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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나선 삼성전자…'뉴삼성' 이끌 '투톱'에 한종희·경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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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DS·IM·CE 3개 부문 이끌던 '트로이카' 수뇌부 전격 교체
한종희·경계현, 각각 세트(IM·CE) 부문과 DS 부문 '투톱'으로 발탁
통합 콘트롤타워 대신 정현호 부회장 승진…이재용 부회장 직함 유지

삼성전자 서초사옥. 황진환 기자삼성전자 서초사옥.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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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7일 김기남(DS)·고동진(IM)·김현석(CE) 대표이사 및 부문장 3명을 모두 교체하는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특히 디바이스솔루션(DS),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등 3개 부문 체제를 DS와 세트(SET) 2개 부문으로 재편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뉴 삼성'을 이끌 투톱으로 세트부문장을 맡은 한종희 부회장과 DS부문장을 맡은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을 선택했다.

DS·IM·CE 3개 부문 이끌던 '트로이카' 수뇌부 전격 교체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트로이카' 체제를 이루던 3개(DS·IM·CE) 부문장을 전격 교체했다. 김기남(DS)·고동진(IM)·김현석(CE) 대표이사 및 부문장 3명은 2017년 10월부터 약 4년 간 반도체·휴대전화·가전 각 부문을 이끌어왔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다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기존 3인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기류는 이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바뀌었다. 이 부회장은 귀국길에 취재진을 만나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와 마음이 무겁다"고 언급했다. 지난해와 같이 12월 첫째주 수요일에 사장단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인사가 다소 지연된 것도 이 부회장의 고심이 길어진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김기남 회장.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 김기남 회장.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는 "3개 부문장을 전원 교체한 미래지향적 인사를 단행했다"며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변화를 위한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전과 혁신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기남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해 종합기술원을 이끌며 미래기술 개발과 후진 양성 역할을 맡게 됐다. 반도체 사업의 역대 최대실적과 글로벌 1위 도약 등 고도 성장에 크게 기여한 공로 등을 인정받았다. '최첨단 기술혁신의 인큐베이터'로 불리는 종합기술원은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첨단 소프트웨어 등 미래기술을 연구하는 '브레인' 역할을 맡고 있다.

한종희·경계현, 각각 세트(IM·CE) 부문과 DS 부문 '투톱'으로 발탁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DS·CE·IM 등 3개 부문 체제를 DS와 세트(CE·IM) 2개 부문으로 재편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통합 리더십 체제를 통해 조직간 경계를 뛰어넘는 전사 차원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기반을 구축한 것이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왼쪽), 경계현 사장.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왼쪽), 경계현 사장. 삼성전자 제공CE 부문과 IM부문을 통합한 세트 부문은 한종희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맡게 됐다. 한 부회장은 TV 개발 전문가로, 4년 전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TV 사업의 15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등 뛰어난 리더십과 경영역량을 발휘했다.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이 세트사업 전체를 리딩하는 수장을 맡아 사업부간 시너지를 극대화시킴은 물론, 전사 차원의 신사업∙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SET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디램(DRAM)설계, 플래시(Flash)개발실장, 솔루션(Solution)개발실장 등을 역임하며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주도한 반도체 설계 전문가다. 삼성전자는 경 사장이 삼성전자 DS부문장으로서 반도체사업의 기술 리더십을 발휘하며 부품 사업 전반의 혁신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지난해부터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아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려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끄는 등 경영역량을 인정받았다. 또한 젊은 직원들과 소통을 확대하고 새로운 인사 제도를 연착륙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직급 통일 등 개편된 인사 제도는 삼성전기에서 먼저 시행됐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2개 부문으로 재편된 삼성전자에서 각각 세트(IM·CE) 부문과 DS 부문을 담당하는 '투톱' 체제를 이루게 됐다.

삼성전자는 "미래를 대비한 도전과 혁신을 이끌 인물을 SET사업, 반도체 사업의 부문장으로 각각 내정하는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구도 하에서 진용을 새롭게 갖춰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통합 콘트롤타워 대신 정현호 부회장 승진…이재용 부회장 직함 유지  

삼성전자 정현호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 정현호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이번 인사에서 이 부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정현호 사업지원TF 팀장(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당초 재계에서는 삼성이 과거 미래전략실을 대체할 그룹의 '콘트롤타워' 조직을 신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강화(삼성물산) 등 사업부문별로 쪼개진 3개 태스크포스(TF)를 하나로 묶는 구상이었다.

다만 삼성은 2017년 2월 미래전략실을 폐지하며 그룹해체를 선언한 입장에서 과거 미전실과 같은 조직을 다시 복원하는 데 대한 부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통합 콘트롤타워를 신설하는 대신, 정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뉴삼성'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지원TF는 전략, 인사 등 2개 기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및 관계사의 공통 이슈 협의, 시너지 및 미래사업 발굴 등의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삼성전자는 정 부회장 인사에 대해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지원, 삼성전자 및 전자계열사간 시너지 발굴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왔다"며 "부회장 승진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지원과 미래준비에 더욱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삼성전자 최경식 사장, 박용인 사장, 김수목 사장, 박학규 사장, 강인엽 사장. 삼성전자 제공(왼쪽부터)삼성전자 최경식 사장, 박용인 사장, 김수목 사장, 박학규 사장, 강인엽 사장. 삼성전자 제공이와 함께 최경식 북미총괄 부사장이 SET부문 북미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용인 DS부문 System LSI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같은 사업부 사장으로 올라섰다. 김수목 법무실 송무팀장 부사장도 SET부문 법무실장 사장으로 수직 이동했다.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SET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으로, 강인엽 DS부문 System LSI사업부장 사장은 DS부문 미주총괄 사장으로 위촉업무가 변경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한 부회장·사장을 회장·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주요 사업의 성장과 회사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부사장들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성과주의 인사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인사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함은 물론, 미래준비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초일류 100년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관심을 모은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계속 부회장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현재 가석방 중인데다 취업제한 논란이 있는 만큼 당분간은 더 부회장 직함으로 그룹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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