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 지정타 일대의 과천대로 S4 앞 사거리(개선대책 적용 이전) 출근길 모습. 과천시 제공"매일 출퇴근 때마다 전쟁이었어요.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죠. 하지만 요샌 신호도 자주 바뀌고 짧아지면서 훨씬 수월해진 것 같습니다."
1년 전쯤 경기 과천시 지식정보타운(지정타)에 둥지를 튼 A업체 임원 정모씨는 입주 초기 출퇴근 교통체증으로 고달팠다.
아침마다 과천대로를 타고 도심을 지나 지정타로 진입하는 교차로에는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들로 빼곡했다. 반대로 퇴근길에는 지정타에서 대로로 빠져나가려는 차량들이 몰리면서 도로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기 일쑤였다.
아직 지하철역이 없어 입주기업 직원들 대부분이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던 상황.
과천시가 지정타 교통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첨단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다.
1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과천시는 지정타 내 상습 정체 해소를 위해 3단계 교통개선대책을 세워 지금까지 2단계 사업을 마쳤다.
핵심은 도로별 교통 흐름을 진단해 신호 횟수와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데 있다.
도로를 모니터링하는 '눈'인 CCTV를 확충해 실시간 교통 여건에 맞춰 차량들이 원활히 통행할 수 있게 신호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지정타 교통대책 2단계 효과 표시도. 과천시 제공먼저 1단계 사업으로 시는 과천대로7・8길 구간의 지능형교통체계(ITS)를 조기 구축하고, 온라인으로 신호시스템을 상황에 맞춰 실시간 조정했다.
지정타 공공택지 준공 시점에 설치될 예정이던 ITS를 선제적으로 설치한 것이다. 신계용 과천시장 주도로 여러 차례 LH와 협의를 한 결과, 지난 3월 4곳의 교통CCTV와 8개 교차로에 대한 온라인 신호제어 시스템 설치를 완료했다.
이어 2단계 개선대책으로는 과천대로 축소에 따라 주요 교차로 횡단길이가 줄어든 점에 초점을 뒀다. 횡단보도부의 보도 조성공사(임시조치)를 신속히 마무리할 것을 LH에 요청한 가운데, 횡단길이가 줄어든 만큼 보행신호 시간을 18초가량 절감해 차량 신호를 늘린 것이다.
이와 함께 시는 각 단계별 추진상황을 직접 점검하면서 교통정보센터를 중심으로 과천경찰서, 한국도로교통공단 등과 출퇴근 시간대 신호제어 합동 비상대응체계도 운영 중이다.
특히 차량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후 5시~6시까지 기존 남북축 중심의 신호체계를 동서축(과천대로7길) 중심으로 조정해 퇴근길 교통이 한결 원활해졌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출근 시간(오전 8시~9시)에는 평균 통행시간이 약 20분에서 12분 18초로 39% 단축됐고, 신호대기 횟수도 4회에서 2회로 절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퇴근 시간(오후 5시~6시)에도 평균 통행시간이 약 25분에서 12분 24초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신호대기 횟수 역시 5회에서 2회로 60%나 감소했다.
지정타 현안 점검을 하고 있는 신계용 과천시장 모습. 과천시 제공앞서 시는 이 같은 교통대책과 관련해 지난 2월 출범한 '과천지식정보타운 기업협의회(2기)'와 사업 시행과 효과 진단, 홍보 등에서 긴밀히 협의해오고 있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지정타는 과천의 미래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심장이다"라며 "각종 기반시설 구축이 도시의 발전 속도에 뒤처지지 않도록 행정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정타 입주민들의 연령대가 비교적 젊은층이어서, 보수 강세였던 과천지역의 정치성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 도전에 나설 신 시장이 지정타 현안에 집중하면서 집까지 지정타로 이사한 배경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