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구본호 기자강원 춘천 레고랜드 사업 배임 혐의 사건으로 기소된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재판에서 검찰과 피고인들이 사업 추진의 정당성을 두고 또다시 팽팽하게 맞섰다.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2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지사 등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2018년 상반기 엘엘개발(현 GJC) 대표를 지낸 이모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재정이 악화된 엘엘개발이 사업성 검토가 미흡했음에도 도의회 의결 없이 사업이 강행된 추진 과정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강원도가 엘엘개발의 경영권에 개입한 정황 여부에 대해 캐물었다.
특히 영국 멀린사와의 본 협약(UA)이 강원도에 일방적으로 불리했음에도 최 전 지사가 이를 밀어붙인 게 아니냐는 취지로 질문했다.
이씨는 이에 대해 "사업 추진이 더뎌 인건비 등 예산 낭비가 심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 전 지사의 강압적인 사업 추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추진하는 사업이 100% 다 성공할 거라고 보지 않지만, 어느 하나만 보고 성공 여부를 따질 수 없다"며 "당시 뭔가 불리한 여건 속에서 추진했던 건 있을 수 있지만 최 전 지사가 사업을 추진한 게 크게 잘못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전 지사 측은 2018년 3월 이씨가 사표를 냈을 당시 최 전 지사가 반려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당시 최 전 지사의 선거 운동 활용을 위한 것이 아니라 행정의 연속성을 위한 조치였음을 강조했다.
특히 이씨가 "춘천시 한 해 관광객 수가 1천만 명으로 이 중 20%는 레고랜드에 방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답변을 두고, 레고랜드 예상 방문객 수 산정 역시 UA 이전의 회계법인 검토와 정부 측 분석에 근거한 것으로 도에 손해를 끼칠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피력했다.
최 전 지사는 2014년 강원도의회 의결 없이 채무보증 규모를 210억 원에서 2050억 원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강원도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 강원도청 글로벌통상국장 A씨는 사업 전반적인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재판부는 다음달 7일과 21일에도 공판을 열고 관련 증인 신문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