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올림픽공원 시위'에 참석해 '부정선거'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있다. SNS 캡처국민의힘 안팎에서 사퇴론이 비등했던 장동혁 지도부가 기사회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선전한 6·3 선거 결과가 체제 유지의 동력이 됐고, 장동혁 대표에게 해체 요구를 받고 있는 선관위가 역설적으로 장동혁의 강력한 우군이 되고 있다.
여기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간의 갈등, 그 영향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급등하며 장 대표 목소리에도 자신감이 실리고 있다.
"기대 이상의 선거 결과"…그 와중 터진 '선관위 사태'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가 15일 일제히 목소리를 냈다. 장동혁 체제가 왜 물러나야 하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선거 직후 지도부 내에선 이번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결과를 근거로 들며, 장동혁 지도부의 당 운영 방향이 옳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과거 선거와 비교해 큰 성과를 올렸다는 게 이유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 승리했고, 보수 텃밭인 경북과 대구도 지켜냈다. 경남에서도 도지사 자리를 유지했다. 재·보궐선거에서도 14곳 중 4곳에서 승리하며 의석수를 기존 106석에서 110석으로 확대했다.
진 듯 이긴, 이긴 듯 진 선거 결과를 두고서 당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던 상황에서 선관위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터졌다. 선관위의 무능과 별개로 정부·여당에겐 악재, 야당에겐 호재인 사안이었다.
곧장 장 대표는 선관위 이슈에 올라탔다. 발언 수위가 점차 강해지더니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들고 나왔다.
당내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당권을 유지하려고 한다(김용태)", "국민의 참정권 침해를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오염시키지 말라(이성권)"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장 대표는 연일 전국 재선거를 주장 중이다.
민주당 자중지란 효과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차기 당권을 둘러싼 민주당의 자중지란도 장 대표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갈등이 연일 커지다 보니, 국민의힘 내홍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고 있다.
게다가 선관위 사태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15%P나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친이재명계와 친정청래계 간 다툼의 반사 이익을 국민의힘이 흡수하고 있다.
그 결과 지지율 역전…장동혁 "여론조사 보고 말하라"
이 결과들은 이젠 당 지지율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역전한 것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12일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국민의힘이 44.3%로, 민주당 38%를 오차범위(±3.1%p) 밖에서 우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최고치였다. 이번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 응답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면서 장 대표와 이른바 당권파로 분류되는 지도부 인사들의 발언에도 자신감이 실리고 있다.
장 대표는 자신의 면전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라고 말한 양향자 최고위원을 향해 "오늘 아침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봤을 것인데, 좀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국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우재준 최고위원이 양 최고위원에 앞서 먼저 "지도부 총사퇴"를 말하자, 곧장 당권파 조광한 최고위원이 "철없는 소리. 정치적으로 미숙하다"며 핀잔을 줬다.
장 대표 비서실장인 박준태 의원도 가세했다. 박 의원은 "재선거 국면에서 야당이 대응을 주도하며 진보·중도 20대 청년층 결집을 이끌어냈다"며 "이 중대한 국면에서 국민 여론과 시민 요구엔 흐린 눈을 하면서 당대표 흔들기만 하고 있다"고 양 최고위원과 우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이렇다 보니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장 대표 사퇴를 주장하며 요청한 의원총회가 이번 주 중으로 열릴 예정이지만, 당장 '장동혁 사퇴론'이 힘을 받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