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프랑스 학생들. 연합뉴스지난 9월 18일(현지 날짜) 파리 남동부 교외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번지며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고교생 시위가 프랑스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강경 진압 일변도 초기 대응 실패로 여론이 극도로 악화한 가운데 시위를 틈타 전국 주요 도시에서 약탈과 파괴가 기승을 부리면서 나라 전체가 대혼란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정부와 경찰은 한편으로는 합법적인 평화 시위에 대처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약탈 등 범죄에 맞서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토요일인 지난 17일 17일 하루 동안에만 전국에서 55만여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파리를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교사 충원과 노후 학교 시설 개선 등 학생들의 요구를 지지하는 시민 수만 명이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는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와 교사 및 노인들이 참여했고 생활비 급등에 항의하는 노동자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정부를 비판하며 공공 서비스 지출 확대를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세웠다.
그러나 파리와 보르도, 니스, 마르세유 등에서는 이들 평화 시위대와 별도인 무리들이 방화와 상점 약탈, 공공 기관 습격 등을 자행해 정부와 경찰을 경악시켰다.
파리 도심의 레퓌블리크 광장 인근 상점 10여 곳이 약탈당했다.
프랑스 상인 조합은 전국적으로 1500곳이 넘는 상점이 폭도들의 습격을 받았고, 그 피해액은 수천만 유로(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마르세유에서는 복면 괴한들이 정부 청사와 경찰서에 들이닥쳤고, 프랑스 중부 도시 리모주에서는 143년 된 시청 건물이 불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8일 "어떻게 프랑스 국민이 프랑스에 이런 짓을 할 수 있는가"라며 "분노와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어떤 것도 이를 정당화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으며, 어떤 이유로도 용서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태 악화 책임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도 내년 대선 경쟁과 맞물려 가열되고 있다.
중도 성향 마크롱 정부와 대선 경쟁에서 선두를 질주 중인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은 공히 "극좌 그룹이 폭력 사태 배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극좌 성향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소속 대선 주자 장뤼크 멜랑숑은 "정부의 조직적인 실패가 대혼돈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었다"며 마크롱 정부에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중도 좌파 녹색당 등에서는 "정부가 평화 시위와 폭력 사태를 구별해 대응하고, 과잉이라는 비판을 받는 경찰의 시위 진압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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