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은닉자금 캐는 검찰의 노림수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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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김태헌 기자

대장동 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황진환 기자대장동 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황진환 기자
[앵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어제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추가 기소됐습니다. 지난달 19일 다시 구속된 지 약 20일 만인데요.

그동안 검찰은 김씨와 가족, 주변인을 샅샅이 뒤져 김씨가 빼돌려 숨긴 자금을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습니다. 검찰이 어떤 이유로 김만배씨의 '비밀지갑' 털기에 여념이 없는 것인지 사회부 김태헌 기자와 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김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검찰의 수사, 성과는 좀 있습니까?

[기자]
지금까지 검찰이 확보한 대장동 일당, 그러니까 김만배씨 외에도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나 천화동인 5호를 보유한 정영학 회계사 등 민간 업자들의 개발 이익이 약 2070억원에 달합니다.

김씨뿐 아니라 그 가족이나 지인들, 회사 직원들 계좌나 부동산 거래 내역을 그야말로 탈탈 털어서 '이 재산들은 범죄수익이니 처분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아놓은 것이죠.

여기에는 현금이나 수표뿐 아니라 김씨가 차명으로 사들인 농지, 고급 빌라, 건물, 주식 등도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앵커]
김만배씨는 이전 수사팀.,그러니까 지난 정권에서 구속 상태로 수사와 재판을 받다가, 구속기한이 만료되면서 풀려났다가 다시 구속된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재판이 길어지면서 1심 구속 만기 6개월을 채우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검찰이 추가로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적용해서 별개 혐의로 다시 구속시킨 겁니다.

[앵커]
어찌보면 풀어줬다가 다시 구속한 셈이네요. 이렇게까지 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서초동에서는 검찰의 이런 움직임에 크게는 세 가지 노림수가 있다고 보는데요. 먼저 김씨의 진술 태도 입니다.

[앵커]
진술 태도요.

[기자]
검찰 수사가 다소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게 바로 '428억 약정설'입니다.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서 김씨가 언급한 천화동인 1호 지분인데요, 검찰은 이 지분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에게 사후적으로 제공될 뇌물의 성격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이나 남욱 변호사 등 다른 사람들이 다 "이재명 측 지분"이라고 진술을 하고 있는데, 문제가 생겼어요. 바로 공여자인 김만배씨가 검찰 조사에서 입을 닫아버린 겁니다.

[앵커]
뇌물을 준 사람이 자백을 안 한다?

[기자]
아시다시피 뇌물은 실제로 돈이 오가지 않더라도 '약속' 만으로 처벌이 가능합니다. 검찰로서는 김만배씨가 이 대표 측에 돈을 주기로 했다고 진술만 하면 곧바로 이 대표 혐의에 뇌물을 추가할 수 있는 구조인 거죠.

그런데 검찰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할때 이 부분을 혐의로 포함시키지 못했습니다. 김씨 자백이 없어서 못 넣은 겁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김씨 돈줄을 죄는 겁니다. 김씨가 숨긴 돈을 찾아내서 압박을 하는 방식을 쓴 건데요. 실제로 김씨 주변에서는 은닉자금을 두고 '마지막 생명줄'이라는 표현까지 썼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마지막 생명줄. 그만큼 간절하다는 얘기네요.

[기자]
네. 그런데 여전히 김씨는 입을 열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는 50억 클럽 수사입니다.

[앵커]
얼핏 보면 50억 클럽 수사와 거리가 좀 있어보이는데 어떻게 연결이 된다는 건가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류영주 기자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류영주 기자
[기자]
아시다시피 50억 클럽 의혹은 김만배씨가 박영수 전 특검이나 권순일 전 대법관, 또 재판을 이미 받고 있는 곽상도 전 의원 등 유력 법조계 인사들에게 50억원씩 줬거나 주기로 약속했다는 의혹입니다.

김씨가 빼돌린 대장동 수익을 쫓아가다보면 당연히 50억 클럽과 연관된 돈의 흐름이 나오게 된다는 거죠. 검찰도 김씨가 은닉 자금 중 일부를 사후 뇌물 등으로 사용하려고 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검찰은 최근에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수사팀. 반부패수사1부인데요. 여기에 특수 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 2명을 추가로 파견했습니다. 정치권에서 50억 클럽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자꾸 나오니까 검찰에서 수사를 제대로 한다고 액션을 보인 겁니다.

[앵커]
사건을 뺏긴다는 생각도 하나요?

[기자]
예. 실제로 한 검찰 간부한테 특검 도입 필요성을 물어보니까 "중앙지검 수사팀이 수사를 잘 진행하고 있고 일부 로비 의혹과 관련한 부분에서도 성과가 이제 나오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특검이 출범하면 잘 가던 수사를 방해하고 사건을 뺏어가는 것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정치권에서 특검 얘기가 자꾸 나오는 것도 결국에는 검찰이 50억 클럽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왔기 때문 아닌가요. 곽상도 전 의원도 1심에서 무죄가 나왔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그런 점에서 검찰이 김만배씨의 범죄수익을 쫓는 것이기도 합니다. 형평성 논란을 잠재우는 효과도 있다는 거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창원 기자
상대적으로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만 너무 열심히 하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오니까, 검찰도 50억 클럽은 물론 다른 부분에 대한 수사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겁니다.

검찰의 은닉 자금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면요 그동안 화천대유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거물급 전관 법조인들이 줄줄이 검찰에 출석해서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이거든요.

뭐 대표적으로 아들의 퇴직금 50억 논란의 곽상도 전 의원이 있겠고요. 박영수 전 특검은 딸이 화천대유에 다니면서 거액을 빌리고 대장동에 아파트 분양까지 받았습니다. 권순일 전 대법관은 화천대유 고문으로 열 달 동안 일하면서 매달 1500만원을 받은 게 드러나기도 했고요.

[앵커]
기존에 거론된 50억 클럽 멤버는 6명인데, 이분들이 전부 조사 대상이 될 수도 있겠군요.

[기자]
사실 6명보다 규모가 더 커질수도 있습니다. 김만배씨가 오랫동안 법조기자로 활동하면서 알고 지낸 법조인이 한둘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돈을 딱 6명만 받았겠느냐. 이러다 초대형 법조 게이트가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겁니다.

법조인만 대상은 아니고요. 언론인도 있습니다. 실제로 50억 클럽에 김씨가 다니던 언론사 회장이 있죠. 또 주요 언론사 기자들이 김씨와 수억원씩 주고 받은 것이 이미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사실 로비 의혹이 어디까지 어떻게 번질지, 지금 상황에서는 그누구도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앞으로 검찰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되겠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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