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선관위 김범진 사무처장이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를 찾았다가 떠나는 과정에서 시위대가 막아서는 모습. 이원석 기자초유의 투표 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대한 시위대 등의 포위가 장시간 이어지면서 투표함들은 새벽을 넘겨 4일 낮시간까지 여전히 개표소로 옮겨지지 못하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해 투표소를 찾았던 서울시선관위 책임자는 시위대의 강한 반발에 아무런 조치도 못하고 떠났다. 이 책임자를 시위대가 막아서면서 일부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날 밤 10시쯤부터 투표소가 마련된 잠실7동 우성아파트 경로당 앞에 모인 시위대와 보수 성향 유튜버, 보수 단체 회원, 시민 등은 이날 오후 12시 시점에도 투표소의 앞, 뒷문을 막아서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새벽을 지나 오전 이른 시간엔 100명 안팎으로 수가 줄었지만, 점차 다시 늘어 현재 200~300명 안팎의 시위대가 투표소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4일 오후 12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가 설치된 우성아파트 경로당을 시위대가 둘러싸고 있다. 이원석 기자
이들은 오전 내내 "부정선거 사형" "재선거" "선관위 해체" "선거 무효" 등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투표소 앞엔 시위대가 동원한 간이의자 수십개까지 놓여 투표소를 봉쇄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전엔 일부 주민이 소음 등에 대해 항의하면서 시위대와 충돌이 있기도 했다.
현재 투표소 내부에는 개표소로 옮겨지지 못한 투표함 2개가 그대로 남아 있다. 선관위는 이 투표함들에 약 2천 표가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전국의 다른 지역은 당선자 윤곽이 모두 나왔지만, 이곳의 개표가 막히면서 서울시장을 비롯한 일부 후보의 공식 당선 확정 절차도 미뤄지는 중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날 오전 10시 45분쯤 김범진 서울시선관위 사무처장이 잠시 투표소 문을 열고 "지금 개표를 마쳐야지만 오세훈 후보의 당선을 확정할 수 있다. 그래야 선거 효력의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고 부정선거인지 아닌지도 판단이 가능하다"며 설득을 시도했지만 시위대는 "우리가 바보냐" "당장 재투표해라"며 더 크게 반발했다. 결국 김 사무처장은 다시 투표소로 들어갔다.
시위대로부터 포위된 김범진 서울시선관위 사무처장. 이원석 기자
이후 11시 10분쯤 김 사무처장이 투표소에서 나와 이동하려 하자 시위대가 둘러싸며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시위자들은 김 사무처장을 몸으로 막아서거나 잡아 끌며 "체포해라!" "안에서 뭐하다 나왔냐!"고 따졌다. 경찰이 김 사무처장을 보호했지만, 시위대와 취재진 등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부딪히거나 넘어지는 등 물리적 충돌도 있었다. 김 사무처장은 약 10분 넘게 붙잡혀있다 경찰의 도움을 받아 겨우 택시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앞서 해당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모자라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전날 오후 10시까지 연장 투표가 치러졌고, 선관위가 오후 11시 50분쯤 투표 종료를 선언했으나 시위대가 몰려들면서 투표함 운반이 불가능해졌다.
경찰은 추가적인 충돌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현장에 경력을 배치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선관위는 시위대 동향을 파악하며 투표함을 개표소로 안전하게 이송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