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측근' 박종운 재조명…'민주투사' 박종철이 지킨 선배의 보수 전향[오목조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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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대선후보의 측근인 박종운 경경련 전 사무총장의 행적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박 전 총장은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의 직접 당사자이지만, 이후 보수 정치인으로 전향했습니다.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원장은 박 전 총장이 한나라당을 선택했을 때 박 열사의 유가족의 상처는 깊었다고 전했습니다. 최강욱 전 의원은 박종철 열사가 고문에도 끝까지 지켰던 선배가 박 전 총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박 전 총장은 "저는 2단계 혁명론을 접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후 사회주의 노예체제의 길을 걷거나 그와 명확하게 절연하지 않으려 하는 옛 동료들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6월 민주항쟁' 박종철 열사가 고문에도 끝까지 지켰던 선배
학생운동 하다 보수 전향…박 열사 부모가 양자로 맞이하기도
최강욱 "박종철, 고문에도 박종운 행방대지 않아"…우상호 "박종운 전향에 유가족 상처"
박종운 "사회주의 노예체제 길 걷거나 절연하지 않으려 하는 옛 동료들과는 다른 길"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1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 동행한 박종운 전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경경련) 사무총장. 연합뉴스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1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 동행한 박종운 전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경경련) 사무총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를 밀착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박종운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경경련) 전 사무총장의 과거 행적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박종운 때문에 열받았다. 사람들이 잊어버려서 꼭 기억하라고 방송마다 얘기하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박종철 열사가 왜 고문을 받았나. '선배 누구의 행방을 대라' 이걸로 고문을 한 것"이라며 "그때 박종철 열사가 끝까지 (행방을) 대지 않고 숨기다가 숨졌는데, 그 사람이 박종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총장이 보수 정치인으로 전향해 경기도 부천 지역에서 제16~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던 사실을 전하면서 "지금 김문수 후보 수행실장으로 따라다니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실제 박 전 총장은 지난 11일 김 대선후보가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선후보 등록을 할 때 환한 표정으로 동행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 전 의원의 비판을 접한 박 전 총장은 14일 CBS노컷뉴스에 "사실 그대로다. 수배 중이었던 저를 잡으려고 제 후배인 박종철 열사를 잡아다가 고문살해했다"며 "이에 분노한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6월항쟁으로 민주화가 이뤄졌다. 곧 이어 사회주의권 (안에 있는) 국민들의 분노 속에 사회주의도 무너지고, 사회주의의 민낯이 남김없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저는 2단계 혁명론을 접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며 "그 후 사회주의 노예체제의 길을 걷거나 그와 명확하게 절연하지 않으려 하는 옛 동료들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종철 열사. 연합뉴스박종철 열사. 연합뉴스
박 전 총장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직접적인 당사자다. 학생운동을 하던 그는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관련자로 지목되면서 경찰에 수배됐다.

당시 경찰은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중이던 박 열사를 연행해 그의 소재를 파악하려고 했고, 취조 중 끔찍한 물고문으로 박 열사는 사망했다.

이 사건은 그해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졌고, 이후 직선제 개헌으로까지 이뤄졌다. 박 전 총장은 이듬해(1988년) 박 열사의 형 박종부 씨에게 편지를 보내 민주화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박 열사 부모는 아들을 대신해 박 전 총장을 양자로 맞이하기도 했다.

박 전 총장은 수배령이 풀린뒤 박종철기념사업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1990년대에는 '꼬마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활동했다.

페이스북 캡처페이스북 캡처
그러나 이후 박 전 총장은 민주화운동 당시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 해왔다. 박 열사의 서울대 선배이자 동지였던 그는 2000년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입당과 함께 보수 정치인으로 전향했다. 이후 경기 부천 오정 지역구 총선에 3번 출마했지만 매번 고배를 마셨다.

이런 행보로 자연스럽게 박 열사의 유족이나 과거 운동권 선후배들과는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김문수 후보와는 1980년대초 그가 연 서점에 박 전 총장이 자주 들려 교류가 시작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총장은 1990년 김 후보와 민중당 창당 작업을 함께 했으며 경기도 산하단체인 경경련 소속으로 보좌 역할을 맡았다.

2020년에는 김 후보와 자유통일당을 창당하기도 했으며, 김 후보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박종운이 박종철 열사의 형님에게 보낸 편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캡처박종운이 박종철 열사의 형님에게 보낸 편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캡처
6월 민주항쟁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지난 2018년 한 방송에 출연해 박 전 총장의 보수 전향 정치 활동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우 위원장은 "이 분(박 전 총장)이 당시 그 당을 선택하고 갔을 때 박종철 씨 유가족들이 받은 상처는 너무 깊었다"며 "내 아들을 죽인 사람들과 같은 진영으로 갔다고 하는 상처가 있어서 되게 힘들어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종운 씨 본인은 정치적 선택의 자유라 주장할 수 있겠지만 박종운 씨나 우상호 같은 사람은 선택의 자유가 없다. (동지의) 죽음을 안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저는 이한열 열사의 가족이 싫어하는 일을 할 수 없다. 종운이는 종철이를 생각하면 차라리 정치를 안 하든가, 그냥 다른 일을 하고, 종철이를 기념하는 사업을 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당시 방송에 함께 출연했던 유시민 작가는 "한 시기에 옳은 일을 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앞으로도 계속 옳은 삶은 산다는 것도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실을 접한 박 전 총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상호 의원 말에 동의 못 한다. 저는 민주화 운동 배신한 적 없고 사회주의 반대가 변절이라 생각하진 않는다"며 "생각의 차이로 받아들여 줬으면 한다. 저는 종철이 죽음을 지고 가는 대신 올바른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박 전 총장은 보수 정치인으로 전향 후에도 박 열사 추도식에는 참석해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018년 서울 관악구에서 열린 '박종철 거리' 선포식에도 참석했다가 조용히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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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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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OGLE가가멜52025-05-15 11:57:04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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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 한 장에 쇠붙이에 새겨져 합리적인 시민들이 교훈으로 기억하고 학습하는 박종철 열사님.
    한때 함께했던 동지로부터 버림받은 것은 민주주의를 기억할 때조차도 후세들은 아프다.
    동지를 저버리는 것은 박종운 자신의 양심도 죽이는 이유에서다.

  • NAVER그냥가다가2025-05-15 11:37:18신고

    추천2비추천6

    나도 80년대 학생운동을 했었다. 당시 운동권 대부분이 그랬듯이 나도 사회주의를 새로운 사회의 대안으로 굳게 믿었다.
    그런데 구소련을 비롯한 동구권 공산주이가 무너지면서 저런 나라에 살아서는 안되겠다. 우리 국민을 위해서 운동을 한 것인데 악의 구렁텅이에 밀어넣으려는 짓을 할 수 있겠는가? 깊이 반성하며 과거의 생각을 청산했다. 지금 민주당의 주류 세력은 낡은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들에게 정권이 넘어가면 전제독재정권인 이북한테 나라를 갖다바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는가?

  • NAVER천지불인2025-05-15 10:07:46신고

    추천2비추천10

    자유를 위해 목숨 바친 박종철 투사의 정신은 자유이다. 박종운은 박종철의 희생에 따라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길을 걸어왔다 . 우상호는 한때 민주투사로서 공은 있으나 이재명 독재에 대해서는 눈을 깜고 있는 현 상황을 비교하면 누가 박종철의 죽음을 거룩하게 하고 욕되게 하는가, 민주당이 박종철 열사가 지하에서 울고 있고 있는 모습을 외면하고 있으니 어찌 박종운을 비난하는가, 박종철 죽음을 욕되게 하는 것은 더불어 민주당 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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