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연합뉴스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가 첫 재판에서 경찰 수사와 자필 의견서를 통해 부인했던 일부 입장을 번복하고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검찰이 적용한 '강간등살인' 혐의와 관련해서는 살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강간 목적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지방법원 제13형사부(재판장 이정호)는 2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24)에 대한 1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 "여고생 1.2㎞ 미행 후 납치·강간 목적으로 접근"
검찰은 이날 공소사실 요지를 통해 장윤기가 지난 2025년 지역아동센터에서 여학생들을 불법 촬영한 혐의와 직장 동료 여성에 대한 스토킹·성폭행·감금 범행, 살인예비 혐의 등을 차례로 설명했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새벽 0시10분 밤 혼자 귀가하던 여고생을 발견한 뒤 1.2㎞를 차량으로 뒤따라가며 미행했다. 이후 화물차 뒤에 차량을 세운 채 피해자를 기다리다 목을 조르며 승용차 쪽으로 끌고 가려했다. 그러나 피해자가 저항하며 "살려달라"고 외치자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또 피해자를 돕기 위해 달려온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고 밝혔다.
피고인 측 "계획범행 인정…강간 목적은 추가 검토"
장윤기 측 변호인은 스토킹과 강간상해, 감금, 살인예비, 불법촬영, 살인미수 혐의는 물론 계획범행이라는 점도 인정한다고 밝혔다.
장씨는 자필 의견서에서 살인예비 혐의에 대해 다투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지만, 이날 법정에서는 변호인과 논의한 결과 해당 혐의도 인정한다고 밝혔다. 여고생 살해 사건과 관련해서도 피해자를 숨지게 한 사실과 범행이 우발적이 아닌 계획범행이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재판부가 "나머지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하고, 강간등살인 혐의와 관련해서는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강간의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논의 후 의견을 밝히겠다는 취지인가요"라고 묻자 장씨 측 변호인은 "예,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재판장이 이어 장씨에게 "피고인도 변호인의 의견과 같습니까"라고 묻자 장씨도 "네, 맞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다만 장씨 측은 강간등살인 혐의와 관련해 살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강간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족 측 "피해자 시간은 멈췄는데 피고인은 미래 계획"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의견 진술을 통해 장윤기의 범행이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범죄라고 주장하며 엄벌을 요청했다.
특히 장윤기가 자필 의견서를 통해 수용 생활 중 자격증 취득 계획을 적은 점을 언급하며 "피해자의 시간은 16살에서 영원히 멈췄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겨진 가족에게는 딸과 누나와 함께했을 평범한 내일을 모두 잃어버린 깊은 어둠만 남았다"며 "피고인은 재판을 받는 이 순간에도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유족의 절망이 얼마나 깊은지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검찰 "블랙박스·CCTV 등 증거 조사 예정"
검찰은 향후 재판에서 여고생 미행 CCTV와 범행 장면이 담긴 화물차 블랙박스 영상, 흉기 구매 영상,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등을 증거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피해자와 남학생 피해자, 유족, 부검의, 피고인 지인 등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을 오는 7월 13일 오전 10시에 열고 이날 하루동안 영상 증거 조사와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