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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가전 폐기 악순환…수리할 권리 제주서 의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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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6년 10월 20일(화) 오후 5시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김정도 사무국장

[시사매거진 제주-아이엠 오피니언]
2030년 전자폐기물 연 8200만 톤 전망…재활용보다 폐기 속도 5배 빠르다
공식 수리센터 도내 부족·부품 재고 부족에 택배 수리까지…저가 가전 폐기 일상
"수리는 환경·사회 정의 문제"…자가·독립 수리업체 통한 수리 접근성 보장 강조
2026 제주형 수리권 제도화 연구 보고서 공개


◇류도성> 오늘은 어떤 얘기 해주실 건가요? 
 
◆김정도> 아나운서께서는 혹시 수리할 권리나 수리권이라는 얘기를 들어보셨나요?
 
◇류도성> 수리할 권리 무언가를 고치는 수리를 말씀하시는 거죠? 당연히 전자제품이나 스마트폰을 수리해본 적은 있는데 수리할 권리 이러니까 수리하는 것과 수리하는 권리가 딱 연결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김정도> 많은 분들이 당연히 수리는 해보셨을 겁니다. 대기업 전자제품이나 스마트폰을 들고 공식 AS센터를 방문해보신 경험이 대부분 있으실 텐데요. 그래서 당연히 수리는 많이 하실 텐데, 말씀해주신 것처럼 수리권, 수리할 권리 이렇게 얘기하면 이게 어떻게 권리하고 연결이 되는지 의문을 가지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수리할 권리, 수리권이 무엇인지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류도성> 수리는 당연히 해주는 거라고 생각되어서 이걸 권리하고 연결시키기가 힘든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보통 전자제품이든 스마트폰이든 의무 수리기간도 정해져 있고요. 일단 수리할 권리 어떤 권리를 말하나요?
 
◆김정도> 맞습니다. 수리를 당연히 의무적으로 해주는 것을 포함해서요.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을 제조사의 공식 수리센터뿐만 아니라 자가수리나 독립 수리업체에서 자유롭게 수리해서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권리를 수리할 권리, 수리권이라고 합니다.
 
◇류도성> 그러니까 제품을 판 업체에서 수리를 해주는 것은 뭐 당연한 것이고 공식 수리센터가 아닌 자가수리나 독립 수리업체에서 자유롭게 수리하게 하자는 건데 일종의 수리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이해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보통 대부분은 공식 AS센터를 운영해서 수리에 큰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김정도> 일단 그렇지가 않습니다. 주로 대기업 제품 중심으로 공식 수리센터가 운영은 되지만, 중소형가전, 수입전자제품의 경우 공식 수리센터가 매우 한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수도권이나 대도시권역에만 공식 수리센터가 있거나 아니면 아예 없기도 한 건데요. 최근에는 해외 직구도 많이 하잖아요. 
 
이런 제품은 대부분 공식 수리업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도내 공식 수리센터가 없으면 육지부로 택배를 보내야 하는 경우도 제법 있고요. 제주도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서 수리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수리센터에 부품 재고가 없는 경우도 잦고, 그래서 수리 시간도 길어지고 이런 번거로움 때문에 저가 가전 제품은 수리 대신 폐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요.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김정도 사무국장. 자료사진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김정도 사무국장. 자료사진

 ◇류도성> 듣고 보니 수리에 대한 접근성이 좋지 않네요. 너무 대형가전과 스마트폰 중심으로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확실히 몇 만원 내에서 구입 가능한 제품은 수리보다 폐기를 선택하는게 맞긴 한 것 같네요. 저 같은 경우에도 소형가전은 쓰다가 고장나면 집안 어딘가에 방치하거나 버리게 되는 것 같네요.
 
◆김정도> 맞습니다. 고가 제품이 아니라 중저가 제품의 경우 적당히 쓰고 버린다는 생각이 생각보다 깊게 고착화되어 있어요. 스마트폰 충전기나 무선마우스가 고장나면 수리를 고민하지도 않고 바로 새상품 주문부터 하잖아요. 이미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는 건데요. 
 
스스로 수리를 할 수 있다거나 독립 수리업체를 쉽게 찾을 수 있다면 적어도 고장 나자마자 주문부터 넣지는 않을 거거든요. 그리고 200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주변에서 전파사라고 불리는 독립 수리업체들이 제법 많았잖아요. 동네마다 하나 이상 씩은 꼭 있었던게 이 전파사라는 곳인데 지금은 아예 찾아보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이렇게 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도 이뤄지지 않고, 더해서 주변에 흔하게 만날 수 있었던 독립 수리업체도 없다보니 수리에 대한 접근성 자체가 매우 제한되어 버린 건데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고장나면 새로 사자 그리고 버리자 이렇게 되는 겁니다.
 
◇류도성> 전파사 정말 오랜만에 듣는 말이네요. 그렇죠 정말 흔한 곳이 이 전파사였는데, 정말 별별걸 다 고쳤잖아요. 그때는 전자제품이 고가기도 했고 오래쓰는게 당연시 되던 때기도 했어서 더 그랬단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렇게 수리조차 고민하지 않는 상황이 분명히 문제가 되고 있겠네요.
 
◆김정도> 맞습니다. 자본시장과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많은 제품을 편리하게 구입하게 됨과 동시에 폐기도 아주 쉽게 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크게 문제 되는 것은 결국 자원 사용량을 늘려 자원 수급이 불안정해지는 것, 폐기물이 늘어나서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를 야기한다는 것 등의 사회 환경적 문제일 수밖에 없어요. 고치지 않고 버리는 게 점점 당연시되면 이런 문제들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피해는 또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뒤집어 쓰기도 합니다.
 
◇류도성> 생각하지 못한 곳이라, 딱 떠오르는 게 없기는 한데 우리에게 오는 피해가 아니라 다른 곳에 피해를 더욱 크게 준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김정도> 유엔훈련조사연구소와 국제전기통신연합이 2024년에 낸 보고서를 보면요. 2030년에 한 해 배출되는 전자폐기물이 8200만톤에 이를 거라고 해요. 문제는 이들이 잘 재활용되냐는 건데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재활용하는 속도보다 폐기되는 속도가 무려 5배나 빠르다고 하거든요. 
 
그렇게 해서 재활용되지 못해 버려지는 금속들의 가치가 62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하고요. 이렇게 재활용보다 폐기가 빠른 상황은 다시 말해 엄청난 양을 생산하고 소비한다는 뜻이잖아요. 여기에 엄청난 양의 금속이 들어가고요. 당연히 금속 채굴 광산의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어요. 광산 채굴이라는 산업은 고오염 산업이거든요. 
 
금속을 다루기 때문에 주변 토양과 수질에 막대한 오염을 초래하거든요.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 같은 경우 니켈을 주로 채굴하고 제련하는데 주요 광물 매장지가 물이 부족한 지역이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이거나 토착민이 수 세대 살아온 삶의 터전 들이에요. 
 
그런 곳을 싹 밀어내서 금속을 채굴하는데 산림 훼손, 토양과 수질오염, 토지권 침해, 노동권 침해 온갖 사회, 환경 문제가 발생해요. 그런데 여기서 채굴된 니켈이 사실 인도네시아에서 많이 필요한 광물이 아니라 대표적인 제조업 국가들 유럽, 미국, 한국, 일본, 중국 등에서 필요한 거잖아요. 
 
채굴된 광물이 선진국에 전자제품이나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활용되어서 엄청난 혜택을 주는데 정작 채굴 국가들은 엄청난 환경파괴, 사회문제,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피해를 받고 있는거죠. 그리고 폐기도 문제인데, 재활용이 잘 안된다고 해잖아요. 이게 매립장이나 소각장으로도 가겠지만, 빈곤국가 중심으로 수출되거든요. 
 
대표적인 사례가 가나 사례이기도 한데 선진국에서 처리가 안되니 빈곤국가에 재활용품이라고 떠넘기고 거기서 방치되거나 제대로 된 시설과 장비도 없이 오염을 그대로 떠안으면서 재활용되거나 이런단 말이에요. 쉽게 버려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어떤 지역에 막대한 오염과 파괴, 생명의 위해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정말 참담한 일이죠.
 
◇류도성> 그래서 수리권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신거군요?
 
◆김정도> 맞습니다. 그래서 유럽이나 미국에서 수리권에 대한 입법과 논의가 아주 활발하고요. 그런데 아직 한국은 이에 못미치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반갑게도 이번 민선9기 제주도정에서 수리문화 확산을 공약으로 발표했잖아요. 조례도 만든다고 하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이런 부분들이 좀 잘 되었으면 좋겠고요. 
 
마침 제주도정의 수리권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를 다룬 보고서도 나와있습니다. 2026 제주형 수리권 제도화 연구 보고서인데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홈페이지나 저희 단체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거든요. 시간 나실 때 봐주시면 수리권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알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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