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행복한 가정을 내세워 인기를 얻은 인플루언서 부부(김혜수·김지훈)와 진흙탕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는 이웃집 의사 부부(조여정·김재철)가 거대한 비밀로 얽히며 폭주하는 과정을 담은 블랙코미디다. 쿠팡플레이 제공한 편의 연극과도 같았다.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하면 카메라 밖에서도 배우들의 연기가 이어지고 결국 한 대의 카메라 안으로 모든 움직임이 모인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곳곳에 등장하는 롱테이크 장면에는 이창희 감독의 연출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겼다.
작품을 연출한 이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롱테이크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하나의 연극과 같이 카메라가 없어도 모든 연기가 완벽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철저하게 계산을 해놓고 동선을 만들고 리허설에도 공을 들였죠.(웃음)"
이 감독은 "B컷이 너무 많으면 A컷이 없다는 게 제 지론"이라며 "하나의 컷을 공들여서 만드는 게 제 지향점이라 힘들긴 하지만 연출자로서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들도 한 호흡으로 가다 보니 서로 몰입하며 연기하더라"며 "그런 생동감을 잘 담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회 별장에서 박경희(김혜수)가 임재홍(김지훈)과 대화를 나누며 웃는 장면에는 김혜수의 애드리브가 담겼다.
이 감독은 "김혜수 선배님에게는 자유를 많이 드렸다. 카메라가 있지만 다른 곳으로 가셔도 된다고도 했다"며 "많이 움직이시라고 했고, 그 생동감 속에서 다양한 애드리브와 에너지가 나왔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김혜수 선배님의 새로운 얼굴들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7회에서는 한층 더 연극적인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감독은 "한국 드라마에서 잘 시도하지 않았던 희한한 신이 7회에 극대화돼 40분가량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혜수 리본은 박경희 콤플렉스…의상 소화에 '우와'"
이창희 감독은 당시 대본을 처음 접했을 당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만든 제작사의 작품인 줄 몰랐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4부까지 나온 대본을 보니 너무 재미있더라"며 "다음날 작가님을 찾아갔다. 현대적으로 만들어보면 재미있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쿠팡플레이 제공촬영 기법뿐만 아니라, 의상과 미술에도 공을 들였다. 작품 초반 박경희(김혜수)가 안수정(조여정) 집을 찾았을 때 입은 리본 의상은 인물의 열등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장치였다.
이 감독은 "화려함 속에 유약함이 담긴 일종의 콤플렉스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사실 그 리본은 따로 풀리는 게 아니라 옷과 한 세트로 붙어 있는 신기한 옷이다. 리본만 빨려면 옷을 다 벗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화려한 의상을 소화하는 김혜수의 모습을 보고 감탄하기도 했다.
"패션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선배님의 의견을 많이 들었죠. 컬러풀하고 강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의상을 이렇게 소화하셔서 '우와 놀랍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이어 "극 중 박경희가 인플루언서 역할이다 보니 김혜수 선배님이 의상을 엄청 많이 입어보고 피팅도 많이 하셨다고 하더라"며 "의상팀이 기절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쿠팡플레이 제공박경희 부부의 집과 안수정 집은 인물의 성격과 배경에 맞춰 차이를 뒀다.
이 감독은 "안수정 집은 오래된 집의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고 싶어 어두운 톤과 앤티크 가구들로 배치했다"며 "반대로 박경희 집은 이제 막 성공한 인물이니 사심을 채우는 공간인 만큼 여러 색으로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 위치도 박경희의 집은 거실이 노출된 인플루언서의 공간처럼 만들었고, 안수정의 집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벙커 같은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곳곳에 숨겨진 장치도 있다. 3회 박경희가 꿈속에서 빗물이 떨어지는 방에 홀로 있는 장면은 이후 그가 마주하게 될 외로움을 암시한다.
이 감독은 "안재홍은 결벽 성향을 지닌 인물인데 안수정 집에 가서 깔끔하게 진열돼 있는 장을 보고 반하는 설정을 뒀다"며 "3회 딸들이 와인을 몰래 가져가다 와인을 흐트러뜨리는데, 1회에서는 안수정이 와인을 바로 잡는 장면도 나온다. 이런 장치들을 곳곳에 숨겨두긴 했다"고 설명했다.
"다 소화한 조여정, 날 것 모습의 김지훈, 김재철은…"
이창희 감독은 중학생 시절 임종을 앞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유작 영화 '희생'(1995)를 본 뒤 연출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밝혔다. 그는 "중2병에 걸려서 이게 영화인이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웃었다. 쿠팡플레이 제공
음악 역시 작품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작품이 공개된 이후에도 가장 늦게까지 음악 작업이 이뤄졌다고 한다.
이 감독은 "이번 작품의 콘셉트를 '성인 동화'로 잡고 음악감독님과 많이 소통했다"며 "파이프오르간이나 실로폰 같은 소리를 과감하게 사용했고, 후반부에는 백파이프 소리도 들어간다"고 말했다.
배우들과의 호흡도 전했다. 이 감독은 "조여정 선배님은 제가 장난으로 말한 것까지 다 소화하시더라"며 "김재철 선배님은 안 해봤던 역할이기 때문에 '저 배우가 저런 배우였나'라는 반응이 나올 거 같다. 김지훈 선배님도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웃었다.
도영서와 전시현 캐스팅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리얼리티를 위해 딸들의 역할은 실제 나이와 같은 배우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했다"며 "도영서는 어리지만 그 나이대에 가질 수 없는 안정적인 연기력이 대단했고, 전시현은 반대로 도화지 같은 매력을 지녔더라. 두 배우가 좋은 시너지를 낼 거라고 확신했다"고 떠올렸다.
이창희 감독. 쿠팡플레이 제공끝으로 이 감독은 공개될 결말에 대한 자신감도 거듭 드러냈다.
"작품을 다 보고 나시면 결국 제목대로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니구나'가 딱 떠오르실 거예요. 하나의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강으로 가다가 결국 한곳에 딱 멈춰서 뭉쳐지며 마무리되죠."
이어 "전체적인 재미가 후반으로 갈수록 더 재미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7회와 8회가 공개되면 더 좋은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공개 이후 역대 쿠팡플레이 시리즈 누적 시청량 1위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6회는 오는 21일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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