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산을 찾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중앙)에 대한 부산지역 한국노총 산별대표자들이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한국노총 출신 박진수 부산시의원(왼쪽 세번째), 정동만 부산시당 위원장 직무대행(오른쪽 두번째)도 함께 했다. 서민선 기자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문수 후보가 13일 부산을 처음으로 공식 방문한 가운데, 한국노총 부산지역 산별대표자 및 단위노조 대표자들이 전국 최초로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보수 성향 노동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근로자의 날을 기점으로 한국노총 서울지역과 전북본부가 잇따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보수색이 짙은 부산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지지가 먼저 나왔다는 점에서 노동계 내 지역별 분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전국에서 처음으로 김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 의사를 밝힌 부산 한국노총 산별대표자들은 "김 후보야말로 경제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울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날 지지 선언은 국민의힘 부산시당 회의실에서 열렸으며, "꺼져가는 경제를 부흥시킬 후보는 김문수", "부산을 남부권 경제중심 허브도시로 만들 인물"이라는 구호가 반복됐다.
지지자들은 김 후보가 과거 한국노총 조합원이었고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을 거쳐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이력을 높이 평가했다.
서울·전북은 이재명, 부산은 김문수…노동계 양분 구도
이번 부산의 지지선언은 앞서 한국노총 내셔널 서울지역과 전북본부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 흐름과 대비된다.
한국노총 서울지역은 근로자의 날인 지난 1일, 이재명 후보와 △주 4.5일제 도입 △정년 65세 연장 △보편적 노동권 보장 등을 골자로 한 정책협약을 체결하며 지지를 공식화했다.
전북본부도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13일 이재명 지지를 결의하고, 조직적 총력 지원을 선언했다.
반면 보수적 기류가 강한 부산에서는 이례적으로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가 먼저 나왔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지지는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 전체가 아닌 산하 단위노조 대표자들이 주도한 것으로, 본부 차원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尹 대선 당시와 유사한 흐름…보수지역 확산 가능성도
13일 부산을 방문한 국민희힘 김문수 후보가 한국노총 부산지역 산별대표자들의 지지선언을 받고 기자들과 백브리핑 하고 있는 모습. 강민정 기자이번 지지선언은 지난 2022년 제20대 대선 당시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서울지역 한국노총 노조가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부산의 단위 노조들이 가장 먼저 윤석열 후보 지지를 밝히며 보수권 노동계의 움직임을 촉발시켰고, 이후 대구 등으로 확산된 바 있다.
이번에도 부산의 선언을 시작으로 김문수 후보에 대한 보수권 노동계 지지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서울과 전북 등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이 이어지자, 부산처럼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 단위노조에서는 균형을 맞추려는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나타난 것"이라며 "이번 지지가 대구를 비롯한 다른 보수지역 노동계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노조 내부의 정치적 분화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노동계 표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