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 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전 감독과 일부 선수들이 30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로 귀국하고 있다. 인천공항=황진환 기자'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에서 영원한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희비가 엇갈린 한국과 일본. 한국은 최상의 조 편성에도 졸전 끝에 조별 리그에서 탈락한 반면 일본은 죽음의 조라는 평가를 이겨내고 32강에 올라 우승 후보 브라질과도 접전을 펼쳤다.
두 팀 사령탑의 귀국에서도 극명한 차이가 났다. 홍명보 한국 감독은 지난달 30일 새벽임에도 인천공항을 찾은 팬들의 야유 속에 한 마디 인사도 없이 도망치듯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반면 일본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2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팬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입국했다고 데일리스포츠 등 일본 매체들이 전했다.
별도의 귀국 인터뷰가 없었던 홍 감독과 달리 모리야스 감독은 기자 회견에서 "감사의 말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의 기분"이라고 팬들의 환대에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월드컵에서 서포터, 국민 여러분이 우리 대표에게 응원을 보내 함께 투쟁해주셨다"면서 "확실히 국가의 음량은 최고였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도 나왔다. "일본 축구의 육성 정책을 본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한국의 현주소를 어떻게 보느냐"는 것.
이에 모리야스 감독은 쓴웃음을 지었다. "한국 상황을 거의 모르기 때문에 가볍게 말을 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모리야스 감독은 "홍명보 감독과는 사적 친분이 있어 얘기한 적도 있고 라이벌로서도 친구로서도 만나고 있다"면서 "(이번 대회 한국의 결과가) 역대 최악인 것은 아니다"면서 "나라를 위해 몸을 바스러뜨리며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일본 축구 대표팀 모리야스 감독이 2일 귀국 기자 회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대표팀 감독은 선수 시절 일본 J리그에서 함께 활약한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일본 지바현 일본협회 드림 필드에서 두 감독이 특별 대담을 진행한 인연이 있다.
모리야스 감독은 또 "이번 월드컵도 (한국이 조별 리그를) 뚫지 못했지만 1승은 했다"고 짚었다. 이어 "3번째 경기는 어려운 키를 잡아야 하는데 생각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결과를 내는 노력은 최대한 하고 있다"고 옹호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조별 리그에서 강호 네덜란드와 2-2로 비기는 등 1승 2무, 조 2위로 32강에 올랐다. 우승 후보 브라질과 32강전에서는 선제골을 넣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추가 시간 결승골을 내주며 1-2로 석패했다. 이에 모리야스 감독은 "우리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다만 홍 감독에 대한 평가는 달랐다. 모리야스 감독은 "한국 분들이 얼마나 비판적인지 모르지만 홍 감독을 비롯해 스태프, 선수들이 나라를 위해 열심히 한 것도 생각하면서 칭찬이 있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두둔했다.
한일 축구 비교에 대해 모리야스 감독은 "한국에서 어떤 육성이 되고 있는지 상세한 것은 모르지만 정상에 계속 있지 않으면 도태돼 올라갈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한다"면서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겠지만 일본은 일본에 맞는 육성과, 지도자 모두 열정을 갖고 한다"고 밝혔다. 모리야스 감독은 마지막으로 "칭찬 보도를 해주세요"라고 미소를 지으며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