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와일드 씽'의 청순 발라더 최성곤 솔로 2집 '핑크 러브' 표지. 타이틀곡이 '니가 좋아'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니가 좋아 니가 좋아 니가 예뻐서 좋아 / 니가 좋아 니가 착해서 좋아 / 니가 좋아 니가 웃겨서 좋아"
상대가 예쁘고 착하고 웃겨서 좋다는 이야기를 한 치의 에두름도 없이 표현하는 '니가 좋아'는 영화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에 등장하는 발라더 최성곤(오정세)의 히트곡이자 음악방송에서 무려 '39주 2위'라는 설정의 곡이다. 알고 보면 네가 예쁘고 착하고 웃겨서가 아니라 "사실은 말야 그냥 너라서 좋아"라고 고백하는 깜찍한 반전도 있다.
최성곤 역 오정세의 열연에 힘입어 '니가 좋아'는 '와일드 씽'의 메인 테마곡 '러브 이즈'(Love is)만큼이나 큰사랑을 받고 있다. 가사만큼이나 직관적인 손가락을 활용한 율동과 한쪽 눈을 살짝 가린 긴 머리 스타일링이 더해진 '니가 좋아'는 영화 개봉 후 각종 숏폼 콘텐츠 배경음악으로 쓰이는 등 화제가 됐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니가 좋아' 공식 뮤직비디오와 1시간 반복 재생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혜성처럼 가요계에 나타나 큰 사랑을 받다가 예기치 못한 일로 사라졌으나 20년 후 재기를 꿈꾸는 그룹 트라이앵글(강동원·박지현·엄태구). 그리고 그 트라이앵글을 위협한 강력한 경쟁자 최성곤이 다시 무대에 오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화 '와일드 씽'. CBS노컷뉴스는 메인 주제곡 '러브 이즈'를 만든 심은지 작곡가를 19일 서면 인터뷰로 만났다.
일문일답 이어서.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와일드 씽'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1. 트라이앵글 활동 시기가 1990년대로 돼 있는데, 당시에 어떤 음악을 즐겨들었는지 궁금합니다. 좋아하는 90년대 노래가 있다면 그걸 말씀해 주셔도 됩니다.
저는 정말 가요를 좋아했어요. 1990년대에 즐겨 들었던 팀 중 하나가 디바였는데요. 당시 프로듀서를 맡았던 양창익님의 음악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발라드도 많이 들었지만, 특히 댄스 음악을 즐겨 들었던 기억이 나요. 세련된 편곡도 좋았고, 당시로서는 굉장히 감각적이었던 랩 스타일도 인상적이었고요. 무엇보다 패션까지 굉장히 앞서 나간 느낌이라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번 '러브 이즈'에도 디바에게 영향을 받은 부분들이 곳곳에 담겨 있어요. 아마 유심히 들어보시면 디바의 감성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극 중 최성곤의 39주 2위 곡 '니가 좋아'도 각종 숏폼 콘텐츠 배경음악으로 쓰이며 사랑받고 있습니다. 혹시 '니가 좋아'를 비롯해 다른 삽입곡 제작 제안은 없었나요?
네, 저는 처음부터 메인 테마곡만 의뢰를 받았어요. 나머지 삽입곡들은 이진희 음악감독님께서 맡으신 부분이고요.
그런데 요즘 '니가 좋아'를 정말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걸 보면서 저는 오히려 그 느낌을 그렇게까지 잘 재현하지는 못했을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역시 이진희 음악감독님이 기가 막히게 기획을 하셨구나 싶었죠. 하하.
사진 가운데가 최성곤 역 오정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3. 영화 '와일드 씽'은 보셨나요?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이유와 함께 말씀해 주세요.네, 시사회에서 한 번 봤고 개봉일에도 봤어요. 이번 주에도 한 번 더 보러 갈 예정입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아무래도 제 곡이 처음 등장하는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만든 음악이 큰 스크린과 웅장한 극장 사운드를 통해 흘러나오는데 정말 흥분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작곡가 입장에서는 그 장면에 가장 애정이 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트럭 운전기사분이 다시 등장해서 "고마워요"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는데 왠지 모르게 저도 마음이 찡하더라고요. 하하.
4. '와일드 씽'에서 가장 공감 갔던 캐릭터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없다면 반대로 가장 공감하지 못했던 캐릭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공감 갔던 캐릭터는 '변도미'요. 현실적인 선택지 앞에서 누구보다 솔직한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 또한 저라도 '도미'처럼 선택하지 않았을까요? (스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와일드 씽'에 출연한 배우 엄태구, 박지현, 강동원.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5.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2017) OST에 참여했는데, 영화 OST를 작업한 건 이번 '와일드 씽'이 처음입니다.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앞으로 여러 작품 OST 작업에 참여할 마음이 생겼는지 같이 말씀해 주세요.네, 영화 OST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저는 주로 대중음악을 만드는 작곡가라 그동안 영화 쪽과는 접점이 많지 않았는데요. 이번 작품의 음악감독을 맡은 이진희 감독님이 연세대 작곡과 동기라 메인 테마곡 작업을 제안해 주셔서 함께하게 됐어요.
극장에서 제 노래가 영화 전반에 걸쳐 나오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뮤직비디오까지 나오는데 관객분들이 자리를 뜨지 않고 끝까지 지켜보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뿌듯했어요. 제 음악에 대한 반응을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느끼는 것 같아서 신기하기도 했고요.
영화 음악이 제 분야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제 음악을 찾아주시는 분들과, 좋은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참여해 보고 싶습니다.
6. 카라(KARA), 인피니트(INFINITE), 트와이스(TWICE), 이효리, 아이유,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 등 많은 아티스트와 작업했고, 여러 히트곡을 보유했습니다. '음악'이 직업이 된 지금도 '음악'을 할 때 재미와 보람을 느끼나요? '음악'만이 주는 기쁨이 있다면 무엇일까요?지금도 음악하는 게 너무 재밌고요. 아직도 제 곡이 발매되는 날이면 정말 설레고 뿌듯해요.
저는 아무래도 대중음악 작곡가이기 때문에 제 스스로의 만족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중분들의 입에 제 노래가 오르내리고 사랑을 받을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번 '러브 이즈'도 공개된 이후 정말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셨고, 댓글도 하나하나 다 봤는데요. 노래를 듣고 '덕분에 추억 소환했다'라는 반응들을 볼 때마다 정말 뿌듯했어요.
같은 시대의 감성을 공유하고 계신 분들이 이렇게 많구나, 그리고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감정이 잘 전달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제가 만든 노래를 통해 누군가와 공감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이 기쁨인 것 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