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내 새끼 어디가. 할미가 여기 있는데 어딜 가는거니"
23일 오전 7시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손녀 박모양의 발인예배를 마친 할머니는 운구차로 향하는 한 걸음 한 걸음을 힘겹게 내딛으며 울부짖었다.
운구차에 실린 고인을 향해 묵념을 하고 지인들이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에도 할머니는 손녀를 먼저 보낼 수 없다는 듯 운구차를 붙잡고 절규해 지켜보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앞서 열린 발인예배에는 박양의 가족과 교사, 다른 학교 친구 등 60여명이 참석해 박양의 영면을 기원했다.
'떠나는 것은 슬픈 것이 아니다',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 등 이들이 흐느끼며 부르는 찬송가는 장례식장에 처연함을 더했다.
박양에 이어 최모군의 시신이 장례식장을 빠져나갈 때 이곳은 또 한 번 눈물로 젖었다.
최군의 아버지는 모든 것을 체념한 듯 교복을 입고 해맑게 웃는 최군의 영정을 터벅터벅 뒤따랐고 주변에선 울음과 탄식이 뒤섞여 터져나왔다.
이곳에서는 이후에도 김모 양과 장모 양, 백모 양, 한모 양의 발인식이 40여분 간격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