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들은 서로를 껴안고 울며 연신 "주권자가 승리했다"고 외쳤다. 나채영 기자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4일 오전 11시 22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이라며 이 같이 발표하자 헌재 인근 거리에 모여있던 시민들은 승리의 환호성을 내뱉었다.
생중계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접한 시민들은 일제히 "우리가 이겼다"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서로를 껴안고 울며 연신 "주권자가 승리했다"고 외쳤다. 샴페인을 터트리는 이도 있었다.
이진형(68)씨는 "우리 국민이 원했던 걸 이렇게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며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서울 성북구에서 온 최숙희(59)씨는 "내란 불면증이 심했는데 오늘 기분이 너무 좋다. 코리아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동안 사람도 못 만나고, 여행도 못가고 마음 속 짐 덩어리가 있는 느낌이었는데, 집에 가서 맥주 한잔 해야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은 전날부터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철야농성을 이어왔다. 오전 10시 45분 기준 경찰의 비공식 추산 인원은 1만명이다.
선고 전부터 현장에서는 음악과 함께 시민들의 구호가 더해지며 집회 분위기가 고조됐다. 아모르파티 노래가 울려퍼지자 참가자들은 "파면해"를 외쳤다. '이것이 민심이다. 윤석열 즉각 파면'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고 노래에 맞춰 몸을 좌우로 흔들기도 했다. 손팻말이 없는 이들은 휴대폰 화면에 '윤석열 파면' 글자를 크게 띄웠다.
광화문 집회 현장 곳곳에는 중앙분리대 등에 참가자들이 파면 촉구 문구를 적은 리본들도 눈에 띄었다. 형형색색 리본에는 '헌재는 8대 0으로 윤석열을 파면하라', '집에 좀 가자! 윤석열은 우리 일상 돌려내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전국에 최고단계인 갑호비상을 발령했다. 이는 가용 경찰 인력 총동원령이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헌재 일대에는 경찰 기동대 110여개 부대, 약 7천 명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