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 현상. 정혜린 기자부산·울산·경남 주민의 식수원인 낙동강의 녹조와 수질 악화 문제가 반복되는 가운데, 낙동강 보를 전면 개방해 강의 자연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산시의회에서 나왔다. 이재명 정부가 4대강 재자연화를 국정과제로 내걸고도 구체적인 실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취수원 다변화에 그치지 않고 낙동강 본류의 수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4대강 재자연화 선언만 하고 실행은 뒷전"…보 완전 개방 촉구
부산시의회 조용우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19일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 보의 완전 개방을 정부에 촉구했다.
조 의원은 "강은 흘러야 한다"며 "물의 흐름이 막히면 생태계가 훼손되고 그 피해는 시민의 건강과 삶으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의 흐름을 회복하는 일은 단순한 환경정책을 넘어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국가의 책무"라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이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이재명 정부는 4대강 자연성 회복을 국정과제로 채택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지난 3월 결론을 낼 수 있는 보부터 처리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보별 평가 기준과 비용 산정, 지역 수용성, 실측자료 부족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면서 구체적인 실행은 지연되고 있다는 게 조 의원의 지적이다.
조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보 개방을 약속했지만 실질적인 재자연화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같은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학적 검증과 안정적인 용수 공급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검토와 준비를 이유로 보 개방을 무기한 미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보 개방에 따른 생태계 변화도 근거로 제시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금강과 영산강 일부 보에서는 개방 이후 물이 머무는 시간이 짧아지고 유속이 달라지면서 모래톱과 수변 공간이 회복되는 현상이 관측됐다. 낙동강에서도 보 개방에 따른 유속 증가와 체류시간 감소가 확인됐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클로로필-a와 남조류가 줄어드는 변화가 나타났다.
4일 낙동항 하류 지점. 정혜린 기자다만 보 개방 효과가 유량과 계절, 오염원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과학적인 검증을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보별 여건과 계절, 유량 등을 고려한 모니터링을 통해 개방 효과를 검증하고 단계적인 개방에서 완전 개방으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낙동강의 경우 수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낙동강은 부울경 주민의 주요 식수원인 동시에 농업과 산업 활동에 필요한 용수를 공급하는 핵심 수자원이다. 그러나 본류에서는 녹조 발생과 수질 악화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아 먹는 물의 안전성을 둘러싼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조 의원은 "부울경 시민에게 낙동강은 매일 마시는 물이자 가족의 건강과 직결된 생명줄"이라며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국가의 기본 책무"라고 밝혔다.
다만 보를 개방하는 것만으로 낙동강의 모든 수질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상류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줄이고 산업·축산·생활하수 배출을 관리하는 동시에 정수처리와 수질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취수·양수시설을 개선해 농업과 산업 등에 필요한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부산의 먹는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추진되는 취수원 다변화 사업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취수원만 늘려선 한계"…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 병행해야
복류수와 강변여과수 등을 활용해 새로운 취수원을 확보하는 사업은 필요하지만, 이러한 방식이 낙동강 본류의 수질 개선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용우 부산시의원. 부산시의회 제공조 의원은 "새로운 취수원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낙동강의 수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며 "시민에게 안전한 물을 공급하는 일과 시민이 이용하는 강 자체를 깨끗하게 만드는 일은 함께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취수원 다변화와 상류 오염원 저감, 보 개방을 통한 물 흐름 회복을 결합한 종합적인 수질 개선 대책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에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과 보 처리방안, 실행 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단계별 이행계획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지역 주민의 우려를 충분히 수렴하고 용수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되, 지역 갈등이나 추가 검토를 이유로 정책 결정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조 의원은 "4대강 재자연화는 특정 정권이나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의 물관리와 생물다양성, 시민의 식수 안전, 미래세대의 환경권을 지키는 과제"라며 "이제는 결단하고 실행할 때, 무엇보다 낙동강부터 보 개방을 추진해 부울경 시민의 식수와 건강을 지키고 미래세대에 살아 있는 강을 물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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