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12·3 내란 사태 이후 1년 반이 지났지만 경비 경찰 잔혹사가 이어지면서 경찰 안팎에서 한숨 섞인 반응이 나온다. 비상계엄 집행에 관여한 경비 지휘라인이 수사와 징계, 인사상 불이익을 잇달아 겪으면서 경비 조직 전반이 위축됐다는 것이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경비통'들이 대거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집회·시위 관리 역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비 라인의 수난은 12·3 내란 사태 수사에서 시작됐다. 계엄 당시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의 경비 지휘 라인이 수사선상에 오르며 직위해제 조치가 잇따랐다. 최근에는 경찰청 '헌법존중 TF' 활동과 맞물려 고위직뿐만 아니라 경정·경감 등 중간 지휘관과 실무자들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계엄 당시 경비 지휘라인 상당수는 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를 받거나 내란 가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인사에서도 경비 분야 입지가 줄었다는 평가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단행된 경무관·총경 등 승진 인사에서 경비 관련 부서 출신 승진자가 예년과 비교할 때 눈에 띄게 줄었다. 계엄 이후 두 차례 노동절 집회나 올해 3월 BTS 광화문 컴백 공연 등 대규모 인파가 몰린 행사를 큰 사고 없이 관리한 점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기동대 조직 역시 수사 경찰 강화 기조 속에 1천여 명이 감축됐다.
연합뉴스경찰 안팎에선 최근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장기화와 내부 진입이 번번이 불발되는 상황도 이 같은 경비 조직 위축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집회·시위 관리와 주요 행사, 재난 대응 등을 맡는 경비 기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경비 전문가들이 빠진 자리를 경험이 부족한 인력이 메우다 보니 상황 관리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경비 업무는 현장 경험이 축적돼야 디테일한 지휘와 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총경급 간부도 "경비 분야가 승진과 평가에 유리하다는 것도 옛말"이라면서 "사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강제 해산이나 진압 명령에 누구든 선뜻 도장을 찍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장 대원들의 부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잠실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관을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과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지역 한 기동대 경찰관은 "현장에서 어떤 말을 들어도 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직원들 사이에서도 자괴감 섞인 반응들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