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이제 석 달도 남지 않았다. 10월 검찰청의 공소청 전환에 맞춰 관련 법률도 정비돼야 한다. 보완수사 논란 역시 그때까지는 결론을 내야 한다.
지난달 국무총리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정리했다. 세부 사항의 입법은 국회에 넘겨졌는데, 아직 정치권은 논란 중이다. 직접 수사든 보완수사든 검사(공소청)의 수사권을 인정하지 않는 여당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검사의 보완수사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반론이 여전하다.
경찰 수사에 대한 의구심이 논란의 불쏘시개로 작용한다. 최근 불거진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이 대표적이다. 피고인 장윤기의 친부인 경찰관이 동료들과 유착해 아들의 범죄 증거를 인멸한 게 뒤늦게 들통났다. 고의든 과실이든 경찰의 수사가 잘못됐다면 보완수사가 마땅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찰 수사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과 '검사가 보완수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게 같은 말은 아니다.
비슷한 일이 검찰이라고 발생하지 않을까. 김학의 성접대 사건, 부산지검 스폰서 검사 사건, 라임자산운용 술접대 사건 등은 대표적인 유착 사례다. 검찰이 직접 수사하던 그 시절, 피의자가 검사인 이들 사건에서는 한결같이 초동수사 부실이나 솜방망이 기소가 문제시됐다.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롭다고 보기도 어렵다. 검찰이 보완수사를 명목으로 수사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거나, 반대로 장기간 묵혀두는 행태도 있을 수 있다. 검찰에 대해서는 특정 정파에 결탁한 정치개입 의혹이 반대파로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다만 여당은 '검사의 보완수사'가 아닌, 보완수사 자체의 필요성은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발의된 개정법안에는 보완수사 '요구권'을 검사에게 부여하고 있다. 검찰은 요구만 하고, 보완수사의 주체는 경찰이 되는 구조다.
'장윤기 사건 유착 의혹'에 대해 검찰이 7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광산경찰서를 압수수색 했다. 연합뉴스이쯤에서 드는 생각은, '검사가 안 된다면 판사는 어떨까' 하는 것이다. 아예 보완수사 요구권 또는 명령권을 사법부가 행사하도록 하는 아이디어다.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행사하든, 보완수사 요구권을 행사하든 경찰에 맞선 권한 행사다. 검찰권을 줄이면 경찰권이 커지고, 반대의 경우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 '검찰이냐 경찰이냐'의 구도를 깨는 형사사법 제도를 시도해볼만 하다.
이미 법원은 국민의 체포, 구속, 압수수색 등 기본권을 제한하는 수사 절차를 결정하고 있다. 법원이 명령(영장 발부)하지 않으면 이같은 강제처분은 불가능하다. 보완수사 역시 단순한 수사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 과정으로 보면, 법원의 절차적 판단이 형사소송 구조와 모순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에 법원 전속의 '보완수사 명령권' 신설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경찰 수사 뒤 형사 피해자·피의자와 검사가 법원에 청구하고, 결함이 확인될 때 법원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명령하는 방식이다. 수사의 주체는 여전히 경찰이지만, 보완에 대한 절차적 통제권을 사법부가 행사하는 것이다.
핵심은 누가 수사하느냐가 아닌, 누가 보완 필요성을 판단하느냐다. 그 판단까지 수사기관에 맡길 것인지, 아니면 사법부가 맡을 것인지가 본질이다.
연합뉴스물론 시일이 촉박한 와중에 법원을 끼워넣는 새 논의가 효율적이지는 못할 것이다. 나아가 이 형사사법체계가 제도화되더라도 판사들 업무 과중이 심화될 게 분명한 데다, 청구가 밀리는 경우 오히려 형사 피해자의 구제만 지연될 우려도 있다.
꼭 이번이 아니라도 언제든, 보완수사 문제의 사법부 편제 논의는 의미있을 것이다. 검찰 개혁의 목표는 검경 수사기관 간 권한다툼이 아닌, 국민이 충실한 수사를 받을 권리를 절차적으로 보장하자는 데 있어야 한다. 보완수사 역시 '권한'의 관점 대신, 실체적 진실 발견의 '절차'라는 관점에서 재설계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