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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병원 수술 장면

 

- 의료사고사 교통사고의 3배, 중상환자는 더 많아
- 2년만에 의료사고 인정한 병원
- "전문의가 ''제 입이 한사람 입이 아니다''며 진실감춰"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방송 : FM 98.1 (14:05~15:55) ■ 진행 : 김미화 ■ 게스트 : 안기종 대표(환자단체연합), 김영희 씨(종현이 어머니)

◇ 김미화> 의료사고로부터 환자들 시민들 보호하기 위한 법안제정운동이 추진 중인데요. 백혈병 치료 중에 숨진 한 어린이의 사건이 계기가 돼서 ''''종현이법''''이라고 불리는데 자세한 내용을 환자단체연합 안기종 대표 연결해서 들어보겠습니다.

◆ 안기종> 안녕하세요.

◇ 김미화> 환자안전법이 종현이법으로 불리던데, 어떤 이유에선가요?

◆ 안기종> 2년 전 대구의 모 대학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던 ''''정종현''''이라는 8살 백혈병 어린이가 항암제가 바뀌어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보통 사고가 발생해도 유야무야되는데 종현이 어머니께서 법을 만들어야겠다고 2년 동안 열심히 투쟁하셨어요. 환자 안전법을 쉽게 종현이법이라고 사회적으로 이슈화 하는 과정입니다.

◇ 김미화> 종현이 어머니 김영희 씨 얘기를 듣고 갔으면 좋겠는데요. 얼마 전에 환자단체연합에서 하신 말씀인데 함께 듣죠.

◆ 김영희> 종현이는 2002년생이거든요. 6살 때 4월에 급성림프모구성 백혈병을 진단받았어요. 항암치료만으로 90%이상 완치한다는 희망적인 말을 듣고 치료를 시작하게 됐고요. 중간에 치료하면서 면역에 떨어져서 굉장히 위험한 순간이 많이 왔었는데 고비를 잘 넘겨가면서 3년 1개월을 치료했어요. 2010년 5월19일 날 21번째 주사를 맞는데 종현이가 주사 맞고 5시간 지나니까 이전에 없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3일 만에 의식을 완전히 잃었고 4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써야 했습니다. 빈크리스틴이라는 약은 황산염이라서 성인에게도 하루 20cc이하로 제한된 독극물인데요. 이게 혈관으로 주사하다고 조금이라도 새면 주변 조직이 괴사하는 약이에요. 이게 척수강 내로 들어가면서 신경을 손상시켰고, 종현이가 열흘 만에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요. 공식적으로 마지막 척추주사였어요. 그 주사를 맞으면 공식적으로 치료가 끝나는 주사였는데, 완치를 코앞에 두고 떠나게 되었고. 종현이를 떠나보내고 마지막에 열이 많이 났기 때문에 작은 심장이 멎고 두 시간을 안고 있는데. 그 때는 의사도 사망 원인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같이 치료해주던 의사도 너무 많이 울었거든요. 사망 원인을 알려면 부검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종현이 사망원인을 알려면 부검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종현이가 그동안 고생을 너무 많이 했고, 우리가 궁금한 것을 풀자고 종현이 몸에 손댄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기 때문에 남편과 부검을 하지 말자고 하고 종현이 장례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종현이 떠나고 담당 교수에게 빈크리스틴이 척수강 내로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지 논문을 찾아서 보내달라고 요청을 했어요. 나중에 받은 논문 내용은 빈크리스틴이 척수강 내로 들어가면 종현이와 동일한 증상을 나타내며 사망한다는 내용이었어요. 그 때 병원을 찾아가서 담당교수한테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하라고, 논문과 일치한다고 하니까 담당교수는 동일한 증상으로 죽었다고 해서 빈크리스틴이 척수로 들어갔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거냐며 저한테 증명해볼 수 있으면 증명해보라고 나오더라고요. 저기가 의무기록을 떼로 갔을 때 전문의가 ''''제 입이요, 제 한 사람의 입이 아닙니다.''''하더라고요. 분명히 뭔가 감추고 있는데 밝힐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 후에 빈크리스틴사고를 검색하게 되었고 검색을 통해서 제가 다 읽을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사고를 알게 되었어요. 이렇게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아이를 3년 넘게 간호하며 들은 적이 없어요. 왜 알려지지 않았을까. 너무 궁금하고 만약에 알고만 있었다면 저는 시타라빈하고 빈크리스틴이 한 자리에서 놓이게 안 뒀을 것 같아요. 말렸을 것 같아요. 순서는 바뀌었지만 제가 이 사실을 알리고 막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결국 이 자리에 서게 된 거거든요. 만약 제가 종현이를 부검했다면 어땠을까. 그러면 의사가 사과를 했을 거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의사를 용서하고 다른 사람처럼 합의하고 잊으려고 노력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저도 똑같잖아요. 또 이 사고를 묻는 사람이 되잖아요. 그렇게 되게 하지 않으려고 종현이 일이 이렇게 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 슬픈 죽음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되는 이유는 의료계가 정보를 알리고 공유함으로써 실수로부터 배우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에요. 종현이처럼 정말 사소한 실수로, 주사기를 잘못 잡는 실수로 아깝게 목숨을 잃는 경우가 없었으면 좋겠고요. 의료사고를 당해도 피해자가 의사한테 사과를 못 받고 기만당하는 일도 없었으면 좋겠고요. 앞서서 희생된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미흡한 제도가 제발 고쳐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치료받아야 할 우리가 좀 더 안전한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김미화> 대표님, 종현이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는데. 지금 종현이가 3년 넘게 치료를 받으며 완치를 앞두고 맞는 주사에서 혈관으로 놔야하는 걸 척수에 놨네요.

◆ 안기종> 아주 단순한 사고였거든요.

◇ 김미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거예요?

◆ 안기종> 의료현장에서는 이와 유사한 사건이 많이 일어나거든요. 문제는 뭐냐면 그 때 종현이 어머니도 밖에 있었거든요. 모르는 거죠. 병원 안전사고로 종현이가 죽었는데 처음에는 몰랐던 거죠. 많은 환자들이 사실 모르거든요. 그리고 알면 병원에서 합의금을 몇 억씩 주니까,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하니까. 이런 일이 묻히고 반복되는 거죠.

◇ 김미화> 의료 사고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유가 합의하면서 잊힌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거 정말 맞는 말이죠?

◆ 안기종> 사실 의료는 우리 같은 의학적 문외한은 잘 모르잖아요. 반면 의사는 의료전문가이고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어요. 의사도 신이 아니잖아요. 분명 의료사고나 의료과실이 있을 수 있지만 드러나지 않는 거죠.

◇ 김미화> 의사선생께서 척수강 내로 들어간 걸 증명해보라고 말씀하셨다는 게...

◆ 안기종> 사실 이 문제가 더 큰 이슈가 됐던 게 이 사실을 의료계가 알게 된 거예요. 의사협회 회장이나 일부 양심적 의사들이 ''''이건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이건 인정해야 한다''''라고 해서 의료계에서 먼저 의료사고라고 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 동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7개 대학병원에 사실검증의뢰를 했는데 다 반려됐었어요. 이게 사실로 드러나면 담당의사는 형사 처벌을 받게 되잖아요. 의사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고. 사실 이런 것 때문에 한 쪽에서는 감싸고 한 쪽에서는 알려야 한다는 그룹도 있습니다.

◇ 김미화> 그 이후엔 어떻게 됐나요?

◆ 안기종> 2년 동안 계속 해서 대구 모 대학병원은 의료과실이 아니라고 했는데, 최근에 사실은 합의를 하셨어요. 종현이 어머님이 몇 가지 요청을 하셨어요. 의료사고 인정하라, 재발방지 조치를 하고, 종현이 액자를 만들어서 진료실 앞에 붙여놓으라고 요구를 했는데 병원에서 대부분 수용을 하셨어요. 의료사고를 배제할 수 없고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치조치하고 액자도 걸어주고 합의금도 2억2천만 원 정도 지급을 해서, 지난 주 MBC 2580에 방송되기 전 날 합의를 했습니다.

◇ 김미화> 어머니께서 전공의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셨어요?

◆ 안기종> 종현이 어머님이 제가 만났던 수없이 많은 의료사고 피해자들과 다른 점은 이 분은 의사를 처벌하길 원하지 않았어요. 왜냐면 의료사고를 내고 싶어서 낸 게 아니거든요. 종현이 죽었을 때 같이 울어주던 정말 좋은 의사였거든요. 그리고 처벌한다고 종현이가 돌아오는 게 아니거든요. 그것보다 제2의 종현이가 나오지 않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이분은 민사소송을 하신 거예요.

◇ 김미화> 의사 선생님들이 너무 바빠요. 주사 바늘을 어디에 놓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시면 어떡해요.

◆ 안기종> 투약 의료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면 의사가 더 신중하게 주사를 놓으면 되잖아요. 그런데 보통 전공의들이 16시간 일하고 저도 아내와 중증환자라 병원을 자주 가는데 너무 바빠서 우리가 부탁하기도 힘들어요. 의료사고가 매뉴얼이 갖춰지지 않은 것도 있지만, 의사가 부족하고 전공의가 혹사당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 김미화> 불안해요. 병원에 가는 누구한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잖아요.

◆ 안기종>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5천 명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예방 가능한 의료사고로 죽는 환자가 최소1만7천명이 넘는다고 하고 있어요. 3배가 넘는 숫자잖아요. 이건 죽으면 안 되는 환자거든요. 또 사망환자가 이 정도면 죽지 않고 중상을 입은 환자는 훨씬 많다는 얘기거든요.

◇ 김미화> 종현이법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는 건가요?

◆ 안기종> 시설에 대한 규정도 중요하지만 인력에 대한 기준이 중요합니다. 병원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중요하거든요. 또 하나는 의료 사고를 계속 숨기려 하지 않는 문화. 자발적으로 신고하면 면책 해 주는 제도가 필요하고 정교한 투약에 대한 매뉴얼일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것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 김미화> 전공의의 혹사문제도 거기에 담긴다고요?

◆ 안기종> 네. 일정시간 이상은 못하게 하는 거죠. 예를 들면 전공의이나 의사는 하루 10시간 이상 못하게 하는 거죠. 법적으로. 그러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죠.

◇ 김미화> 병원에서 그렇게 하려고 할까요?

◆ 안기종> 결국 법으로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재정적 투입이 돼야 하거든요. 그래서 국고에서 돈이 나오고 건강보험에서도 수가를 반영하고 병원도 투자하고. 이 부담을 전부 의사들에게 떠넘기면 안 되고요. 국민이 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미화> 대표님께서도 의료사고 관련해서 환자분들의 답답한 애기를 많이 들으셨을 텐데, 많은 분들이 가장 크게 답답해하는 부분은 뭐예요?

◆ 안기종> 환자들도 알아요. 환자도 고의로 낸 게 아니라는 걸요. 일단은 환자가 얘기를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해요. 얘기를 안 들어줘요. 법무팀하고 얘기하라고 하고. 그러니까 안 되니까 인터넷에 글 올려 명예훼손으로 걸리고 앞에서 집회·시위하다가 업무방해죄로 고소당하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거든요. 좀 환자들이 자기 얘기를 맘껏 하고 의사도 사과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지금은 대립하고 갈등하는 문화밖에 안 되니까 안타깝죠.

◇ 김미화> 지금 제정하려는 환자 안전법에 대해 대선후보나 국회의원들의 관심은 어때요?

◆ 안기종> 지금까지 환자하면 돈이 없어서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를 없도록 하자는 게 국회의원이나 대선후보들의 관심이었거든요. 지금은 그것보다도 당연히 치료 잘 받아서 살아야할 환자들이 병원에서 죽지 않도록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저희가 정책공약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몇몇 캠프에서 채택하겠다고 연락 온 곳도 있거든요. 이건 안 할 수가 없거든요. 왜냐면 전 국민과 환자가 지지 안 할 테니까요.

◇ 김미화> 모두가 잠재적 환자니까요.

◆ 안기종> 누구나 예외일 수 없거든요.

◇ 김미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기종> 고맙습니다.

◇ 김미화> 환자단체연합의 안기종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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