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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된 게임기 보러올래?" 구로 터줏대감, 넷마블 [왓츠인마이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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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왓츠인마이오피스(What's in My Office)?"
한 기업의 '공간'을 보면, '경영 철학'과 '정체성'이 보입니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곳에서 일할까요? 과연 이 서비스는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요? IT커머스팀이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들의 '오피스(office)'를 털어봅니다. 사옥을 거닐며 느껴본 사내 문화와 분위기도 가감 없이 풀어드립니다.

유준상 인턴기자유준상 인턴기자
서울 구로구에서 우뚝 솟은 건물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서울디지털 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넷마블 사옥 'G-타워'는 지상 41층 규모로 구로구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꼽힙니다. '상생'을 강조한 넷마블의 아버지이자, 구로구에서 나고 자란 방준혁 의장은 '구로'와 '게임'의 첫 글자 알파벳 'G'를 사옥 이름에 새겨 넣었습니다.
 
25년을 맞이한 넷마블은 지난 2021년 'G-타워'를 짓고 이곳에 터전을 잡았습니다. 넷마블은 G-타워 건립과 함께 구로 공단의 역사를 담은 'G밸리 산업박물관'을 조성했습니다. 최근 개관한 '넷마블게임박물관'에서는 전 세계 게임 산업의 역사를 엿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산업과 게임사를 넘나드는 아카이브가 된 넷마블 G-타워로 함께 떠나볼까요.

본격 사옥털이! 넷마블 G-타워, "What's in My Office"

 
넷마블게임박물관에 전시된 옛 오락실 게임기들. 박성은 기자넷마블게임박물관에 전시된 옛 오락실 게임기들. 박성은 기자
①게임회사에 박물관이 2곳이나 있다
G-타워의 첫 인상은 '와 높다'였습니다. 고개를 한껏 꺾어 들어 올려도 건물의 꼭대기를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인 높이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넷마블의 계열사들은 물론 개발사들도 한 건물에 모여 있습니다. 지상 3층까지는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해 지역과의 상생도 강조했습니다.
 
3층에는 더욱 특별한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달 4일 국내 최초로 개관한 게임박물관인데요. 이름은 '넷마블게임박물관'이지만 넷마블 게임만 있는 건 아닙니다. 전 세계의 게임 산업의 발전사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게임 업계의 다양한 직무를 청소년 관람객에게 소개하고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습니다.
 
넷마블게임박물관에 전시된 옛 게임기들. 박성은 기자넷마블게임박물관에 전시된 옛 게임기들. 박성은 기자
입구를 지나면 말 그대로 '게임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최초의 상업용 아케이드 게임 '컴퓨터 스페이스' 게임기부터 50년이 된 콘솔 게임기, 게임팩들이 한 군데 전시돼 있습니다. 전시의 끝에 위치한 추억 속 오락실 게임기 20여 대는 실제로 작동이 됩니다. 주말이면 관람객들이 이곳에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추억 속 게임의 향수에 푹 빠져 있다는 후문입니다.
 
같은 3층에 위치한 'G밸리 산업박물관'은 '구로'를 향한 넷마블의 진심이 엿보입니다. G밸리 산업박물관은 구로 공단의 역사와 산업 발전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경제산업의 발전의 큰 축에서 구로 공단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오래된 산업 제품은 물론 근로자의 삶을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를 통해 공단의 변천사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넷마블 G-타워에 조성된 캐릭터 테마파크. 박성은 기자넷마블 G-타워에 조성된 캐릭터 테마파크. 박성은 기자
②지역과 상생, 시민들과 어우러지는 캐릭터 공원
게임과 구로의 역사에 빠져 있다보니, 여기가 게임회사가 맞나 싶습니다. 그러던 차에 사옥 뒤편의 공원에서 넷마블의 귀여운 캐릭터들이 보입니다. 건물 뒤편의 공간은 공원으로 조성돼 시민들에게 개방돼 있습니다. 완연한 봄 날씨를 즐기는 시민들 사이로 넷마블의 다양한 캐릭터 IP(지적재산권)이 눈에 띄었습니다.
 
넷마블 G-타워에 조성된 캐릭터 테마파크의 로봇물고기. 박성은 기자넷마블 G-타워에 조성된 캐릭터 테마파크의 로봇물고기. 박성은 기자
3층 높이의 계단으로 이어진 넷마블 '캐릭터 테마 파크'의 1층에는 인공 연못이 조성돼 '로봇 물고기'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고요. 계단에는 야채부락리의 캐릭터 '쿵야'가 쉬어가는듯 앉아있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니 넷마블 대부분의 게임 속 캐릭터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습니다. 국내 5대 게임사(넥슨·넷마블·엔씨·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중에 판교가 아닌 구로에 위치해 야외부지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 돋보였습니다.
 
"넷마블이 내세울 수 있는 강력한 IP는 없지 않냐"는 비판에도 넷마블의 생존 전략은 '내재화'에 있습니다. 다양한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넷마블' 한 사이트에서 이용이 가능하게 해주는 '채널링' 서비스로 시작한 넷마블은 대중성이 높은 IP를 게임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마블 어벤져스, 쿵야를 비롯해 최근엔 글로벌 143억 뷰를 기록한 '나 혼자만 레벨업' 웹툰을 게임 버전으로 제작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게임 유통 도입…25년 맞이한 넷마블 걸어온 길


2000년 방준혁 의장의 손에서 국내 최초 온라인 게임 포털 '넷마블'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라그하임'을 서비스하며 업계 최초로 개발사의 게임을 유통하는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도입했습니다. 이듬해인 2002년에는 캐주얼 게임 '캐치마인드'에 국내 최초로 부분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며 게임 업계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마련했습니다.
 
2004년 넷마블은 CJ그룹에 편입되며 사명을 'CJ인터넷'으로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2006년, 방 의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넷마블은 한동안 부진한 시기를 겪게 됩니다.
 
힘든 시기를 겪던 넷마블의 전환점은 2011년이었습니다. 방 의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하며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 중심 체제로 전환했고, '모두의 마블', '달려라 차차차', '몬스터 길들이기' 등 인기 게임을 연이어 출시하며 재도약에 성공했습니다.
 
방 의장은 CJ그룹에서 독립해 '넷마블게임즈'를 새롭게 설립했고, 3년 뒤 2017년에는 코스피 상장을 이뤄내며 다시 성공가도를 타게 됩니다. 이후 사명을 '넷마블'로 변경하고, 생활가전 기업 코웨이를 인수하는 등 게임을 넘어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넷마블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엔 김병규·권영식 공동대표체제에서 권영식 대표가 경영 대신 게임 개발사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PC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시대의 한 획을 그었던 넷마블이 인공지능(AI)과 콘솔 게임 장르가 주를 이루는 새 시대에 어떤 반전을 꺼내 들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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