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회 사건 재심 촉구 모임 관계자들이 한울회 사건 재심 재판을 받고 나온 박재순 목사를 둘러싸고 기도하고 있다. 최창민 기자전두환 신군부의 공안몰이의 희생양이 된 기독교 신앙공동체 한울회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재심이 개시됐다.
서울고등법원 제11-1형사부는 10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고 이규호 씨와 박재순 목사에 대한 재심 사건 첫 심리를 진행했다.
고 이규호 씨의 유족은 재판에서 "아이들이 모여서 순수하게 성경공부한 건데 국가보안법으로 갑자기 영장도 없이 잡아가 2년 반씩이나 살게 했다"며 "화병으로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도 치매를 앓다 돌아가셔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다. 전두환 정권 시절 억울하게 잡혀간 사람이 많다는 걸 알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박재순 목사는 재판부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지난 45년 동안 저뿐 아니라 한울회 사건에 관련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울모임을 반국가단체로 판결한 것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규호 선생은 사법부의 구제를 기다리다 지쳐 한울회 사건의 한을 품고 5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며 "제 나이 76세인데 폐암 진단을 받았다. 저희 한울회 사건 피해자들의 억울함과 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4월 서울고등법원은 '영장 없는 불법구금과 조사 과정에서의 가혹행위를 통해 허위진술을 강요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재심을 결정했다.
한울회 사건은 1981년 전두환 신군부가 대전지역 기독교 신앙공동체 '한울모임'을 반국가단체로 몰아 폭행과 고문으로 거짓 증언과 자백을 강요하는 등 국가폭력을 자행한 사건이다.
지난 2023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한울회 사건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허위자백을 강요받았고, 불법구금, 폭행, 고문, 가혹행위 및 진술 강요 등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가의 사과와 재심을 통한 명예회복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