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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동상삼몽…지지율‧이준석‧지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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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범야권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 본격 도마
제3지대 '단일화' 토론회 무산…신경전 고조
설 연휴 이후 지지율 관건…단일화 과정서 '지분' 협상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무대를 내려가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무대를 내려가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윤석열‧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이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동상삼몽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양 당 후보의 지지율을 근거로 한 지분 협상이 단일화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거리두기…토론회 무산 해프닝

  그래픽=김성기 기자 그래픽=김성기 기자제3지대의 시민단체가 추진했던 범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 테이블이 25일 취소되는 과정은 윤 후보와 안 후보 양측 모두가 후보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는 현 상황을 그대로 드러냈다. 시민단체 '통합과 전환' 주최로 오는 27일 윤 후보 측 정권교체동행위 김동철 지역화합본부장과 안 후보 측 이신범 공동선대위원장이 참석하는 단일화 관련 토론회가 예정됐지만, 논란 끝에 양측 모두 불참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공보단은 이날 오전 "시민단체 주최 토론회 참석은 국민의힘 선대본부의 공식입장이 아니며 개인 자격으로 참석하는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했고, 국민의당도 "이 위원장은 시대교체에 방점을 두는 토론회로 생각하고 토론 참가에 동의했지만 억측이 난무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 취소를 통지했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이처럼 윤 후보와 안 후보 양측 모두 후보 단일화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극도로 아끼고 있지만, 물밑에선 단일화 논의의 필요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다음달 14일 대선후보 등록 후 곧바로 선거운동에 돌입해야 하는 일정을 고려하면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설 연휴 직후 단일화 논의를 띄운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열흘 안에 단일화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4‧7 재보궐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여론조사 등을 통해 승자를 선출해야 할 경우, 여론조사 문항과 역선택 방지 조항 등 협상 과정에 투입할 최소한 시간조차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설 연휴 직후 지지율 최대 관건…'안철수 저격수' 이준석 변수도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결국 설 연휴 이후 각 후보들의 지지율이 최대 관건이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윤 후보와 안 후보 중 한쪽이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할 경우, 사실상 지지율이 낮은 후보의 '결단'을 통한 흡수 단일화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양측 간 15%포인트 이상 큰 격차가 발생하지 않거나, 두 후보 모두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 받을 수 있는 지지율 15%를 넘길 경우엔 협상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30% 안팎을 유지, 안 후보는 10% 초반 대에 머물고 있어 양측 모두 단일화 여부를 판단하기 애매한 상황이다.
 
양측 모두 후보 단일화에 합의 후 협상에 돌입한다고 해도 넘어야 할 장애물은 남아 있다. 지난 1997년 대선을 앞두고 DJP(김대중‧김종필) 연대처럼 공동정부 구성 등 지분 협상에 양측이 합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야권 안팎에선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서울 종로, 서초갑 등 재보선 지역 5곳 공천권과 당협위원장 등이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는 조건으로 거론되지만 양측의 시각차는 큰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안 후보와 단일화에만 성공하면 사실상 대선은 이긴 것이나 다름없는데 안 후보가 재보선 공천과 당협위원장 자리들과 만족하겠냐"며 "지지율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더 큰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도 통화에서 "윤 후보 쪽은 전리품 몇 개 주고 따라 들어오라는 식으로 접근하는데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 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 국회사진취재단바른미래당 시절 안 후보와 한솥밥을 먹었던 이준석 대표도 변수다. 당시 안 후보와 빈번하게 부딪히며 앙숙 관계로 알려진 이 대표는 연일 '단일화 무용론'을 주장하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MBC 라디오 인터뷰에 "2012년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이후 안 후보가 적극적으로 선거를 지원하지도 않은 것 같고 급기야 선거 당일 미국으로 출국했다"며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단일화 경선에선 어떻게든 이겨보겠다고 안 후보가 오세훈 후보에 대해 생태탕 의혹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과거 후보 단일화 사례를 거론하며 안 후보가 단일화 직후 또는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안 후보를 저격한 셈이다.
 
현재로선 상대적으로 지지율 높은 윤 후보가 후보 단일화 여부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윤 후보 선대본부 내부에선 안 후보의 지지율 추세 등을 고려해 설 연휴 이후 최종 결단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다만 후보 단일화 없이 4자 대결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강론'도 만만치 않다. 선대본부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 추세를 보면 굳이 안 후보와의 단일화 없이도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며 "지난해 말 잠시 떠났던 야권 지지자들이 윤 후보 쪽으로 결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절대적으로 단일화 불가라는 건 없겠지만 협상 조건이 중요하다"며 "안 후보가 지금처럼 당협위원장이니 뭐니 무리한 요구를 하면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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