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2'는 혹독한 인수인계를 마치고 쇼핑몰의 새로운 대표가 된 정지안(김혜준)과 살아 돌아온 정진만(이동욱)이 바빌론 세력에 맞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는 내용을 다룬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여러 버전의 결말이 있었다. 끝까지 교전을 벌이거나 무너지는 건물에 매몰되는 방식도 고려했다.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2'에서 쿠사나기 진(정윤하)의 마지막 장면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작품을 연출한 이권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쿠사나기의 결말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 '매트릭스2'(2003) 말미에 아키텍트 캐릭터가 등장해 선택권을 주는 모습을 보고 바빌론 총수인 첸(유지태)의 아이디어를 얻었죠. 정지안(김혜준)과 정진만(이동욱)이 바빌론을 때려 부수고 싶어 하는 욕망은 없었어요."
이어 "정진만과 베일(조한선)은 개인적인 원한은 있지만 쿠사나기는 자신의 욕망만을 채우려는 인물이어서 정지안과 욕망이 서로 붙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액션을 위한 액션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킬러들의 쇼핑몰' 시리즈를 이끌어온 이 감독은 원작을 기반으로 했던 시즌1과 달리 시즌2에서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권 감독은 '킬러들의 쇼핑몰' 시리즈를 통해 처음으로 총기 액션을 선보였다. 이 감독은 "너무 판타지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실제 총기에 공포탄을 넣고 사용했다"고 밝혔다. 월트디즈니 컵퍼니 코리아 제공이 감독은 "시즌2에서는 시즌1에 남아 있던 정진만 행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줘야 할 것 같았다"며 "시즌1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이었다면 시즌2에서는 앞으로 달려가보자 하는 방향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시즌2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폭탄 드론 등 새로운 무기도 등장한다.
이 감독은 "시즌1에서 사족 보행 로봇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신선하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실제 전쟁에서도 쓰이게 됐더라"며 "다른 걸 보여주고 싶어 휴머노이드 로봇을 쓰게됐는데 이것도 무기용으로 개발되고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원래 드론이 목표물에 자폭하는 장면을 구현하고 싶었지만 CG로 표현하기 어려워 목표물 위에서 폭탄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팔짱을 끼는 베일 특유의 포즈에 대해서는 "방탄조끼를 입으면 조끼를 잡는 등 자연스럽게 나오는 자세가 있다"며 "조한선 배우 본인이 잘 가져간 것 같다"고 웃었다.
"이동욱·조한선, 뫼비우스 띠 연상…영화 '파묘' 부부 캐스팅? 우연"
이권 감독은 극 중 제이 역을 맡은 오카다 마사키 캐스팅 과정에 대해 "일본에서도 톱배우고 4회에서 죽는 역할이라 캐스팅이 힘들 줄 알았는데 다행히 시즌1을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라"며 "엘리베이터 액션 신도 본인이 직접 소화했다"고 밝혔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시즌2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줘야 했던 쿠사나기와 큐(현리)의 설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쿠사나기는 자신의 욕망에 집착하는 나르시시스트로, 욕망의 결핍을 허기로 표현하고 자아도취에 빠진 모습을 의상과 행동을 통해 드러냈다. 큐는 상황에 따라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팔색조' 같은 인물로 설계했다.
이 감독은 "쿠사나기가 고깃집에서 하는 행동이나 머더헬프에서 직원 옷을 뺐고 이용한(안길강)의 방을 바꾸는 모습 등을 통해 강박을 가진 인물로 보여주려고 했다"며 "큐는 소민혜(금해나)와 맞붙어야 하기 때문에 밀리지 않도록 벌크업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정윤하의 새로운 얼굴을 봤다고 했다.
"정제되지 않은 표정이 나오는 장면이 많아서 정윤하 배우가 힘들었을 거예요. 후반부에 쿠사나기가 폭주하는데 저는 그게 좋았죠. 정윤하 배우가 손을 잘 쓰는데 연구를 많이 해서 재미있는 캐릭터가 나온 것 같아요.(웃음)"
다만, 극 중 은퇴한 레드 코드 용병 안성범 역을 맡아 쿠사나기와 대립한 김재철은 사전에 의도한 캐스팅이 아니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영화 '파묘'(2024)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 감독은 "순전히 우연이었다"고 웃었다.
시즌2에서 눈길을 끈 롱테이크 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감독은 "정진만과 베일이 싸웠던 다리 신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되는 복수의 굴레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나이트클럽 신은 새로운 빌런들이 가진 힘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폭 캐릭터의 경우 1990년 대 한국 조폭 영화들을 보면 인간적인 면이 담겨 있는데 이문식 선배와 안세호 씨를 통해 클리셰 요소를 넣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고 싶은 것 다 해봤죠, 서현우·유지태 특별출연은…"
이권 감독은 작품 초반 샤워실에서 베일과 큐가 마주치는 장면에 대해 "기본적으로 빌런과 빌런이 마주치는 것을 좋아하는데, 남의 나라에서 오는 빌런들을 보며 사람들이 베일을 응원하게 되는 이상한 감정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 감독은 '킬러들의 쇼핑몰' 시리즈를 이끌어간 김혜준에 대해 "강인한 배우"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시즌1 때 혜준이가 신을 찍고 나면 제가 가끔 '넌 어때'라고 물어봤어요. 처음에는 '별로냐'고 물어보더니 시간이 지날 수록 '어때'라고 물으면 '잘한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당찬 배우예요.(웃음)"
이동욱에 대해서는 "저도 그렇고 동욱 배우도 서로 가까워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시즌2 들어가면서 수월하게 작업하고 의견도 많이 나눴다. 태국에 가서 찍은 신은 숨겨왔던 정진만의 야수가 드러난 거 같아 흡족스러웠다"고 찬사를 보냈다.
특별출연한 서현우와 유지태도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시즌1에서 정지안의 트라우마가 하이에나였다면 시즌2에서는 이성조(서현우)"라며 "정지안의 다크 멘토 역할을 하는 인물로 선택의 기로에 선 지안에게 영향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지태가 연기한 첸에 대해서는 "극 중 첸이 가진 존재감을 잘 보여줬으면 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유지태 배우의 중저음이 무게감 있고 멋있어서 제안했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이권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킬러들의 쇼핑몰' 시리즈를 위해 아내인 이언희 감독과 출판사까지 찾아간 이 감독. 그는 시즌2까지 완주한 소회도 밝혔다.
이 감독은 "이전에는 누군가의 기획에 맞춰 제 색을 보여주는 정도로 작품을 했다면 '킬러들의 쇼핑몰'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본 작품"이라며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던 것들을 많이 녹여냈고 여기까지 오게 되서 기쁘다"고 강조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총 8부작으로 구성된 '킬러들의 쇼핑몰2'는 한때 디즈니+ 글로벌 톱10 TV쇼 시리즈 부문에서 대만, 터키, 일본, 브라질 등 19개국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감독은 현재 차기작으로 김무열과 이정은 등이 출연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할매' 촬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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