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구=황진환 기자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했다. 과거 본인이 박 전 대통령 독재에 항거해 투쟁했었던 일화를 설명하면서다.
13일 김 후보는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광역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경부고속도로 만든다고 했을 때 왜 만드냐, 히틀러가 하는 아우토반과 같다. 독재 총통 체제로 가기 위한 선전물이 고속도로(이기 때문)"이라며 "저는 늘 박 전 대통령에 반대해서 쫓겨나고 잡혀가고 그랬다"고 밝혔다.
이어 "젊었을 때는 박 전 대통령에 반대했지만, 철이 들고 보니까 제가 잘못했다는 걸 알아서 참회했다"며 "박 전 대통령은 위대한 세계적인 지도자이며 가난을 없애고 세계 최강의 제조업과 산업혁명을 이룬 위대한 대통령으로 대구·경북이 낳은 인물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당신의 무덤에 침을 뱉던 제가 꽃을 바칩니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가가 위기다. 위기마다 생각나는 것이 바로 대구·경북"이라며 "섬유산업부터 시작해 포항제철, 구미 전자 산업 등 많은 산업혁명을 이룩했다. 삼성도 바로 대구에서 삼성상회로 시작하지 않았나"라며 "지금 나라가 어려워졌다. 이 나라에 어려움이 올 때마다 대한민국을 누가 지키느냐, 전 대구·경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무너질 때 과감하게 바로 세울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 독립운동, 3·1운동 했던 대구·경북에서 얼마나 많은 분이 희생됐나.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뛰어올라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대구·경북에서 추진 중인 지역 사업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김 후보는 "신공항이 잘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약속된 시간인 2030년까지 다 못 지키더라도 신속하게 군위에서 가는 고속도로 철도 등 잘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50사단 훈련장 군위 이전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제때 이전해서 잘 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달빛 철도도 예비타당성 조사 등 어려운 점 많지만 잘 상의해서 적극 추진하겠다. 동해안에서도 부산에서 시작해 강릉, 고성까지 전체가 이어지는 고속전철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대구·경북 통합, 지방자치 및 지방분권, 예산·인사·인허가 등 과감하게 해서 지방 이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학도 확실하게 밀어드리겠다. 경북대학, 영남대학 등 지방에 좋은 대학 키우고 밀어드려서 대학 중심으로 연구소를 만들어야 한다"며 "경주는 확실한 연구·개발 단지를 만들겠다.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교육과 연구·개발, 창업이 융복합 해서 거점이 이뤄져 젊은이들이 빠져나가지 않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대통령 후보는 자기가 총각이라고 거짓말하던데, 저는 평생 결혼하고 총각이라고 속인 적이 없다. 그런 소리 하다가는 집사람한테 쫓겨난다"며 "어떤 사람은 자기가 검사라면서 검사 사칭도 한다. 저는 아시지 않나. 저 김문수는 거짓말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탈당에 대한 여론이 50%가 넘는다'란 지적에 "대통령이 탈당을 하느냐 안 하느냐는 본인의 뜻이다. 우리 당이 대통령 보고 탈당해라 또는 하시려는데 하지 마라 이런 것은 옳지 않다"며 "윤 전 대통령께서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우리 당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는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그렇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전 대표 측에서 윤 전 대통령하고 결별하면 선거를 돕겠다고 한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란 질문에는 "저는 한 전 대표처럼 윤 전 대통령하고 깊은 인연은 없다. 고용노동부 장관하고 경사노위위원장 직을 맡으며 공직으로서 대통령을 도와서 노동개혁을 추진해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며 "한 전 대표처럼 검찰로서 같이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업무를 했던 것과는 좀 다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 말씀이 무슨 뜻인지 직접 만나서 말씀 나누고 거기에 맞춰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본인은 윤 전 대통령과 깊은 인연이 충심을 다 하고 있다는 점을 한 전 대표의 '배신자론'을 언급하면서 더욱 강조하고자 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