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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가공세에 韓 철강업계 '위기'…전기료 인하 필요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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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중국산 저가 철강 과잉 공급과 주요국들의 철강 관세 장벽 앞에서 국내 철강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주요 철강 기업들은 탈탄소와 인공지대(AI) 시대라는 뉴노멀을 맞아 미래 동력 확보에 나서야 하지만 경쟁 환경이 만만치 않다. 철강 산업은 제조업을 떠받치는 근간인 만큼, CBS노컷뉴스는 철강 산업의 생존 해법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K-철강 생존 해법①]
중국, 자국 철강업체에 다른 나라 대비 15배 많은 보조금 지원
中 2025년 사상 최대 1억 3천만 톤 수출…2028년 조강 과잉 7억 4천 톤 전망
주요국 철강 무역 조치 강화…반덤핑·상계관세 조치 유지, 철강 제품 관세 인상
글로벌 경쟁 환경 악화에…철강업계 "전기요금 인하부터 선행됐으면"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 4년 새 70% 상승…포스코, 전기·에너지 비중 두 배 증가
주말·공휴일 주간 인하, 최대 피크 기준 조정 요구도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中 저가공세에 韓 철강업계 '위기'…전기료 인하 필요성 '↑'
(계속)

대규모 보조금 등 정부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온 중국 철강기업들의 저가품 과잉 공급과 미국 등 주요국들의 철강 관세 장벽 앞에서 국내 철강 업계는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철강 산업은 제조업의 근간인 만큼, 업계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등 글로벌 경쟁 환경을 고려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中 자국 철강업체에 보조금 15배 지원…시스템 경제 구축 '질적 고도화' 선언

중국산 저가 철강의 글로벌 공급 과잉은 근본적으로 국내 철강 업계를 위협하는 핵심 위기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약 1억 3천만 톤(Mt)을 수출했다. 이는 같은 해 중국의 조강 생산량의 약 14%에 해당하는 양으로, 2016년 이후 다시 1억 톤 넘어섰다. 2020년 비교할 때는 150% 이상 증가한 규모다. 여기에 중국은 오는 2028년까지 최대 3860만 톤의 신규 생산능력을 갖춘 제철소를 증설할 예정인데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이 같은 중국 철강사들의 물량 공세 배경에는 정부가 공격적으로 펼쳐온 산업 육성 정책이 자리한다. 지난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철강위원회가 발표한 'OECD 철강 전망 2026'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철강업체가 정부로부터 받은 평균 보조금은 규모가 비슷한 다른 나라 철강업체들에 비해 15배 정도 많았다.


최근 15년 한국 철강 생산량. 한국철강협회 제공최근 15년 한국 철강 생산량. 한국철강협회 제공
작년 글로벌 철강산업계의 조강 능력은 약 24억 5천 톤으로 수요량인 18억 톤을 6억 5천 톤 초과했다. 초과분만 따져도 같은 해 기준 세계 6위 수준인 대한민국의 총 조강 능력(약 6200만 톤)의 약 10배에 달한다. 오는 2028년 이 같은 초과분은 7억 4천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은 국내 시장에서 소비되지 못하면 낮은 가격으로 수출되기에 조강 능력 과잉은 다른 나라의 철강업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철강산업계는 과거 양적 팽창에서 벗어나 질적 고도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고부가가치 제품과 친환경 기술을 갖춘 스마트 철강 강자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상위 철강기업들은 이미 규모의 경제를 넘어선 시스템 경제 구축에 나서면서 세계적인 철강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 최대 철강사 바오우는 탄소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말 수소환원제철 설비 가동을 시작했다. 제철소 인근의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를 통해 수소 생산을 위한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 잔장시 연강현에는 1.3기가와트(GW)급 대형 원전들이 건설되고 있는데, 원전을 통해 공급될 수소는 바오우철강 잔장제철소의 연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주요국들이 철강 관련 무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국내 업계의 또 다른 위기 요인이다. 특정 제품과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반덤핑과 상계관세 조치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광범위한 철강 제품과 교역 상대국을 포괄하는 조치도 확대됐다. 브라질, 캐나다, 인도, 멕시코, 미국은 기초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철강산업을 지원하고 세계 철강 생산능력 과잉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포괄 조치를 발표했다. 철강 생산 원료에 대한 무역 제한도 확대되고 있다.

철강업계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해야"…4년 새 70% 상승, 美·中의 1.5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현대제철 제공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은 비교적 분명하다. 차세대 자동차용 초고장력강, LNG선 전용 극저온용 강재 등 초격차 기술 확보에 나서는 한편, 수소환원제철(Hydrogen Reduction, Steelmaking, HyREX)과 같은 탄소중립 기술을 토대로 녹색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철강 생산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했는지를 뜻하는 탄소 경쟁력이 철강업계의 명운을 가르는 기준이 된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철강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산업의 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건설, 유통 등 사실상 전 산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악화되는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철강 생산기반을 갖추는 철강 주권(Steel Sovereignty)을 강화하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업계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국내 철강업계는 신규 투자의 일환으로 전기로를 건립하거나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공법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도입을 꾀하고 있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철강업계에선 경쟁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제철소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가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탈탄소 시대로의 전환을 위한 투자 여력 확보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NDC)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실제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최근 4년간 70% 정도 상승했다. 킬로와트시(kWh)당 120원대인 중국, 미국과 비교할 때 최대 50% 정도 비싼 상황이다.

기후환경에너지부는 지난 4월 산업계 전기요금 부담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공장이 활발히 가동되는 낮 시간 요금을 낮추고, 저녁·심야 요금은 올리는 내용의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을 도입했다. 때문에 저녁·심야 시간대 공장 가동이 많은 철강업계는 외려 더 큰 부담을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실제 철강, 석유화학 등 24시간 조업하는 기업은 설비 유지보수를 위해 주기·순차적으로 설비를 정지해야 한다. 야간에 수리 작업을 진행할 경우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평일 주간에 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야간·휴일 전력 사용량이 평일 주간에 비해 많은 편이다. 이에 정부도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나 제철소는 혜택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골자로 하는 하반기 전기요금 체계 개편 방침을 전날 밝혔다. 우선 전국을 크게 4등급으로 나눈 뒤 행정안전부가 지정하는 인구감소지역 등을 반영해 한 번 더 세분화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포스코의 전기·에너지 비중은 원가의 10~15% 수준으로 과거 5~8%보다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현대제철은 2021년과 2023년을 비교할 때 전기 사용량은 오히려 130GWh 정도 줄었지만 전기요금은 3344억 원이 늘었고, 이후 매년 1조 원 정도를 전기요금으로 내고 있다.

NDC목표 달성과 유럽연합의 탄소 배출량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 등으로 인해 향후 전기사용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18년 대비 2030년 40% 감축, 2035년 53~61%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별 차등요금제 시행'·'주말·공휴일 주간 인하'…최대 피크 기준 조정 요청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
철강업계는 상대적으로 전기 사용이 적은 주말과 공휴일 주간 시간 요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해 전력산업기반기금 완화, 연료비 조정요금 정상적 운영 등도 정부에 요청했다. 철강업계는 현행 15분인 최대 피크 책정 기준을 1시간 단위로 확대해 일시적 피크에 과도한 요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최대 피크 적용 기간도 연간 고정해 적용하지 않고 매달 조정이 가능하도록 해 합리적인 요금 부과가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영국 등도 자국 내 생산 역량 확보가 제조업 경쟁력은 물론, 경제안보와 직결된다고 인식하고 보조금·에너지·탄소·무역 정책을 망라한 전략적인 산업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영국 등은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기요금 인하, 전력에 대한 세금 면제 등을 통해 자국 산업을 보호 중이다.

국내 철강업계와 정부는 'K-스틸법'을 중심으로 철강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 있지만 남은 과제가 적지 않다. 특히 저탄소 철강 시장의 초기 단계에서 공공조달을 통한 수요 창출, 인증 체계 마련, 핵심 인프라 구축 등 정부의 역할이 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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