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대전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윤창원 기자임은정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책을 보냈다가 반송당했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지난 4월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 책 '계속 가보겠습니다'를 보냈다"며 "책을 내며 언젠가 이 책을 윤 선배에게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각오했던 것보다 빨리 윤 선배가 귀가했고, 그 집 주소를 마침 알고 있어 짧은 고언을 담아 보냈다"고 전했다.
지난 2022년 출간한 '계속 가보겠습니다'에는 검찰 내부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쓴 글 19편과 글을 쓰게 된 상황, 당시의 심정 등을 전하는 뒷이야기, 언론에 연재한 칼럼 13편 등이 담겼다.
책에는 "2018년 윤석열 검사장의 중앙지검과 2021년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검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똑똑히 보았습니다", "이제 그 검찰총장은 사퇴 후 정치권으로 바로 투신하여 대권을 거머쥐어 그동안 그가 지휘해 온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습니다. 검찰 수사를 통한 철권통치 시도가 우려되는 현실이 참으로 참담하네요" 등 윤 전 대통령을 언급한 내용도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두 번째 정식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임 부장검사가 보낸 책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배달이 완료됐으나 일주일 뒤인 23일 수취 거절돼 24일 임 부장검사의 손으로 되돌아왔다.
그는 "그 아내는 박절하지 않아 디올백도 흔쾌히 받았는데, 이제 야인으로 돌아와 박절하게 후배의 책은 굳이 반송하는가 싶어 아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8일 KBS 신년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언급하며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임 부장검사는 "부하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부하들을 거짓말쟁이로 모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계속 지켜보는 게 민망하고 고통스러워 '이제라도 멈추시고 스스로를 돌아봐 달라'고 써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책은 돌아왔지만, 내 고언은 가닿았기를 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호처를 향해서도 "전현직 검사들로 인해 온 국민이 고통받는 와중에 특히 경호처 분들이 힘드신 듯하여 검찰에 몸담은 사람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고,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게 쉽지 않은 게 현실이지만, 함께 현실을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