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의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받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24일 구속되면서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의 정교유착 수사가 분수령을 넘었다. 169일에 걸쳐 조직 외곽부터 좁혀온 수사망이 '정점'의 신병 확보로 이어지면서, 수사의 무게중심이 신천지 내부에서 정치권 관여 규명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김진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이 교주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를 실시한 뒤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합수본은 지난 1월 6일 출범 직후 신천지 총회 본부와 국민의힘 당사 등을 압수수색해 신도 명부와 당원 명부를 동시에 확보하며 수사의 토대를 깔았다. 이후 지난 17일 '2인자'로 꼽히는 고동안 전 총무를 비롯해 요한지파·시몬지파 전 총무 등 전직 간부 3명의 구속에 잇따라 성공한 합수본은 곧바로 이 교주 신병 확보로 방향을 틀었다.
이 교주는 2021~2024년 대선·총선 경선 등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이른바 '필라테스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신도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집단 가입시킨 혐의(정당법 위반·업무방해)를 받는다. 합수본은 최소 5만6472명의 신도가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원 가입 지시는 이 교주를 거쳐 '총무 → 각 지파장 → 교회 담임 → 장년회·부녀회·청년회' 경로로 하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본은 이 교주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전국 장년회장·청년회장·부녀회장 등에게 "윤석열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당비를 내는 당원으로 가입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주는 지난 4일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합수본은 "총회장의 승인 없이 전국 단위 집단 입당은 불가능했다"는 다수 관계자 진술을 토대로 영장을 청구했다.
이 교주가 1931년생, 올해 95세라는 점에서 고령이 막판 변수로 거론됐다. 신천지 측은 "고령에도 수사에 성실히 응해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이 교주의 지시·관여 정도의 상당성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교주 구속으로 초고령 수감자 사례가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6월 현재 90세 이상 수감자는 5명(남성 4명·여성 1명)으로, 최고령자는 1930년생이다. 앞서 2017년에는 서울 금천구에서 사위의 목과 옆구리를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95세 남성이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구속에 성공한 합수본은 집단 입당의 배경에 정치권의 요청이나 관여가 있었는지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합수본은 2022년 10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캠프 네트워크본부장 오모씨가 신천지 간부 측에 신도 명단을 요청했고, 이 교주 승인 아래 명단이 건네진 정황을 포착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고동안 전 총무 주도로 교단 내부에서 벌어진 100억원대 횡령 등 범행에 이 교주가 가담했는지도 수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