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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 무렵', 인간 없는 곳에서 동물들은 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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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샤 그림책 신인상 수상 작가 하타 나오야 대표작
프랑스 철학자 안 뒤푸르망텔 대표작 '위험 예찬'

민음사 제공민음사 제공
고등어를 등에 지고 걷는 고양이, 꼬리털을 꽃으로 장식하는 다람쥐, 새의 두 발을 제 뿔처럼 삼은 사슴, 꼬리의 줄무늬로 꽃의 길이를 재는 너구리 등 책 속 동물들은 별다른 설명 없이 저마다 엉뚱한 행동을 이어간다. 그 장면들은 단순한 유머를 넘어, 서로의 몸과 기능을 나누고 흉내 내며 관계를 맺는 작은 세계를 보여준다.

일본의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하타 나오야의 대표 그림책 '한편 그 무렵'이 국내 출간됐다.

하타 나오야는 2024년 '도토리들'로 제45회 고단샤 그림책 신인상을 받은 작가다. 고단샤 그림책 신인상은 1979년 시작된 일본의 유서 깊은 그림책 상으로, 신인 그림책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등용문으로 꼽힌다.

'한편 그 무렵'은 제목처럼 "한편 그 무렵"이라는 문장 하나를 제외하면 글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그림책이다. 책은 인간의 시선이 닿지 않는 어딘가에서 동물들이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상상한다. 검은 선으로 세밀하게 그려진 동물들은 귀엽고도 기묘한 모습으로 독자를 낯선 장면 속에 데려간다.

출판사는 이 작품에 대해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순식간에 무장해제시키는 힘이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서사보다 장면, 설명보다 관찰, 사건보다 분위기가 먼저 다가온다. 독자는 마치 숲길에서 우연히 눌린 카메라 셔터처럼, 인간이 모르는 동물들의 비밀스러운 놀이 한순간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한편 그 무렵'은 초현실적으로 귀여운 동물들의 낯선 순간을 통해 웃음과 온기, 미스터리를 함께 전하는 그림책이다. 어린 독자에게는 상상의 즐거움을, 어른 독자에게는 잠시 멈춰 바라보는 '멍 때림'의 시간을 건넨다.

하타 나오야 지음 | 민음사


사람in 제공사람in 제공
안정과 예측 가능성이 삶의 기준처럼 여겨지는 시대, 위험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환대하자고 말하는 책.

프랑스 철학자이자 정신분석가인 안 뒤푸르망텔의 대표작 '위험 예찬'은 무모함을 권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가 말하는 위험은 삶을 망치는 충동이 아니라, 익숙한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자기 욕망과 타인, 세계를 새롭게 마주하는 결단에 가깝다.

사랑에 빠지는 일, 오래 붙잡고 있던 관계를 끝내는 일, 슬픔과 고독을 외면하지 않는 일, 자신이 믿어온 정체성을 내려놓는 일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책은 철학적 사유와 정신분석 상담 사례, 문학 작품을 엮은 49편의 에세이로 구성됐다. 키르케고르의 불안, 환대의 철학,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신화, 셰익스피어의 희곡 등이 내담자들의 목소리와 교차한다. 불안 때문에 모르는 것을 모두 아는 것으로 바꾸려는 현대인의 신경증적 태도도 주요하게 다뤄진다.

뒤푸르망텔은 위험을 감수할 때 비로소 삶이 생생해진다고 말한다. 두려움과 슬픔을 제거하려 할수록 욕망과 기쁨까지 함께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은 독자에게 길을 잃어볼 것, 두려움과 친구가 될 것, 무기력한 반복에서 벗어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다시 찾아볼 것을 권한다.

그러면서 불확실한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안전만을 삶의 최종 목표로 삼아도 괜찮은지 묻는다. 위험을 완전히 제거한 삶이 아니라, 위험을 통과하며 더 깊이 연결되고 더 선명하게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의미를 묻는다.

안 뒤푸르망텔 지음 | 이세진 옮김 | 사람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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