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4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열린 긴급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위원장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6·3 지방선거에 큰 혼선을 초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개표 중단이나 재선거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새벽 회의를 진행한 끝에 "투표용지가 부족해 해당 투표소에 방문한 국민 여러분의 참정권 행사에 많은 혼란과 불편을 드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국민 사과한 허철훈 사무총장과 동일한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다만 선관위는 국민의힘 등에서 요구한 개표 중단, 재선거 실시 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재선거 해당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선관위는 "선거일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으로 발생한 이번 사안은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의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현재 진행되는 개표를 중단하는 것은 불가하며, 해당 투표소에서 투표한 유권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투표함은 개표소로 이송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투표용지 부족으로 큰 혼란이 불거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은 일단 이송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선관위는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은 다른 투표함의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 이송을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4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선관위가 사과와 함께 재투표 사안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혼란은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선관위 과천청사 앞에는 이미 현재도 부정선거론자 등을 포함해 많은 이이 모여 항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공직선거법 196조는 천재·지변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선거를 실시할 수 없거나 실시하지 못한 경우 선거를 연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공직선거법 198조는 어느 투표구의 투표를 실시하지 못했거나 투표함 분실·멸실 등의 사유가 발생했을 때 재투표를 실시한 뒤 당선인을 결정하도록 한다.결국 투표용지 부족이 단순한 선거관리 행정 과실인지, 아니면 특정 투표구에서 투표 자체가 실시되지 못한 사례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공직선거법 155조는 투표 마감 시각에 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선거인에게 번호표를 부여해 투표하게 한 뒤 투표소를 닫도록 하고 있다.
선관위가 대기 유권자에게 번호표를 주고 투표 시간을 연장했다면, 그 자체는 적법한 조치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투표용지 부족으로 실제 투표를 하지 못하고 돌아간 유권자가 있었다면 선거 효력을 다투는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 선거 효력에 이의를 제기하려면 먼저 선관위에 소청을 제기하고, 각하 또는 기각 결정이 나온 뒤 대법원에 선거무효소송을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