간다. 비료 부문이 적자를 낸 2022~2025년 농협이 받은 배당금은 91억8100만원이다. 적자가 커지는 동안 배당은 오히려 늘었다. 배당금은 비료 부문 적자가 199억원이던 2023년 16억6900만원에서, 적자가 254억원으로 불어난 지난해 25억400만원으로 50% 늘었다. 보조금이 가장 많이 들어간 2022년에는 배당금도 27억82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해 남해화학 공급 비료에 투입된 세금은 1055억원이었다.

남해화학 관계자는 "내수비료 사업은 항상 적자지만 수출비료와 화학제품에서 흑자를 내 회사 전체로는 흑자"라며 "임원 성과급은 농협이 정한 기준에 따라 회사 전체 실적으로 평가해 지급한다"고 말했다. 배당에 대해서도 "회사가 전년도 배당률 등을 기준으로 결정한다"며 "회사 전체 흑자가 200억~300억원으로 고르게 유지돼 배당도 비슷하게 나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금이 들어간 건 수출이나 화학제품이 아니라 내수비료 사업이다. 회사 스스로 "항상 적자"라고 인정한 그 사업에 4년간 세금 1945억원이 투입됐는데도, 성과를 따질 때는 세금과 무관한 다른 사업의 이익으로 적자를 덮은 셈이다. 세금이 들어간 사업이 적자를 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고, 그 성적은 성과급에도 배당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이양수 의원은 "농민들을 돕자고 들어간 세금이 4년 동안 적자 난 사업에 쓰였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임원진은 고액의 성과급을 챙겼다"고 말했다. 이어 "원료값이 반토막 난 뒤에도 세금은 계속 들어갔지만, 보조금을 내는 쪽도 사주는 쪽도 값을 매기는 쪽도 모두 농협이어서 가격이 적정한지 아무도 검증하지 않았다"며 "세금이 들어간 사업의 성적이 성과급에도 배당에도 반영되지 않는 구조를 개선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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