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재 제공·사진공동취재단 경찰이 대통령경호처로부터 비화폰 서버 기록을 확보한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 사용자 정보가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관리 권한이 있는 경호처를 의심하며 수사에 착수했다.경찰청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12월 6일 윤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 사용자 관련 정보를 원격으로 삭제한 정황을 찾았다"며
"증거인멸혐의로 수사를 개시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흘 뒤인 지난해 12월 6일,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한 세 사람의 비화폰 사용자 정보가 원격으로 삭제됐다는 것인데, 경찰은 일반 휴대전화의 초기화와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용자 관련 정보라는 것은 휴대전화와 비교하면 초기화와 같은 느낌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서버에 누군가 접근해 삭제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관리 권한이 있는 경호처를 의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호처에서 삭제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연합뉴스
다만 현재까지 원격 삭제를 진행한 이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경찰은 일단 불상자를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하고 지난주부터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경찰은 12·3 내란 사태 수사를 위해 경호처로부터 지난해 3월 1일부터 최근까지의 비화폰 서버 기록도 임의제출 형식으로 제출받기로 했다.
앞서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와 관련된 비화폰 서버 기록 자료만 받았지만, 이제는 내란사태 수사를 위해 비화폰 서버 기록 자료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 23일 윤 전 대통령과 김성훈 경호차장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와 관련해 경호처로부터 비화폰 서버 기록 대부분을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올해 1월 22일까지의 비화폰 서버 기록 대부분을 복구했고 확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