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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도 아닌데…'북중군묘역' 찾는 낯선 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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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으로 '북중군묘역' 찾아 참배하고 가수 설운도는 추모곡도 제작

북중군묘역을 찾은 북중군묘지평화포럼 회원들

 

“아들아, 내 아들아. 이제 그만 집으로 가자”

유족도 없는 황량한 무덤 앞에서 가수 설운도의 추모곡이 울려 퍼진다. 애절한 클라리넷 연주엔 아들을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그대로 녹아있다.

크지 않은 비석 아래, 누군가는 ‘무명인’으로 또 누군가는 이름을 가진 채 잠들어 있다. 이들은 죽어서도 60년 동안이나 고향으로 갈 수 없었다. 이 묘역은 6.25 전쟁 당시 적군이었던 ‘북중군’들의 묘역이기 때문. 그래서 한 때 이곳은 '적군묘지'라고 불리기도 했다.

누구도 발걸음하지 않을 것 같은 북중군묘역에 최근 사람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북중군묘지평화포럼 회원 50여 명은 낯선 땅에서 홀로 죽어간 이들을 위해 매월 둘째 토요일, 파주에 위치한 북중군묘역을 찾는다. 묘 앞에서 참배하고 죽음을 기리며 먼 고향 땅에 있을 이들의 유족을 대신하고 있는 것.

최근 묘역에서는 포럼 회원인 가수 설운도와 한국관광공사 임용혁 상임 감사, 임청화 백석대 성악과 교수가 합동으로 추모곡을 연주했다. 해당 추모곡은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을 만나자’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가수 설운도가 직접 작사, 작곡해 CD로도 제작됐다.

관광공사 임용혁 상임 감사는 “회원들이 그동안 적군의 묘지를 찾는 것에 대해 일부 차가운 시선 등으로 부담을 가진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비록 전쟁 중엔 총부리를 맞대고 싸웠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은 역사에 희생된 그들을 예우하는 것이 도리”라며 “대한민국의 격을 높이고 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임 감사는 “중국인 관광객 숫자의 압도적인 증가를 감안하면 묘지 참배와 대통령의 중국군 유해송환 방침은 한중 간의 우호를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19일 중국 유학생 및 중국인 관광객 20여 명, 공사 직원 40여 명과 함께 북중군묘역을 찾아 묘지참배, 벌초 등을 할 예정이다. 북중군묘지평화포럼 회원들도 정전 60주년을 앞두고 21일 임진강변에서 대대적인 추모제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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