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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한 '선거결과' 받아든 박 대통령, 이제는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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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한표 한표에 나타난 뜻 겸허히 수용"...총리인선.개각.청와대 개편이 가늠자 될 듯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6.4 지방선거에서 민심은 여야 어느쪽의 손도 확실하게 들어주지 않는 절묘함을 선택했다.

세월호 참사로 참패가 예상됐던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경기도와 인천, 부산 등 접전지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달라는 '박근혜 마케팅'이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원도 지사 재선에 성공한 최문순 당선자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는 "상대 후보가 선거 막판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달라는 말만 하고 다녔는데 유권자에게 상당히 먹혔다"며 선거운동 종반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새누리당이 서울 탈환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두 곳과 부산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박 대통령은 향후 국정운영의 동력을 상당 부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청와대는 조심스런 모습이다. 민경욱 대변인은 선거 관련 논평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가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가지 뜻을 내포한 이번 선거 결과는 그 자체가 국민의 소중한 민의라고 생각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표 한표에 담긴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국가개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이날 오전 7시 30분에 김기춘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선거가 끝난 뒤 추진해야 할 정책들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경제혁신, 규제개혁, 정부조직 개편, 세월호 담화문에서 제시한 것들을 시간표에 맞게 잘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철저한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 결과와 관련한 각종 보고들이 박 대통령에게 올라갔을 것으로 보이지만, 박 대통령이 선거와 관련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어떤 말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의 공식 논평에도 나오듯이 박 대통령은 앞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국가개조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선거 이전부터 박 대통령이 누차 밝혀왔던 사안으로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새 총리 인선과 개각, 청와대 인적개편 등이 중요한데 '국가개혁의 적임자'이면서도 '국민이 요구하는 분'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는 총리 후보자를 찾는 게 관건이다.

국정원장에 어떤 사람을 임명할 지도 국민과 함께하는 개혁을 할 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남재준 전 원장에 이어 이번에도 또 다시 군인출신을 임명한다면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은 여야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기 보다는 적절한 균형을 선택함으로써 박근혜 정부에도 일방적인 국정운영에서 벗어나 타협의 정치를 펼 것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한표 한표에 담긴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한 만큼 개각이나 청와대 개편 등에서 야당이 요구하는 수준의 인적쇄신이 이뤄질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인적쇄신론의 정점에 서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교체 여부도 주목해 볼 사안이다. 일단 총리 인선과 개각 등의 중요한 일정이 남아 있는 만큼 김 실장이 교체되더라도 개각이 마무리 된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사이 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고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했을 때 김 실장 교체에 대한 마음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입법예고 과정에 있는 정부조직법이 국회에 제출됐을 때 여야간에 현격한 입장차가 예상되는 만큼 박 대통령이 얼마나 포용력을 보여줄 지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1일 선거 이후 국가혁신 방향에 대해 논의하자며 제안한 회동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할 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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