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최근 4년간 감소한 청년 일자리의 94%가 AI(인공지능) 노출도가 높은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AI 노출 가능성이 높은 고학력 청년층을 중심으로 실업이 증가했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은 18일 'BOK 이슈노트-청년고용 위축, AI 탓인가? 변화하는 경력 사다리와 대응 과제' 보고서를 공개했다.
'BOK 이슈노트-청년고용 위축, AI 탓인가?' 중 AI노출도에 따른 연령대별 고용 증감. 한국은행 제공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청년층(15~29세) 일자리가 지난 4년간 청년층 일자리는 28만 5천개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26만 8천개, 94%가 AI 고노출 업종이었다.
AI 고노출 업종 중에서 정보서비스업(-31.4%), 출판업(-27.4%),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16.6%), 전문서비스업(-11.6%)에서 청년 고용 감소폭이 컸다.
반면, 50대 일자리는 같은 업종에서 오히려 17만 3천개가 늘었다. 50대 일자리 전체 증가분 23만개 중 75.2%가 AI 고노출 업종이었다.
오삼일 한은 고용연구팀장은 "AI는 매뉴얼에 있는 업무를 주로 하는데, 이는 청년층을 대체할 수 있다"며 "반면 시니어 업무는 조직의 성격과 맥락을 이해해야 할 수 있는 특화된 업무에 기반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AI가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니어가 AI 도입 초기에 타격을 입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BOK 이슈노트-청년고용 위축, AI 탓인가?' 중 AI 고노출 업종 취업자수. 한국은행 제공 AI 활용 방식도 고용에 다른 영향을 미쳤다.
AI에 업무를 모두 맡기는 '자동화' 활용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청년고용 감소폭이 컸던 반면, AI를 업무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쓰는 '증강'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같은 패턴이 나타나지 않았다.
오 팀장은 "AI 도입 그 자체보다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느냐에 따라 고용에 미친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AI 노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학력 청년층의 고용 여건이 더 악화된 점도 특징이다.
챗GPT 출시 이전인 2019년 1월~2022년 10월에는 학력과 관계없이 청년층의 실업률이 8.0%~8.2%로 비슷했으나, 2022년 11월 이후에는 대졸 청년층의 평균 실업률이 7.0%로 전문대졸 이하 청년층(5.4%)보다 1.6%p 높게 나타났다.
신규 채용이 줄어든 것 뿐만 아니라 기존 청년 근로자의 이탈도 AI 고노출 업종을 중심으로 늘었다.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고 2016년 1월~2019년 12월과 2022년 7월~2026년 6월을 비교하면 AI 고노출 업종에서 청년층 월평균 유출량은 3700명에서 4900명으로 3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월평균 유입량은 3만 2천600명에서 2만 9100명으로 10.7% 감소했다.
최근 청년고용 문제가 노동시장 진입의 어려움에만 국한되지 않고, 취업한 이후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경험과 숙련을 축적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BOK 이슈노트-청년고용 위축, AI 탓인가?' 중 학력별 실업률. 한국은행 제공다만 최근 청년고용 부진을 곧바로 AI의 영향으로 해석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과잉채용의 정상화, 경력직 중심 채용, 재택근무 확산 등이 함께 작용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현재의 변화는 AI만의 직접적인 효과라기보다 기존의 채용·업무 방식 변화를 AI가 가속화한 결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청년고용 위축이 앞으로도 지속될 지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달았다. 청년층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응력도 높은 만큼, 장기적으로는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주요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청년층은 AI 활용과 새로운 기술에 적응력이 높은 만큼, AI가 학습과 업무수행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경우 장기적으로 주요 수혜자가 될 가능성도 크다"며 "기존 초급 일자리를 그대로 보전하기보다 청년이 AI를 활용하면서 경험과 숙련을 축적할 수 있는 새로운 경력 사다리를 구축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청년 고용정책은 기존 초급 일자리를 보전하기보다 청년이 AI와 함께 경험과 지식을 축적할 수 있도록 경력 사다리를 재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AI 시대에 맞는 직업훈련, 기업 훈련·멘토링 비용 지원, 기술 투자와 인재 양성 간 정책 지원의 균형 점검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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