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왼쪽), 건진법사 전성배씨. 황진환 기자·연합뉴스건진법사 전성배씨 휴대전화에 '건희2'라는 이름으로 된 번호가 저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가 김건희 여사 측에 인사 청탁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메시지를 보낸 그 번호다.
그런데 검찰은 또 통일교 전 간부 윤모씨는 이 번호를 '유실장'으로 알고 있었던 정황도 포착했다. 하지만 실제 이 번호의 주인은 김 여사의 최측근 수행비서인 유모씨가 아닌 '막내' 수행비서 정모씨다.
1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박건욱 부장검사)는 전씨의 휴대전화에서 '건희2'란 이름의 번호가 저장된 것을 확인했다. 또한 전씨가 해당 번호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인사 관련 불만을 표시한 대화 내역 역시 확보했다.
검찰은 최근 전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전씨가 2022년 3월 이후 해당 번호로 몇 차례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전씨는 문자에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측에서 제 사람들을 쓰지 말라고 했다", "내가 얼마나 희생했는데 윤핵관에게 연락하겠다", "나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을 보고 권력의 무서움을 느꼈다"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검찰은 또 통일교 전 고위 간부 윤모씨가 제3자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해당 번호의 사용자를 '유실장'이라고 지칭한 메시지 역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번호 사용자를 김 여사와의 소통에 가교 역할을 하는 인물로 소개하면서 유실장이라고 지칭했다는 것이다.
'유실장'은 코바나컨텐츠 시절부터 김 여사를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수행비서 유모씨로 추정된다. 유씨는 윤 전 부부의 휴대용 저장장치(USB)를 관리하는 등 행정적 실무를 담당해온 인물이자 통일교 측이 전씨를 통해 전달한 샤넬백을 건네받아 교환한 인물이다. 검찰은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유씨가 관리하던 USB 4개를 확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번호의 주인은 김 여사의 다른 수행비서인 정모씨였다. 해당 번호는 정씨가 2021년 업무 처리를 위해 새롭게 개통한 휴대전화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코바나컨텐츠 시절부터 비서로 일하며 김여사를 보좌해온 인물로, 김 여사의 '비서 3인방' 중 가장 어리다.
하나의 번호에 대해 전성배씨는 김 여사로, 전씨에게 '김건희 여사 선물용' 샤넬 가방을 건넨 윤씨는 '유실장'으로 지칭한 가운데 정작 주인은 다른 인물인 정씨였던 셈이다.
유씨는 검찰 조사에서 해당 번호는 자신의 번호 아니며, 사용한 적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통일교 전 고위 간부 윤씨가 김 여사에게 통일교 관련 현안을 청탁하기 위해 전씨를 통해 수행비서 유씨에게 샤넬 가방을 전달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유씨는 2022년 4월에 건네받은 샤넬백은 다른 모델의 가방과 신발로, 7월에 받은 샤넬백은 또 다른 가방 2개로 각각 교환한 사실이 CBS노컷뉴스 보도로 드러난 바 있다.
다만, 교환된 제품들의 행방은 지금도 묘연한 가운데 검찰은 실물 확보에 애를 쓰고 있다. 전씨는 오랜 인연이 있던 유씨에게 가방 교환을 부탁한 것일 뿐 교환된 제품들을 돌려받은 뒤 잃어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여사 측은 "전씨로부터 샤넬 가방 등 선물을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