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전, 서울 광진구 RBW 사옥에서 정규 1집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연 혼성 그룹 카드. DSP미디어 제공"항상 큰 숙제로 생각했어요, 국내 인지도에 관해서. 어떻게 하면 국내분들한테도 저희가 눈에 들어올까? 여러 가지 방법을 해 봤는데 딱 와닿지 않았는데, (해체 소식이) SNS나 카드 기사로 많이 올라와서 굉장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이런 관심을 조금 더 빨리 주시지' 하고, 어린 마음에 야속하다, 아쉽다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전지우)
"저는 이렇게, 관심을 뒤늦게 조금 주실 때 그때가 기회라고 생각해서… (웃음) 근데, 저희가 또 '백 투 라이프'(Back To Life)라는 정말 멋진 곡을 끓여 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진짜 '라스트 찬스'다, 약간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일동 웃음)" (제이셉)혼성 그룹 카드(KARD)가 당분간은 마지막이 될 앨범으로 돌아왔다. 소속사 DSP미디어는 "네 멤버와 신중한 논의 끝에 이번 활동을 끝으로 카드의 여정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라고 지난 6일 알렸다. '해체'라는 명시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여정 마무리"나 "멤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이어갈 새로운 앞날" 등의 표현은 해체 공지나 다름없었다.
첫 번째 정규앨범 '웨얼 투 나우? 파트 2 : 노웨어'(Where To Now? Part.2 : NOWHERE) 발매를 앞두고 지난 21일 오전 서울 광진구 RBW 사옥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연 카드는, 멤버들이 영영 떨어지는 게 아니니까 '해체'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활동의 '다음 장'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인 건 맞아서, '마지막'을 실감하며 아쉬워하고 있다고도 털어놨다.
카드 비엠. DSP미디어 제공
라운드 인터뷰로 취재진을 만나는 건 여덟 번째 미니앨범 '드리프트'(DRIFT) 발매 후 약 1년 만이었다. 이날은 비가 내렸는데, 전지우는 "궂은 날씨에 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데뷔 9년 만에 발매하는 첫 정규앨범은 공교롭게도 카드 공식 활동의 마지막 앨범이 됐다. 전지우는 "첫 정규앨범은 십 년 동안의 여정을 보여드리는 앨범"이라며 "그만큼 성장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많은 분들께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전소민은 "'라스트 카니발'이라는 콘셉트"라며 "정말 행복하게 잘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웨얼 투 나우?'의 첫 번째 파트 '옐로우 라이트'(Yellow Light)는 2024년 8월 나왔다. 연작이 2년 만에 마무리됐다. "수많은 방황 끝에 마주한 진실과 해답"을 녹인 이번 앨범은 "'어디에도 없는 곳'(NOWHERE)을 찾아 헤매던 것에서, 가장 빛나는 목적지인 '바로 지금, 여기'(NOW HERE)'에 맞닿은 카드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비엠은 "10년 동안 (팬들로부터) 들어왔던 위로나 사랑의 메시지, 서포트(응원) 등 그 많은 목소리를 그대로 담은 느낌이 있다. 팬분들이 이 곡을 들을 때 저희가 (그간) 서포트 받은 만큼 (이번엔) 다시 그 위로를 돌려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카드 제이셉. DSP미디어 제공데뷔곡 '오나나'(Oh NaNa)부터 꾸준히 뭄바톤 사운드를 들려준 카드의 새 타이틀곡도 뭄바톤 기반의 댄스홀 장르 '백 투 라이프'다. 경쾌한 신스 위로 묵직한 베이스와 우드윈드 사운드를 더해 청량하면서도 역동적인 게 특징이며, 트로피컬 사운드를 카드만의 방식으로 세련되게 재해석했다.
전소민은 "기존의 좀 섹시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이번에 좀 덜어냈다. '오나나'랑 '올라 올라'(Hola Hola) 그런 느낌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걸 레퍼런스로 삼아서 타이틀곡이 탄생하게 됐다. 무더운 여름에 시원함을 드릴 수 있는 분위기의 곡이고 '우리가 언제든 기댈 곳이 되어줄게'라는 든든한 안정감을 주는 가사인데 그걸 듣고 많은 팬분들께서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퍼포먼스적으로 기대할 만한 부분을 묻자, 전지우는 댄서들과 호흡을 맞춰 꾸미는 무대는 2020년 8월 발매한 첫 싱글 타이틀곡 '건샷'(GUNSHOT) 이후 처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저희 네 명끼리만 했는데 (댄서와 함께하니) 무대가 더 풍부하고 다채로운 느낌이다. 뮤직비디오에서도 댄서 열 분과 단체로, 정말 페스티벌 하는 듯한 그런 느낌으로 나오는데 굉장히 즐거울 거 같다"라고 전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백 투 라이프'와 그 반주 버전을 비롯해, 외부 시선과 불안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의지를 표현한 '아머'(Armor), 시간이 흘러도 아물지 않는 이별의 씁쓸한 잔향을 그린 '앳 리스트'(At Least), 아주 작은 신호에도 거부할 수 없는 짜릿한 전율을 안기는 '시그널'(Signal), 오랜 시간 변함없이 곁을 지켜준 팬들에게 전하는 애틋한 감사와 약속의 '어웨이즈'(Always)의 단체곡이 실렸다.
카드 전소민. DSP미디어 제공여기에 멤버들의 솔로곡 4곡이 더해졌다. 비엠은 '무브'(Move), 제이셉은 '이지'(EASY), 전소민은 '백시트'(Backseat), 전지우는 '홈 스윗 홈'(Home Sweet Home)을 각각 불렀다.
비엠은 "곡이 다양한데, 향은 좀 비슷한 느낌이 있다. '아머'는 방패라는 의미를 담은 곡인데 남을 신경 쓰지 않고 '이제 나를 보호하겠다' '나를 방어해 주겠다' 하는 뜻을 담은, 팝으로 돌아간 곡인데 되게 시원하다. 개인적으로, 여자 멤버들이 노래를 제일 잘 부르지 않았나. 음역도 굉장히 높은데 디렉팅 보면서 보컬(실력)에 많이 놀랐다. 어디서든 듣기 편안한 곡"이라고 소개했다.
비엠은 "'앳 리스트'는 조금 더 슬픈 계열의 곡이다. 그대로 번역을 하면 '적어도'다. '적어도 말이라도 하고 가지' (하는) 이별에 대한 슬픔이 담겼는데 카드의 향이 확실한 레게톤 기반의 곡이다. 그리고 '시그널'은 지난 2~3년 동안 많이 집착했던 매운 곡이다. 그래도 (이런 곡) 하나는 있어야 하니까. 거기서 가장 재밌게 볼 수 있는 요소는 '비트의 전환'이다. 한 곡 안에 아예 다른 주제를 가진 두 곡이 있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어웨이즈'를 두고는 "팬분들께 메시지를 보내는" 곡이라고 한 비엠은 "완전 '팬 송'"이라고 언급했다. 솔로곡은 각자 냈던 솔로 앨범 수록곡 한 곡씩을 담았다. 비엠은 "정규를 완성해서 마지막이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겠다고 생각한다. 가기 전에 (정규앨범을) 드리고 가는 게 좋은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카드 전지우. DSP미디어 제공"인생을 살다 보면 그때 만들어 가고 그 뒤에 느끼는 추억에 감사함이 삶에 가장 큰 행복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그 추억이랑 영광, 잘되는 것 중 하나가 음악이더라고요. 제 인생의 타임스탬프들을 보면 그때 좋아했던 음악이 있어요. 저희 카드가 밝고 청량하고 또는 섹시하고 매운 음악으로 여러분들의 인생에서 좋은 타임스탬프의 추억이 떠오르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만든 '백 투 라이프'예요. 지금도 그렇고 5년 뒤, 10년 뒤에도 좋은 추억이 많이 떠오르면서 인생에 대한 축복을 많이 느끼게 해 주는, 그런 바람으로 가득 찬 곡으로 돌아왔으니까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비엠)
먼저 '끝'을 예고한 후에 열린 인터뷰였기에 역시나 해체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전지우는 "사실 실감이 딱 나지는 않았다. 예전부터 계약 종료의 날짜는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공지가 되다 보니… '근데 우리 해체 아닌데?' 하다가 앞 타임 인터뷰하고 이걸 (계속) 입 밖으로 내고 팬분들도 생각하다 보니까 실감이 나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제이셉은 기사가 났을 때 주변 친구들은 물론 초등학생인 조카에게까지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당시 제이셉은 '해체하나?'라는 질문에 '누가 그래? 해체 아닌데?'라고 답했다. 상심이 큰 조카에게도 '계약 종료'를 설명해야 했다. 전지우는 "조카가 너무 귀여운 게 그 (기사) 댓글로 '삼촌 안 돼 ㅠㅠ' 다 이렇게 써 놓았더라"라며 웃었다.
2017년부터 2026년까지 9년은 카드에게 어떤 시간이었을까. 데뷔 9주년 기념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을 6시간 동안 진행했다는 전지우는 하기 전에는 '힘들지 않을까' 했지만 전혀 문제없이 즐겁게 진행했다는 일화를 꺼냈다. 그러면서 "(저희는) 뭘 더 안 해도 되는 사이가 되어버렸다"라며 "가족같이 지내게 된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정규 1집 '웨어 투 나우? 파트 2 : 노웨어' 콘셉트 사진. DSP미디어 제공전소민은 "저희는 다 처음이지 않았나. 혼성 그룹인 것도 그렇고 멤버들끼리 투어하는 것도 처음이어서 분명히 어렵고 힘든 점들이 계속 있었지만 네 명이서 잘 뭉쳐서 해나가고, 겪어온 과정이 지금의 저희를 만든 거 같다. 절대 허투루 보낸 시간과 과정은 없다는 생각을 해서 멤버들 모두 고생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비엠은 "되게 많이 배운 거 같다, 서로한테"라며 "인간으로서도 배우고, 아티스트로서도 배우고, 무대 서는 사람, 프로페셔널로도 많이 배웠다. 너무 많은 추억들도 함께 만들어 가면서 20대 초중반부터 30대 초중반까지 정말 축복 많은 그런 10년을 보냈구나 느끼는 것 같다. (이런 건) 흔하지 않은 인생이니까"라고 말했다. 더불어 "하나 덧붙이자면 쉽게 온 성공은 없었던 것 같다. 가끔 큰 성공적인 순간이 있었을 때 감사함을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거 같다"라고 전했다.
"돌이켜보면 어떻게 시작했는지도 기억이 안 날 만큼 가물가물한데, 아쉬움도 많고 너무 과분한 사랑도 많이 받았다"라는 제이셉은 해외 투어 후 한국에 돌아왔을 때 스케줄이 '나띵'(nothing)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조금 더 움직일 수 있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저는 훨씬 더 크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까 아니더라. 해외 있을 때 (활동이) 되게 좋은 커다란 스텝이었다고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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