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제주시 동문로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전통의 스윙 보터 제주특별자치도가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 100% 적중 지역'의 명성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제주도 인구는 우리나라 전체의 1.3% 수준이지만, '제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주도민의 선택이 곧 당선의 '바로미터'였다.
'제주도지사 재보궐 선거(2004년 6월 5일)의 승패요인 분석'('법과정책' 12권 1호)에서는 2004년 6.5 재보궐선거 당시 제주를 방문한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가 "역대 대선의 결과를 보면 제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권을 잡았고, 총선에서도 제주에서 이긴 당이 원내 1당이 됐었다"고 이야기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 정도로 제주도는 대선 바로미터 역할을 해온 지역이다.
실제로 1952년 제2대 대통령 선거에서부터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까지 65년간 총 12번의 대통령 선거 동안 제주도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1987년 직선제가 부활한 이후로도 35년 동안 기록은 이어졌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25일 오후 제주시 롯데마트 앞 사거리에서 김문수 후보 지지 유세에 앞서 제주 당직자들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직선제로 치러진 13대 대선 당시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는 제주에서 49.77%를 득표, 전국 36.64% 득표율로 김영삼 통일민주당 후보(28.03%)를 제치고 대통령이 됐다.
14대 대선에서는 제주에서 39.97%를 득표한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가, 15대 대선에서는 제주에서 40.57%를 얻은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16대 대선에서 56.05%라는 높은 수치로 제주의 마음을 얻은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전국 48.91%의 득표율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증을 받았다. 노 후보와 이 후보의 득표율은 2.3%P 차이였다.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초로 50%를 넘은 득표율을 얻으며 18대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후보(51.6%)는 제주에서도 50.46%를 얻었다. 직전 박 전 대통령을 선택했던 제주도의 민심은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45.51%의 득표율을 안기며 당선으로 이끌었다.
이처럼 '대통령 100% 적중 지역'으로 대선 민심 풍향계 역할을 했던 제주도의 명성이 깨진 건 지난 2022년 제20대 대선이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제주도에서 52.6%(제주시 53.7%, 서귀포시 49.67%)를 득표했으나, 제주도에서 42.7%(제주시 41.57%, 서귀포시 45.64%)를 득표하며 2위를 차지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최종 득표율은 이 후보 47.83%, 윤 후보 48.56%였다.
다음 화면 캡처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지난 2022년 2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43.7%, 윤석열 후보는 42.9%의 지지를 얻었다.
당시 여성은 47.8%가 이 후보를, 남성은 48.4%가 윤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18~29세와 60세 이상에서 윤 후보가, 30~50대에서는 이 후보 지지가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제주시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이 45.2%로 윤 후보보다 높았고, 서귀포시에서는 43.4%가 윤 후보를 지지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 여론조사에서는 제주 지역에서 이재명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앞서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제주에서 각각 46.4%, 40.9%의 지지를 얻었다.
이에 제주도 여론조사 결과가 21대 대선에 고스란히 반영될지, 그리고 이러한 민심을 바탕으로 '제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명성을 되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KOPRA 조사는 유·무선 ARS(자동응답) 조사(무선 80%, 유선 20%)로 진행됐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5.1%, 리얼미터 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8.3%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