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정부가 올해 들어 4월까지 한국은행에서 약 71조 원을 빌려 재정을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은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에게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까지 정부가 한은에서 빌린 누적 대출금은 총 70조 7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과거 연도별 같은 기간 누적 대출 규모 중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역대급 '세수 펑크'를 겪은 지난해 1~4월 누적 대출은 60조 원이었고,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진 2020년 1~4월에도 25조 9천억 원에 그쳤다.
다만 정부는 올해 빌린 70조 7천억 원과 지난해 넘어온 대출 잔액 5조 원 등 총 75조 7천억 원을 모두 상환한 상태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으로, 이른바 '마이너스 통장'으로 불린다.
정부가 이 대출을 많이 이용한다는 건 세출 대비 세입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특히 정부가 지나치게 많은 돈을 일시 대출하면 이렇게 풀린 돈이 시중 유동성을 늘려 물가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재정부족을 재정증권 발행이 아니라 실시간 공개되지 않는 한은 일시 차입에만 의존하면 국회나 국민이 재정 상황을 투명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한편 지난해 1년간 정부가 한은에서 일시 차입한 대출 규모는 총 173조 원으로 2011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